아래 글에도 썼지만 팬질은 안 하고 조신하게 관람만 했습니다.u_u 사실 스테이지 도어를 뒤늦게 찾아서 못 했습. 슈ㅣ밤 쾅 난 왜 이렇게 소심할까요 성질도 드러우면서...


클릭질은 내 운명

학교 및 기숙사 및 처음 해보는 자취 생활에 적응한다고 어영부영 사나흘 날려먹고 그제야 표를 구하기 시작했는데, 가위손 생각하고 좀 널럴하게 봤더니 아니었던 게라. 사실 공연 며칠 전이면 좋은 자리는 이미 다 빠졌을 게 뻔한데 왜 한국에서 몇 달 전에 미리미리 안 구해놨냐면, 현장에서 직접 학생 할인을 받아볼까해서-_);;;; 였음. 지금 생각하면 참 미련하지만.;

더욱 미련하게도, 수요일에 무작정 새들러스 웰즈까지 쳐들어가서 표 있냐고 묻는 짓을 했다. 전화는 도저히 못 하겠고(바디랭귀지가 안 되잖아) 해서 갔는데 그래도 설마 한 자리쯤 없겠냐 싶었건만 매진이라는 것이다. 헐?! 순간 눈 앞이 허얘지면서 내가 여기 왜 왔지(..) 한국에 우리 창이까지 두고 왔는데 아니 그보다 내 만이천원, 센트럴까지 오느라 든 캐비싼 교통비 물어내!! 등등의 생각이 스쳐지나 가더라.

그날 밤부터 또다시 나의 클릭질이 시작되었다.-_);;;; 슈밤 나도 내가 영국까지 와서 이짓거리 하고 앉았을 줄은 몰랐그여.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건 최진실인 듯. 암튼 수요일 밤은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일요일이 막공인데 남은 공연이 모조리 솔드아웃...

그러나 표신은 여기서도 나와 함께 하고 계셨더라.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또 확인해보고 학교 수업 끝나고 학교 컴실-_);에 들러서 휘리릭 둘러보는데 읭? 몇몇 공연이 표가 있네? 해서 하나하나 클릭해보니까 무려 토요일 밤공에, 1층 앞에서 8번째 한 좌석이 나온 것이다. 끼약호!!!!!!!!! 아주 중앙은 아니지만 아주 사이드도 아니다. 제일 비싼 등급이지만 이 정도 좌석이면 감수할 수 있지.^_T

생각보다 표를 쉽게 주어서 얼떨떨 했는데, 그 뒤에도 종종 보이더라. 내 표보다 좋은 자리는 2층 앞에서 두번째 중앙석도 봤고 1층 앞에서 세번째인지도 봤는데 하나는 기숙사 환영식 있는 일요일 밤공이었고 하나는 목요일 특별 공연이라 무려 밤 11시 30분에 시작해 새벽 1시 30분에 끝나는 거였음.-_);;;; 한국이면 모를까 차도 없는데 여기서 저 공연을 볼 수는 없잖음. 기숙사 통금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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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처음으로 뼈아저씨 공연을 달랑 한 번 보게 된 것이다. 몹시 후회 중이지만 내가 이걸 일찌감치 봤다면 또 파산할 때까지 달렸을 정도로 음청 좋았기 때문에 차라리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 뭐 그렇다. 일주일 전에 봤으면 분명 두 세번으로는 멈출 수 없었을 거다. 나는 나를 알지.ㅇ<-<

어느 정도냐면 백조 다음으로 좋다. 내가 본 뼈아저씨 공연이야 백조 카맨 가위손 도리안 네 개 뿐이지만, 원래 카맨이 2위였는데 저만치 떨어져 나갔음. 카맨은 디비디로만 봤기 때문에 실제 공연을 보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렇다.

그리고 여기에 크리스가 80% 이상 공헌했다는 건 굳이 부인하지 않겠음...-_);;;; 솔직히 크리스가 안 나왔으면 어땠을지 상상이 안 될 지경인데. 나머지 10%는 음악, 다른 10%는 그뉵입니다.-_) 음악이 되게 현대적이고 신나는데 이런 음악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음. 디스코도 아니고 락도 아니고... 암튼 극 내용도 음악도 뼈아저씨 작품 중에서는 가장 현대적인 듯. 가끔 밴드도 출연해서 피아노나 타악기 같은 걸 생 연주하기도 하고 그런다. 그뉵은 뭐, 주인공인 도리안부터가 첫 등장이 속옷 한 장인데 말 다 했지.-_)

사실 도리안이나 카맨은 주제의식 면에서는 백조를 따라올 수 없다고 봄. 전해져 오는 감정이 깊이가 부족하다고 할까 잘 와닿지 않는다고 할까 쉽게 말해서 나 같은 사람은 이게 대체 뭘 말하는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할까.-_);; 백조 만큼 보면 깨치게 될까?-_-;;;;

원작의 비극적인 부분도 들어가긴 했는데 뭔가 약했다. 등장인물들이 그렇게 되려면 그 원인이라거나 고뇌 같은 것이 설득력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음. 파국으로 치달아야 할 2막이 1막보다 짧아서 너무 갑작스럽게 전개된다는 느낌도 들었고. 이래서인지 평론가 평은 그닥 좋지 않은 듯. 가장 혹평한 기사에서 크리스를 보고 뭐라고 했는데 흥이다.-_- 이몸은 단련된 05년도 팬이란 말씀. 그래도 체감 인기는 가위손보다 높은 것 같다. 배경도 현대 연예계고 회전 무대나 그뉵 등등 눈요기도 되고 음악도 신나고 그야말로 즐기는 공연이니까.


에이 이렇게 하니까 답답하다 스포일러고 뭐고 그냥 써버려야 겠다. 사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읽은 사람이면 스포일러고 뭐고도 없을 것인데;; 나는 공연 보는 당일에야 읽고 갔다. 그것도 애들용 요약판으로...-_);; 이것도 공부지!! 하면서 읽었는데 쉽긴 쉽더라 2시간 좀 넘게 걸렸지만.

암튼 내가 이해한 게 맞다면; 원작에서 도리안 그레이는 미소년에서 막 벗어난, 사랑도 한 번 해본 적 없는 풋풋하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나온다. 화가 바질이 그의 그림을 그리고, 그걸 본 헨리 경이 도리안에게 흥미를 갖고 접근해서 아름다움보다 좋은 것은 없다는 둥 시간이 흐르면 너의 아름다움은 사라질 거라는 둥 쉰 소리를 하는 바람에 도리안은 자기 대신 그림이 늙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고, 정말로 그렇게 된다.-_-;

공연에서는 일단 리처드 윈저가 미소년이라기엔 몸이 몹시 훌륭했다!!;; 게다가 머리까지 박박 밀어놔서 어이쿠. 그런데 그 머리와 특유의 붉은 입술 때문에 가끔 소년 같이 보이기도 하더라. 화가 바질은 사진가로, 헨리 경은 레이디 H로 성별이 바뀌어서 나옴.(여기서 레이디 헤더를 떠올린 나는 CSI 빠...) 원작에서 바질은 도리안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편인데 공연에서는 그렇진 않았음. 레이디 H는 모델 에이전시 사장 쯤? 도도한 표정이 꼭 백조의 여왕님을 보는 것 같더라.

다시 원작으로 돌아가서, 도리안은 어느 날 허름한 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게 되는데 줄리엣 역의 시빌 베인이라는 여배우와 사랑에 빠져 버린다. 그리고 얼마 뒤 결혼을 결정하고 바질, 헨리 경과 함께 그녀의 공연을 보러 가는데 그날 따라 시빌의 연기가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두 사람을 먼저 보내고 시빌을 만났는데 시빌 왈, 실제로 사랑에 빠져버리니 더 이상 줄리엣의 감정을 표현할 수가 없었더라고 한다. 순간 도리안은 자신의 감정이 싸늘하게 식는 것을 느끼고, 나는 연기를 하는 당신이 좋았던 거다, 결혼을 취소하겠다면서 떠난다. 발 아래에서 애원하는 시빌을 뒤로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그의 초상화가 잔인한 미소를 띄고 있었고 충격을 받은 도리안은 내일 아침이 되면 당장 시빌에게 달려가려고 했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그녀의 자살 소식이었다. 하지만 헨리 경이 지난 일은 지난 일, 마음에 담아둬 봤자 쓸모 없다고 하고 도리안은 그녀를 깨끗하게 잊는다. 이때부터 그는 착한 것보다 아름다운 것이 좋은 것이다-__-라는 모토 아래 타락해 가는데 외모만은 나이를 먹지 않고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대신 그의 초상화가 늙고 추하고 잔인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아이고 길다. 그리고 공연에서는, 네, 우리 크리스가 시빌 역이었습니다 우하하하하하!!!!!ㅠㅠㅠㅠ 물론 성별은 남자로 바뀌고 이름도 sybil 에서 cyril, 시릴로. 악 뼈아저씨 진짜 동인심을 어찌 이렇게 잘 아시는 거죠!!!!! 크리스가 도대체 무슨 역인지 짐작도 안 갔었다가 표 구하면서 한 기사를 봤는데 '도리안이 사랑하는 여배우 시빌을 시릴로 바꿔 남자 무용수인 크리스토퍼 마르니가 한다' 는 구절을 발견하고 앉은 자리에서 한 1미터쯤 뛰어 날른 것 같음.ㄲㄲㄲㄲㄲ 악 그래서 조낸 두근 거리는 가심을 안고 책을 광속으로 읽어내려 갔더니 여기서도 죽잖아 우리 크리스...ㅠㅠㅠㅠㅠㅠㅠ 어휴 뼈아저씨는 왜케 비극적인 결말을 좋아하심.

공연에서는 도리안이 공연을 보러 가긴 가는데, 줄리엣은 어디로 가고 크리스만 나와서 춤 춘다. 글타 우리 크리스가 로미오ㄲㄲㄲ 근데 의상이ㅠㅠㅠ 의상이 흰색 전신 타이즈ㅠㅠㅠㅠㅠ에다가 위에만 상의 하나 더 걸친 형태였음. 악 내가 진짜 이런 말까지 쓰면 발톱의 때만큼이나마 남아있는지도 의심스러운 나의 사회적 이미지가ㄲㄲㄲ 걱정되는데 그래도 쓰겠어요 우리 크리스 의외로 튼실하더라구욧 뭐가 튼실한지는 묻지 마시고!!!!

하 할튼간ㅠㅠ 도리안은 넋이 나가서 앉은 그대로 망상에 빠져버린다. 뼈아저씨가 접때 구상한다던 로미오로미오가 여기서 쓰이는 거였더라. 도리안의 상상 속에서 둘이 랄라랄라 듀엣 땡기고, 망상이 깨지자 흰 천을 너울너울 날리며 사라지는 크리스, 아니 시릴. 도리안은 에스코트 해온 사장도 버리고 수줍게 스테이지 도어ㄲㄲㄲㄲ에서 시릴을 기다린다. 아놔 이 장면에서 쳐뿜을 뻔 이거 좀 많이 익숙한 느낌인데?ㅠㅠ 시릴이 나오자 명함을 건네는 도리안, 시릴은 몹시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받아간다...... 악 새침한 크리스라니ㅠㅜㅠㅜ 사 사람살려.

이쯤에서 크리스 의상에 대한 장광설을 늘어놓겠다. 지금 나에게 도리안의 의의는 80%가 크리스고 그 중에 절반이 크리스의 몹시 훼셔너블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훼셔너블한 크리스라니, 상상이 되십니꽈??!? 엘프가 벌목한다는 말만큼이나 믿기지 않는 조합이죠 작년 여름 라운드 브이넥 주머니 달린 것 난닝구 이렇게 검은 티만 네 장 입었고 05년에는 대부분 흰 난닝구만 입었던 우리 크리스입니다. 근데 그 크리스가

상체는 벗고 딱 붙는 까만 진에 은장식 벨트,(스튜디오 군무)
까만색 차이나칼라 더블 버튼 반 코트,(스튜디오 군무)
흰 가운에 무려 선글라스,(미용사?들 군무)
흰색 전신 타이즈에 헐렁한 흰색 상의,(시릴 - 로미오할 때)
헌팅캡에 목도리에 큰 옆 가방에 가죽 코트,(시릴 - 스테이지 도어에서)
또 선글라스에 검은 양복,(경호원들이었나 잘 기억 안 난다;)
흰색 배꼽 나시티ㅠㅠ에 흰 바지에 흰 부츠에 팔에는 무려 문신,(클럽 장면 군무)
마지막은 까만 팬티 한 장!!!!ㅠㅠ

꺄임더ㅣㅏ거ㅣㅏ머ㅏ어러러ㅓㄹ

ㅠㅠ

뼈아저씨 만세

흑흐규ㅠ

훼셔너블한 크리스를 정말 원없이 봤습니다............. 사실 공연 직전 프로그램북을 보니 크리스가 시릴 베인에다 바질 하워드 대역이라고 되어있어서 혹시 오늘 크리스가 바질이면 어떡하지!! 하고 걱정하는 바람에 처음 군무에 크리스가 나오는 걸 보고 덜컥 했었음. 근데 알고보니 시릴을 하면서 다른 군무에도 몽땅 나오더라. 워낙 소규모 공연(무용수가 12명인가 그렇다)이라서 말 그대로 대역이지 백조 같은 더블 캐스팅 시스템은 아닌 듯. 그리고 시릴 죽으면서 1막이 끝나기 때문에 헐? 이제 크리스 안 나오는 거냐0_o?! 했는데 다행히 나오더라. 옆 자리 할아버지께서 할머니한테 "저거 아까랑 같은 친구(same fellow)지??" 라고 하시더라능.ㄲㄲㄲ 지금은 크리스의 바질도 보고 싶다. 그러면 빤쓰 한 장을 더 많이 볼 수 있-_);;을 테니까.


음머 내가 다 정신이 없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시간 순대로 죽죽 써내려 가야겠음.

글의 구조 따위 널차


첫 장면이 침대에서 자고 있는 도리안인데 웬 클래식이 흐른다. 어째 백조 음악 같다고 생각했는데 차이콮횽의 슬리핑 뷰티였음. 아무튼 도리안이 뒤척이다가 옆에 있는 시계를 꺼버리면 클래식도 꺼진다. 무려 시계 알람 소리였던 거이다. 이렇게 처음부터 웃겨주시는 뼈아저씨. 이 알람 소리가 도리안 유일의 클래식 음악임.

팬티 바람으로 침대에서 나와 출근 준비를 하는 도리안. 이 공연, 노출도와 삐리리 묘사가 상당해서 만약 투어를 하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카맨도 하는 걸 보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암튼 회전 무대가 반 바퀴 돌고 화이트 박스 스튜디오-_-;가 된다. 이 회전 무대가 참 멋졌음. 고정된 게 아니라 반으로 나눠서 계속 장면이 바뀐다. 미술팀 고생 좀 하겠더라. 암튼 도리안은 스튜디오에서 시다-_-; 같은 일을 하는 듯, 모델들 음료수 갖다 주고 그런다.

촬영 끝나고 뒷정리 하는데 사진가의 눈에 들어서-_-;라는 좀 진부한 공식으로 진행되는데 바질이 도리안을 찍으면 동시에 그 장면(미리 찍어둔 비슷한 앵글의 사진 혹은 영상)이 무대 뒤에 비춰진다. 관객이 바질의 눈으로 도리안을 보는 기분이 들게 하는데, 대신 그거 보느라 두 사람 액션을 놓치게 되긴 하더라. 사진 찍는 동작과 두 남자가 얽히는 것이 잘도 엮어진다 싶었음.

처음에는 도리안이 쑥쓰러워 하다가 점점 자신있게 사진을 찍고, 도발도 하고, 결국 삐리리까지 한큐에 진행. 남자 둘이 빤쓰 하나 걸치고 이불 위에서 꽤 강도 있게 묘사된다. 그리고 그 다음은 뻔하지만 사장의 눈에 들어서 또 삐리리... 애들용 책에서도 바질과 헨리 경이 도리안을 대하는 태도는 몹시 예사롭지 않더라만, 뼈아저씨는 대놓고 삐리리한 관계로 표현하시던. 결국 미용사들이 때 빼고 광 내고 어쩌구 하더니 대문짝만한 향수 광고 모델이 된다. 그 이름하여 Immortal, pour Homme.

이 뒤에 사장을 에스코트 해서 공연을 보러 갔다가 시릴을 보고 그 뒤는 위에 쓴 대로. 아참 애쉴리? 애슐리?가 안경 쓰고 머리 길러 넘겨서 사장 비서 쯤으로 나오는데 이때 도리안이 에스코트 하는 걸 보고 좀 어이없는 표정을 짓더라. 공연 끝나고 도리안이 사라져서 안 나타나니 다시 사장 에스코트.

도리안이 시릴 연습하는 곳에 찾아가서 삐리리를 시도하는데 그 동작을 천연덕스럽게 받아넘기면서 스트레칭하는 우리 크리스 아니 시릴. 모르고 그러는 건지 그냥 빼는 건지 모르겠다.ㄲㄲㄲ 동작이나 표정이 너무 소녀같애.ㅠㅠ 이런 크리스 처음이에효. 이건 뭐 성별을 바꾼 의미가 없을 지경이야...U_u

그 뒤에는 뭔 마약 파티 비슷하게 도리안네 집에서 벌어지다가 시릴이 들어와서(이미 동거 중이었던 듯) 다른 사람들이 있거나 말거나 가방에서 양말이나 속옷ㄲㄲㄲ같은 빨래 더미를 꺼내 집안 아무 데나 휙휙 던져둔다. 그거 쫓아다니면서 치우고 어이없어 하는 도리안. 나라도 어이없긴 하겠어... 근데 이거 참, 정 떨어지는 이유가 이거라니ㅜㅠ 이쯤되면 원작에서의 결혼 취소 이유가 몹시 로맨틱하게 느껴지는데??

그 사이에 시릴은 탁자에 있던 약을 '어머 이게 뭐람? 뭘까?' 하는 표정으로(진심 이렇게 보였음) 이쁘게 두 손가락으로 집어들어서 2리터 짜리 생수와 함께 꼴깍꼴깍꼴깍.ㅇ<-< 백조에서 왕자님 술 마시고 귀엽게 노는 것 하고는 차원이 다릅니다 젱장 이건 그냥 소녀잖아. 암튼 그런 시릴을 끌고 화가 난 도리안이 침실로 끌고 들어가는데 여기서 또 굉장한 걸 보았으니 먼저 조르는 크...아니 시릴이랄까 꺅ㅠㅠ;;;; 시릴은 도리안이 화난 걸 몰라서 침실로 끌고 왔으니 삐리리 하자는 얘긴 줄 알고는 웃통 벗고 침대에 앉아 유혹하는데 시 심봐따.

어쨌거나 도리안은 거기에 대고 막 뭐라고 하는데 시릴이 삐져서는ㄲㄲㄲㄲㅠㅠㅠㅎㅎㅎ 아이고. 말싸움 비슷하게 하다가 아까 먹은 약 때문에 시릴이 갑자기 쓰러져서 숨을 몰아쉰다. 왁 크리스 숨소리 대따 컸다. 가쁘게 숨을 내쉬는데 05년 막공 때 크리스가 내지른 비명이 생각나면서 눈밀이... 그런데 도리안 이넘은 처음에는 구급차 부를 생각으로 전화기를 향해 막 달려갔다가 갑자기 가만히 있더니, 시릴이 마지막 힘을 다해 손을 내뻗는데 보란듯이 전화 코드를 빼...!!!!! 야이자시기마ㅓㅣㅏ먼ㅇㄹ

그렇게 우리 예쁜 크, 아니 시릴이 상체 벗고 바닥에 쓰러져 죽고, 도리안의 도플갱어가 나타나면서 1막이 끝난다. 원작에서는 초상화의 변화로만 표현했던 걸 뼈아저씨는 사진과 도플갱어로 나눠놓으신 듯. 공연 볼 때는 도리안이 왜 두 명이 된 거냐 자아분열이냐?? 했었기 때문에 2막을 제대로 이해 못 했다.;; 도플갱어 나타나기 전에 시릴 시체가 사라졌던가 그랬는데 대체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백조와 가위손에서도 그러더니 뼈아저씨는 이런 트릭을 좋아하시는 듯.

2막은 1막과 같은 장면으로 시작. 슬리핑 뷰티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도리안이 알람을 끄고, 침대에서 나오는데 그 안에 바질과 레이디 H를 비롯, 총 5명의 남녀가 나온다!! 대체 그 작은 침대 어디서 나온 거지.

이제는 유명인사가 된 도리안, 각종 TV쇼에 불려다닌다. 크리스는 경호원이나 심지어 피아노 연주자로 나오기도 하고 그럼.ㄲㄲㄲ 이번 공연은 전체적인 군무는 거의 못 봤다고 할 수 있다. 크리스만 봤거등. 빠순이가 다 그렇져 오로지 딱 한 번만 볼 수 있는 공연인데 크리스 나오면 크리스를 봐야지 또 뭘 보겠냐그.

그 다음은 계속해서 타락해가는 도리안... 디스코택인지 클럽인지에 가는데 싸이키 조명 모양이 해골이라 뿜고, 크리스의 흰색 배꼽 나시티와 흰색 부츠에 뿜고. 이때부터 도플갱어가 간간히 나오는데 도대체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 갈 때가 많아서 그거 생각하느라 2막은 다 보낸 듯함. 심지어 거울이 잔뜩 있는 배경이 나오기도 했었음.;; 2막이 짧은 게 아니고 내가 이해를 못 한 거였나... 그래도 뭔가, 도리안이 나쁜 짓을 할 때마다 자신은 멀쩡한 반면 도플갱어의 모습은 확확 변했다거나 하면 알기 쉬웠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도리안은 크게 나쁜 짓을 안 하는데 도플갱어가 더 심한 짓을 해서 도리안이 그를 두려워 하는 걸로 보이더라.

음냐 설마 뼈아저씨가 주제를 살짝 바꾸신 것인가. 암튼 도플갱어가 하는 일들이 실제 도리안이 해서 반영된 것인지 아니면 하지 않았는데 도리안이 환상을 보는 것인지(계속 이렇게 살다보면 저렇게 되고 말 거야! 같은;)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도리안이 왜 그렇게 망가져 가는지를 설명하기엔 부족하지 싶은데... 동기가 약하다구. 시릴 때문이라고 하기엔 시릴과의 관계가 꽤 짧았고 말이죠. 그냥 심리적인 것 보다는 연예계의 화려함에 변모하는 모습을 그리려고 하신걸까. 하긴 원작도 "이뻐야 돼... 뭐든지 이쁜 게 좋아" 에서 시작하지.-_);;

하여간 거울에서 도플갱어와 대치 후, 무용수들이 나와서 ㄴ교 파티-_-;; 비슷한 것이 벌어짐. 크리스 물론 나옴. 어둡고 주로 뒤쪽에서만 있어서 잘 안 보이는 점이 안타깝게도, 까만 빤쓰 한 장임. 다른 남자 무용수와 삐리리 묘사도 있음. 엄마야... 처음에는 위치 때문에 크리스 설마 ㄱ이니!!! 했는데 역전되더라. 왠지 모를 이 안도감.<-

이때 향수 광고는, 찢어져서 이름이 Mortal로 변하고 도리안의 얼굴에 낙서가 된 건지 눈화장이 검게 녹아내리는 모습이 된다. 도리안의 방에 있던 사진들도 마약하는 사진이라든지 갈비뼈 사진?? 같이 흉칙한 것들로 바뀜. 이걸 보고 절망한 바질, 다시 사진을 찍으려고 도리안을 찾아오는데 도리안은 계속 거부를 하고, 바질이 기세등등 해지자 찍겠다며 욕실로 유인한 다음 카메라로 내리쳐 죽인다. 피투성이가 된 손으로 사장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려고 하지만 사장 곁에는 이미 도플갱어가 있고...(이건 무슨 의미인지 정말 모르겠다)

그 뒤 도리안의 집에 시체들? 좀비들? 귀신들??-_-; 이 나타나서 널부러져 있다가 춤추거나 그러는데 역시 하이라이트는 도리안이 죽인 두 사람, 바질과 시릴. 두 사람이 도리안에게 다가와서 생전에 도리안과 췄던 듀엣을 또 추는데 이게 말로 설명은 못 하겠는데 진짜 좀비가 춤추면 저럴 것 같은 느낌의 움직임이랄까;;;; 도리안이 진저리를 치고 침실로 도망갔더니 거기에는 또 도플갱어가 태연한 얼굴로 있다. 오히려 본체인 도리안 손이 피투성이고... 둘이 손을 잡길래 이건 뭐지 분열한 자아의 화해인가 설마 여기서 끝인가 했더니 갑자기 도리안이 도플갱어를 죽이고, 원작의 결말과 같이 자살한 셈이 된다. 도플갱어는 또 사라지고... 사장이 나타나서 손의 피를 닦아주고 파파라치들이 나타나 사진을 찍는데 그 사진이 무대 뒤에 커다랗게 비춰지면서 끝.

커튼콜은 꽤 여러번 했는데 크리스 나올 때 크게 소리치려고 했건만 아무도 안 하더라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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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저씨 싸인 받은 짧은 야그 및 프로그램 사진 몇 개

공연 시작 전에 엔젤역 주변 구경 좀 하다 갔음. 날이 밝아서인지 3년 전에 왔었을 때랑 뭔가 많이 달라 보이더라.;; 10분 전에 도착해서 표 찾고 프로그램북 사고 자리에 들어가서 두근두근 앉아있는데, 어머 저기 오른쪽에 저 분, 엄마야 뼈아저씨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들러스웰즈는 엘지보다 작은 편이다. 엘지는 통로가 두 개 있어서 객석이 왼쪽 중간 오른쪽 이렇게 나뉘는데 새들러스는 통로가 없다. 그냥 통으로(?) 되어 있다. 엘지 중간석이 좀더 좌우로 많다고 보면 될 듯. 대신 1층에도 벽 쪽에 자리가 있는데 거의 옆으로 앉아서 보게 되는 좌석이다. 근데 뼈아저씨가 이 좌석 제일 앞에 앉아 계시더라능.ㅠㅠㅠㅠㅠ 심장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능.

결국 커튼콜 끝나자마자 사람들 뚫고 쫓아가서 싸인 받아냈다. 으히히. 다른 말은 아무 것도 못 하고 그냥 공연 좋았다는 한 마디만 하고 말았지만. 사진이라거나사진이라거나 사진 찍고 싶었는데 가는 사람 붙잡고 싸인 부탁한 것도 모자라 사진까지 부탁하기는 흑흑. 게다가 새들러스웰즈는 건물 내부에 공간이 거의 없다!! 공연 시작 전에 사람들이 빽빽히 들어차는 지경? 거기서 대체 내가 뭘 할 수 있겠냔 말이다.^_T

12월에 여기서 또 가위손 올라갈 모양이던데 솔직히 가위손 말고 그냥 도리안 해줬으면 하는 이 마음. 그래도 보러 가긴 할 것 같다. 이번에는 꼭 학생 할인 받아야지...-_);


뉴어드밴처스 공식 서포터즈(팬클럽-_-;)인 프렌드옵뉴어드밴에서 내는 소식지 지난 호랑 새들러스웰즈 이번 연도 공연 계획이랑 도리안 프로그램, 맨 위는 표. 얘넨 무슨 표가 이렇게 거창하게 생겼는지 모르겠다.; 사실 아까 낮에 물을 엎어서^_T 지금 표 빼고 나머지들은 쭈글쭈글 상태이다. 휴지 끼워서 책 더미로 눌러놓고 있긴 한데 완벽하게 펴지지는 않을 테고 흑흑흑. 엎은 게 이케아에서 400원 주고 사온 도자기 컵이었는데 카펫 위에 떨어졌음에도 금이 쩍쩍 가버려서 산지 하루 만에 쓰레기통으로 직행. 이런씨 뭐 되는 일이 없어!!(by 윤태궈)

이게 뼈아저시 싸인. 에헤헤. 실은 시간만 좀 넉넉했으면 뼈아저씨 사진 나온 페이지에 은색 마커로 멋지게 받고 싶었지 말입니다. 이것을 위해 은색 마커를 여기까지 가지고 날아왔지 말입니다.(..) 흑흑.

바질과 도리안. 서비스 컷입니다. 왜냐면 이 다음은 전부 크리스 나온 것만 찍었거든요.U_u

연습 중인 리처드와 크리스. 저 대사가 원작(요약본 말고)에서 도리안이 실비에게 하는 말인가 보군. 클스도 의외로 수염 좋아하는 듯, 공연 기간 아닐 때는 수염 기르고 있더라. 근데 젭라 안 길렀으면 하는 마음이... 수염광인 내가 비추하면 알만하지 않나요.

공연에서도 못 본, 선글라스가 아닌 안경을 쓴 크리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거 찍을 때 디카의 자동 얼굴 인식 기능이 크리스 얼굴을 잡아내서 뿜었던. 기계는 주인을 닮는다더니.

이건 아마 시릴이 스트레칭 중일 때 지분대는 도리안인 것 같다 아니면 좀비 춤일 때인데 전자가 맞는 듯.

프로필 사진이 또 바뀌었음. 07년 사진이 참 이쁘고 귀엽긴 했지만 이것도 나름? 사실 05년 프로필 사진만 아니면 뭐든 좋지.ㅠ_ㅠ 크리스 프로필이 제일 길더라. 헤헤... 근데 왜 내가 뿌듯해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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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길어져서 동영상 링크 등등은 다음 포스트에 올려야겠음. 일요일 하루를 다 보내고도 못 끝냈다니. 이제 숙제 하고 자...려고 보니 일어나야 할 시간이 3시간 남았군아. 이대로 버텨야겠다. 청소랑 빨래는 학교 갔다와서. 아우 귀찮아.-_);;;;
잘 살아있다.

단지 못 먹고 지낸다는 것만 빼면... 여행 왔을 때 호텔과 B&B에서 먹었던 영국식 아침 생각하고 하악하악 기대했더니 기숙사에서 주는 아침은 오로지 시리얼과 빵 몇 개가 전부인 콘티넨탈!!ㅇ<-< 나의 토마토와 콩과 계란과 베이컨과 소시지를 돌려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긴 영국이자나! 나에게 고기를 달라!!<-

나중에 학교 선생님이 말하시길, 그게 영국식이긴 한데 현재 영국인들은 대부분 콘티넨탈로 먹는다고. 아침에 시간이 없으니까. 여보세요들 전통은 좋은 거예요 전통을 지켜달라그...ㅠㅠ 슈밤 이로써 아침을 거하게 챙겨먹고 점심은 샌드위치 저녁은 시리얼로 때우려던 계획이 깔끔하게 박살났스빈다.ㄳ

요리하는 데 소질도 흥미도 없는 나로선 하루 하루가 전쟁 같다. 학교 끝나고 오늘 저녁은 뭘 먹나 싶어 마트를 둘러보다 보면 내가 여기에 공부를 하러 온 건지 장을 보러 온 건지 모르겠더란. 관광은 커녕 오로지 대형 마트만 6종 구경해봤다.-_-; 매일매일 사다 날라도 냉장고에는 항상 먹을 게 없더라며 푸념하시던 엄니의 말씀이 뼈에 사무치게 와닿는 요즘. 잘못하면 자취하는 법만 배워갈 것 같은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음.

그렇다고 뭘 만들어 먹는 건 아니고 전자렌지 땡류의 인스턴트로 연명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냉장고가 부실하여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세상에 냉장고 내부를 가로세로깊이 25센치쯤 되는 공간으로 분할해놓고 열쇠를 각각 달아놨더라. 이런 냉장고 처음 봤다. 그 공간도 두 명이 나눠 쓴다.; 막 왔을 때는 먼저 쓰는 사람이 거의 다 채워놔서 뭘 집어넣을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반 정도를 내가 차지하고 있음. 그래도 우유 넣고 토마토 몇 개 넣고 샌드위치 속이랑 감자 등등 넣으면 끝이라능. 냉동실도 없어서 냉동 식품은 꿈도 못 꾸고, 생수는 그냥 방에 두고 마시고 있고 그렇다. 아 쓰다 보니 눈밀난다.ㅜㅜ

안 그래도 방에서 양말에 긴바지 긴팔티 후드가디건 입고 지내고 그대로 자고 그러는데 냉장고 때문에 날이 더 추워지길 바라는 지경이다. 그러면 토마토나 감자 등등은 창가에 두면 될 것 같아서. 영국 집들 난방 형편없다 말은 들었는데 이 지경인 줄은 몰랐음. 낮에는 밖이 더 따뜻하다.ㄱ-

사실 아직은 인스턴트에 안 질려서 괜찮지만(마트 가면 눈 돌아가게 많다 전자렌지 땡류... 다만 비싸서 함부로 못 사먹을 뿐-_-;) 만약 앞으로 내가 요리를 해먹고 싶어지면 걱정되는 것이, 부엌은 그냥 보통 사이즈인데 20명이 공유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요리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기다려야 한다. 아놔.

그것 말고도 세탁실 있다고 그래서 당연히 공짜인 줄 알았더니 사람은 60명인데 세탁기 하나 건조기 하나, 공짜도 아니고 무려 세탁 한 번에 육천원, 건조는 사천원. 여기 날이 거의 항상 흐린데다 기숙사에서는 밖에 말리는 것도 아니고 안에서 말려야 하니까 건조기가 필수나 다름없는데 둘 다 쓰면 빨래 한 번에 만원 돈이다!! 슈밤 이런 걸 기숙사 소개에 써놔야지 도대체가 중요한 정보는 하나도 안 알려주고 말이야. 조낸 속았구나. 역 근처에 싼 빨래방이 있다고 해서 다음부터는 거길 가야하나 고민 중이다. 정녕 빨래 들고 언덕길을 오르내려야 하나.

방은 괜찮은 편이다. 아니 방만 괜찮나? 뭐야 그러네??-_-; 침대도 내가 쓰던 침대가 주니어 사이즈;였건만 여기 침대는 더 작다. 자다가 몸 돌리면 문자 그대로 벽을 차게 되는 슈퍼슈~퍼싱글. 이 정도 가격대에 방 깨끗하고 샤워 부스 딸려있다는 건 좋은데 방은 당연하고 화장실도 내가 청소해야 하며, 여기 물은 또 석회질이셔서 샤워하고 바로 물기를 닦아내지 않으면 물방울 자국이 하얗게 남는다... 아니 닦아내도 남는다. 아무래도 욕실 청소용 세제?를 사다가 닦아줘야 할 것 같음.

기숙사 사람들 하고는 아직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국적은 다양한 편이지만 60명 중에 한국인만 10명 이상 되는 것 같다.; 내가 좀 소심하고 낯을 엄청 가리기 때문에 첫 주에는 정말 방에서 나가기가 싫었는데 저번 주말 웰컴 파티 이후 조금 편해졌다. 수녀님들도 좋은 분들이고. 여기는 수녀원에서 운영하지만 종교 제한 없고 강제로 미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법도 없다. 8학기 내내 채플에 나가야 했던 대학 생활과 비교해 보니 새삼 천주교는 참 관대하구나 싶다.

그래도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건물 출입 금지라는 규율은 있음. 주중에 공연 보면 외박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오늘 학교 소셜 프로그램으로 그리스 보러 간 애들 어떻게 하려나.;;

학교 생활은 아주 좋음. 밥청소빨래 요문제들만 없으면 두 배로 좋을텐데 슈밤^_T 선생님이 두 분인데 둘 다 잘 가르치고 재미있다. 특히 담임 선생님 격인 저스틴이 느무 웃겨서ㄲㄲㄲ 매일 아침 6시 30분 눈 뜨기 싫을 때마다 '안 되지 오늘도 저스틴 재롱 보러가자!' 하면서 일어난다능. 저스틴암쏘쏘리벗알라뷰<- 근데 저스틴 볼 때마다 말입니다. 나이도 젊고 키도 187인가 그렇고 결정적으로 머리를 박박 밀어놔서 백조떼를 보는 것 같...ㅇ<-< 머리 민 건 아마 쿵푸 매니아-_-;여서 그런 듯하지만. 암튼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은 하는데 수업 중간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업따.ㅇ<-<

다른 선생님인 힐러리는 영국인이어서 발음이 좀 알아 듣기 힘들지만, 저스틴이나 힐러리나 천천히 말하는 편이라 이해하는 데 별 문제 없음. 수업 첫날 잘 들리기에 기고만장 했다가 듣기 시험 보고 좌절했다능-_-; 슈밤 무슨 놈의 테이프가 그렇게 빨리 말하지(.....) 암튼 힐러리는 나이가 엄니 뻘 되지만 역시 재미있게 잘 가르치고 저스틴보다는 좀더 교정을 많이 해주는 편. 저스틴 시간에는 그룹별로 게임을 많이 하고 힐러리 시간에는 교재를 더 많이 쓰고 그렇다.

학교에 국적 제한 있다더니 거짓말이었는지 학생의 1/3은 한국인인 것 같다. 그 다음으로 많은 건 일본인이고; 유럽 애들은 방학 끝나서 많이들 돌아갔음. 얘네는 비행기가 몇 만원 이러다보니 몇 주씩 짧게들 오더라. 좋겠다. 쩝. 우리 반은 나까지 한국인 4, 일본인 5, 스페인 2, 브라질 1, 독일 1, 스위스 1. 같은 레벨이라도 유럽 사람들이 확실히 말을 유창하게 한다.

친해진 사람들이 한국인 아니면 일본인-_-;;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첫날 레벨 테스트 같이 보고 친해진 다른 반의 한국 언니가 일본 사람들을 많이 알아서 다같이 얘기할 때는 영어를 쓰지만 일본인들이 금방 돌아갈 예정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서양 애들하고는 공통된 대화 주제를 찾는 게 어렵더라그...ㅇ<-<

저번주 금요일에 학생 둘이 떠나서 찍은 단체 사진. 왼쪽 두번째가 저스틴이다. 초상권 따위 무시하고 저스틴만 확대해서 올릴까 하다가 참았음.ㄲㄲㄲㄲ 이게 다 애죵입니다?


방 사진들


방문 열면 바로 보이는 책상. 가운데가 옷장이고 그 오른쪽이 화장실 문인데 짤렸음.

화장실. 방바닥이 카펫이라 슬리퍼를 신고 다녀야 하는데 발이 축축한 상태로 슬리퍼 신는 게 영 싫어서 지금은 거금 주고 산 깔개를 깔아놨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 했던 곳에서 돈이 나가더라. 아, 내 돈.

샤워 부스. 이 작은 공간을 얻기 위해 내가 얼마나 삽질을 했던가...-_);;;;

옷장 안. 엄니가 이민 가방 말고 캐리어 사자고 하셔서(그것도 다음에도 쓸 수 있게 적당히 큰 걸로-_-;) 그냥 캐리어에 짐을 꾸렸더니 압축팩에 압축해도 다 안 들어가더라. 무게는 남았는데. 겨울 옷들이랑 전기장판은 선편으로 받을까 싶다.;

기숙사 소개에 침대 매트리스/ 이불/ 베개 커버가 없으니 가져오라고 했는데 도저히 캐리어에 안 들어가서 오자마자 사려고 했었다. 근데 와보니 있더라구...?(- -) 돈 굳었으니 잘 됐지만 뭥미 이거...

침대 맞은 편에 있는 책장 겸 수납장. 텅텅 비어있다. 캐리어는 저기 보이는 저거랑 기내용 사이즈로 해서 두 개 들고 왔다. 작은 건 저 가방 안에 들어가있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냥 이민 가방을 샀어야 하는데 싶다.

서랍 내부. 이것저것 다 귀찮을 때 방에서 때우려고 시리얼 사다 놨다. <-

작은 서랍장. 화장대로 쓸까 했는데 방에 거울이 없어(.................) 뭐하자는 플레이냐 이거. 사실 마트 6종 제패한 게 욕실 매트랑 거울 좀 싼 것 찾다보니 그렇게 된 거기도 하다. 거울은 학교 근처랑 동네 중고샵도 5군데 가봤는데 마땅한 게 없어서 아직 못 샀음.

냉장고 대용으로 쓰는 공간...인데 아직 가을이고 방이 서향이라 오후 3시쯤 해가 들어오기 때문에 우유가 이틀을 못 견디고 치즈화-_-;;;; 하더라. 못 마시고 버린 우유가 1/3은 되는 듯 그나마 우유 가격은 한국하고 비슷하거나 조금 싼 편이라 망정이지.

책상. 침대도 그렇지만 책상도 참 부실해 보인다능. 식탁도 아니고 말이져...

도창교원 및 창이빠 런던지부입니다.(..) 스탠드에 붙여놓은 거, 여신님이라 불리시는 도창교원님이 만든 놈3 에스디 팬시이다. 글타 여기까지 가져왔다.-_) 은혜롭게도 3차 모임 때 만난 교원들에게 공짜로 뿌리셨다. 이분이 책 내시면 세 권 사야되는데 살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나교원은 화가 나고 눈밀이 납니다. 오덕오덕. 사실 작은 서랍장에 있던 검은책도 도창 십구금 소설책이라능? 잠 안 오면 한번씩 읽어준다능?

책상에서 본 방문. 여기부터는 도착한 날 사진이다. 책상이 휑...

창밖 풍경. 운 좋게 1층, 아니 2층;이고 서향방이라 학교 갔다오면 따땃하게 볕도 들어오고 그런다. 여기는 2층을 1층이라고 불러서 방 번호도 1로 시작함... 잠깐 그럼 1층에 있는 방에는 호수가 없나? 확실히 1층에 개인 방은 없긴 한데 그럼 그 많은 방을 이름을 붙여놨나;;;; 암튼. 이 때는 인터넷 케이블이 없어서 노래나 들으려고 창가에 저렇게 해놨었다. 슈ㅣ밤 없으면 없다고 알려줘야지 방에서 인터넷 된다고만 써놓으면 알게 뭐냐! 결국 4만원이나 주고 샀다. 한국에서는 몇 천원 하지않나 이거-_-;; 아니 그냥 내가 쓰던 거 뽑아오면 공짜인데. 마우스도 그냥 쓰던 거 뽑아왔구만 젱장.

해지기 전에 한장. 도착해서 며칠은 계속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오락가락 했었다가, 저번주 목요일쯤부터 오후에는 날이 화창했었음. 어제부터 다시 흐리고 비 오고 그런다. 파란 하늘 보기 진짜 힘들고 항상 하얀 하늘이다.;; 비도 오다말다 그러니까 귀찮아서 우산 안 들고 다님. 영국인들이 왜 그냥 비맞고 다니는지 단박에 알겠더라.

정원. 여름에는 여기서 바베큐 파티도 하고 그랬는 모양임. 슈밤 고기 먹고싶다 고기... 나무 뒤에 하얀 건 성모 마리아 상인 듯. 암튼 서향 방이 걸려서 다행인 게, 복도 건너 동향 방에서는 이웃집들이 보이고 결정적으로 부엌 및 식당에서 창문이 보여서 그쪽 사는 일본인 친구는 하루종일 커튼을 쳐놓고 지내는 모양이더라.

창밖 오른쪽. 더 나가면 바로 대문이고 도로다. 2차선이라 시끄럽지 않음. 여기는 웬만한 차도가 2차선이라 차들이 속도를 많이 못 내서 조용함.(더불어 사람이 우선이라 무단횡단이 무단이 아니다.;;) 여기 와서 좋은 것 중에 하나는 방에 있으면 정말 조용하다는 거. 소음이 전혀 안 들린다. 공사 소리가 다 뭐냐!

하지만 교통비는 정말 살인적임... 기숙사 바로 앞에 정류장이 있어서 버스를 주로 타는데 한 번에 4000원이다.; 교통카드로는 1800원쯤? 학생 카드로 하면 더 할인된대서 저번주에 신청서 보내놨는데 아직도 안 오고 있음. 얘네는 이런 것뿐만 아니라 은행 업무 같은 것도 대부분 우편으로 한다고 함. 성질 급한 사람은 미파치고 팔짝 뛰기 딱 좋다.

버스가 제 때 오는 것도 아니고, 배차간격 11분 주제에 15분은 예사요 최장 25분까지 기다려도 봤다. 그놈의 학생 카드가 빨리 와야 지하철 2-3존으로 충전해놓고 급하면 지하철을 탈텐데. 여기가 3존이라 2-3존으로 충전하고 1존으로 놀러갈 때는 버스로 갈아타고 간다고들 함. 저렇게 충전하면 버스도 같이 되는데 버스는 존 제한이 없다. 교통비도 비싼데다 티켓 종류가 너무 많아서 어느 게 이익인지 따지다 보면 머리가 깨질 것 같다 그저 캐단순한 우리나라 교통비 시스템이 최고임. -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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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잘 살아있고, 도리안도 간신히-_-; 보고 왔구요. 팬질은 못 했지만 뼈아저씨 사인은 받아냈고 그렇습니다. 주말쯤 감상 아닌 감상 올려 보도록 할게요 근데 96%가 크리스로 채워질 듯...U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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