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를 못 본지 어언 일주일째, 금단증상을 보이고 있음.

<증상 1>
다음날 시험이 있어도, 한 시간 뒤에 제출할 과제가 있어도, 지각을 해서 뛰어가는 중이라도,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저 행복하다. 백조들의 춤을 생각하고 있으면 만사가 잘 풀릴 것만 같다.(물론 현실은 냉혹하다. 시험은 개망했고 과제는 날렸으며 지각해서 점수 깍였다-_-)
<증상 2>
클래식 음악이 들리면 다 백조의 호수 같다. 아니, 음악이 아니라 백조의 호수 음악과 조금 비슷한 소리라도 들리면 그 자리에서 백조의 호수가 연주되는 환청을 들을 수 있다. 하루종일 엠피삼을 끼고 살다보면 음악에 따라 울고 웃는 자신을 발견한다.(버스 타고 가다가 백조님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왕자님 나오는 대목에서 울 뻔했다. 이게 웬 청승이람..)
<증상 3>
길을 가다 백인 남성, 특히 머리가 짧은 사람을 보고 흠칫 놀란다. 혹시 백조인가 싶어서 돌아보게 된다.(당연하지만 백조일리가 없다)
<증상 4>
'조류'나 '새대가리'가 왜 욕으로 사용되어 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심지어 저 단어들이 매우 친근하고 정겹게 느껴진다.(이 증상이 더 심해지면 닭둘기마저 아름다워 보일지도 모르겠음)

이 정도면 정말 중증 아닌가...(-┏) 나날이 도를 더해가는 백조폐인지수;

주절주절
솔직히 말해서 계산착오였다.
3월 29일에 예매할 때야 5월 중순부터 미친듯이 밀려올 과제 + 시험을 고려해서 나름 다 합리적으로 날짜 따져가며 11일로 일찌감치 예매했던 거였단 말이다. 근데 합리적이고 뭐고, 하루아침에 이성을 홀라당 날려먹고 "표 있을 때 질러라! 없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내라!"가 될줄은 진짜 몰랐다. 애시당초 막공쯤에 예매했어야 했다. 그러면 더 보고 싶어도 공연이 없으니 포기할 거 아니냐;

인간 예매기 노릇도 하루 이틀이지 진짜 죽겠다. 월요일 두시간 자고 화요일 밤 새고 수요일은 자정에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전야제 보러 메가박스에 갔다가 새벽에야 끝나서 택시타고 동생놈 자취방에 가서 눈 좀 잠깐 붙이고 수업 + 근로 + 기업탐방의 풀코스를 하고 와서 지금 또 밤 새고 학교 갈 거 같음.

화요일에 밤 새면서 작정하고 표를 닥치는대로 10개나 긁어 모았다가, 아침에 막공표 5열 두자리를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놓쳤다. 진짜 열 받고 억울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음. 바로 저기에 자리가 있는데, 클릭했더니 10개 초과라고 예약이 안 되고; 비회원 로긴했더니 그 새 예매 진행중이더라. 아아아아아아악ㅠㅠㅠㅠㅠ

헉헉헉ㅠ_ㅠ 하여간 이노무 백조, 날 말려죽여라...

어쨌든 삽질한 끝에 토요일 낮 공연 1층 한자리, 밤 공연 1층 두자리, 일요일 막공 3층; 두자리 확보했음. 일요일 마티니는 호세, 막공은 제이슨으로 확정되었대서 지금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괴로워하고 있다.(보는 앞에서 놓친 5열 표 생각하면 절로 썅소리 나온다ㅠ ㅠ) 제이슨 공연은 자리 운이 왜 이렇게 안 좋은 것이냐, 대체. 토요일 캐스팅은 캐스팅 신만이 아실것이라 미칠듯한 심정인데 막공이 제이슨이니까 아무래도 토요일 밤이 호세일것 같다. 후후.ㅠ ㅠ 캡틴과 호세는 서로 운명인가 보다... 이렇게 되면 토요일 낮 + 토요일 밤 + 일요일 막공 = 20만원을 추가로 질러야하나.(미쳤지 미쳤어-_-)

월요일 전공시험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 제기랄; 막공 표가 났으니 무조건 가주마. 사실 안 났어도 갈거였다. 나도 제이슨 허리 안고 사진 찍을테다.ㅠㅠㅠㅠㅠ 어느 분이 제이슨 껴안고 같이 사진 찍은 것 보고 광분한 상태;; 근데 그 아래 글에 제이슨 여자친구 있다고 하더라. 아니 도대체 그 여인은 전생에 무슨 공덕을 쌓았길래 이토록 바람직한 몸매의 애인을 곁에 두었단 말이냐. OTL OTL OTL

정말, 이 얼마나 바람직한가.(클릭요망)
진짜 인간 안 같음... 그야말로 존재하는 자체가 예술이구나ㅠ ㅠ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 몸이 저렇게 된다지; 이 사진으로 컴 바탕화면 깔려다 포기했음. 계속 보면 피가 모자랄거 같다.(엄니가 보시면 뭐라고 할지도 두렵고-_-)

부러움의 눈물을 삼키면서 카일리 미노그 2002년 콘서트 디비디 찾고 있다. 제이슨이 무려 가터벨트-_-에 하이힐-_- 그리고 상체에는 아무것도 안 입고-_- 나와 춤 춘다는 그 콘설임. 이젠 생판 모르는 가수의 디비디까지 질러야 하나;;;; 으으으... 그치만 가터벨트인데! 하이힐인데!! 위에 암것도 안 걸쳤다는데!!! ......................OTL

정녕 제이슨 여왕님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지도...

제이슨 첫공보고 광란하던 것이 엊그제 같건만 이제 내일모레면 막공이라니... 이제 가면 못 본다고 생각하니 무지 슬픔.ㅠ ㅠ 하여간 내일 낮공연 전부터 엘지아트센터에 죽치고 앉아 있을 예정임.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이슨과 사진을 찍고배근육 좀 쓰다듬어 주고올테다.


덧: 백조 관련 포스트가 12개나 되어버려서 카테고리 따로 분리;
19일에 본 제이슨 백조 두번째 잡상.

...을 쓰기 전에 몇가지 불평하고 넘어가겠음. 이번 공연은 세번 중에서 관객 수준이 최저였다.

1: 공연 중에 핸드폰이 두번이나 울리더라. 이런 섊스러운... 그것도 중요한 장면, 음악이 잦아드는 순간에 말이다. 그렇다는 건 음악이 크거나 박수 칠 때 더 울렸을지도 모른단 소리아냐? 도대체 매너는 빼서 집에 널어말리고들 오셨나. 내가 다 민망했다. (제이슨, 미안 OTL)
2: 내 옆자리 남정네는 낮부터 웬 술을 처마시고 들어와서는 술 냄새를 풀풀 풍기더니 (그 덕분-_-에 왕자가 상심해서 술 마시는 장면은 좀 실감나긴 했다만) 급기야 2막 중간부터 고개를 상하운동해가면서 1부 끝날 때 까지 졸았다. 젠장 2막이 얼마나 애잔한데 거기서 분위기를 확 깨고 지랄... 거기 음악이 잔잔한게 당신 자장가인줄 아쇼? 그럴거면 공연장에 들어오지마! 근데 안 나가대. 그러더니 4막 마지막, 백조와 왕자의 최후 장면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통화까지OTL 이런 썅놈의개새키가!!!
3: 기립박수 치는데 누가 뒤에서 옷을 잡아당겨서 봤더니 웬 할머니-_- 할아버지가 인상을 찌그리고 계셨음. 헐 기립박수 치는데 앉으란 소리는 또 처음 들어보네. 기가 막혔다. 게다가 아까 핸드폰 소리난 위치가 바로 내 뒤쪽이었거든?

뭐 이런 저런 장애가 있었음에도 두번째 본 제이슨 백조는 너무나 훌륭했다.
사실, 내가 제이슨 백조에 목 메는 이유가 '오리의 각인' 이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기 때문에(그래야 이놈의 삽질;을 중단하든지 할거 아닌가) 이번에 보고 긴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했었음. 그런데 어쩌나. 단순히 엄마백조라서 그런게 아니라, 제이슨 백조는 원래 훌륭했던 거였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첫날보다 한층(어쩌면 서너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꼬로록.

[프롤로그]
어린 왕자가 잠에서 깬 후 백조 인형을 안고 침대 끝으로 가서 웅크리고 있는게 아니라, 인형을 안고 그대로 베개 위에 걸터 앉아 관객 쪽을 바라보는 걸로 바뀐 듯? 분명히 첫번째 봤을 땐 침대 끝에 앉았었는데 언제부터 연출이 바뀐걸까? 어쨌든 바뀐 쪽이 더 자연스럽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땐 그 인형 안는 게 난데없어서... '풋' 하고 웃는 사람들도 몇 있었음. 백조 인형이 눈에 잘 안 띄는 탓도 있는 것 같다.

[1막]
<1막>
저번 호세때에 이어 Cody Choi가 또 계단 시종;의 제일 끝을 맡았다. 이 사람 표정은 너무 재밌어서, 나중에는 관객들이 이 무용수만 나오면 일단 웃고 보는 사태가... 백조들 중에서 박수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리고 드디어!! 제이슨의 쌩엉덩이*-_-* 감상했음. 그것도 전신상 나오는 위치가 딱 내 정면이어서, 후후후. 샅바-_-가 좀 거슬리긴 하지만 아무튼 쌔끈한 뒷태였다. 호세는 187cm의 큰 키에 걸맞는 근육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제이슨은 작고 말랐으면서 있을 근육은 다 있는, 쫙 빠진 몸이다. 체지방은 거의 없고 근육만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

여자친구역에 소피아 허들리양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나오더라.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만 난 허들리양의 오버연기가 맘에 들어서, 새로 나온 여자친구는 좀 밋밋했다. 대신 허들리양은 나방으로 나왔는데 역시 그 표정 연기는 어디가지 않았음. 세번중에 극장 장면에서 박스석쪽이 아니라 연극쪽에 더 집중해서 본 건 이번이 처음;

그리고 그리고, 마르니 왕자님. 전번에 닐 왕자에 제이슨 백조면 드림 캐스팅이라고 했던 거 취소할게요.OTL 제이슨 백조에는 역시 당신이 딱임돠. 이분 미소가 너무 해맑으심.ㅜ ㅜ 1부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해맑게 웃는 마르니 왕자 보고 있으면 가슴이 막 미어진다;;(일명 마르니 미소 효과..-_-;) 근데 다른 사람은 다 이름으로 불러제끼는데 마르니 왕자만 성이군. 이제와서 크리스 왕자라고 하기에도 어색하고;

Swank Bar에서 쫓겨난 후 추는 왕자 솔로 파트. 닐 왕자는 팔다리가 길기 때문에 약간 격렬하게 슬퍼한다는 느낌이었는데 마르니 왕자는 상대적으로 작아서(주역 네 사람 중 제일 작기도 하고) 조용하면서 애처로운 느낌이다. 그리고 1막 마지막에 뒤에 벽이 투명해지면서 백조들이 보이고, 처음으로 백조의 호수 메인 테마?;가 나오고, 왕자가 그 환상을 보고 환희를 느끼는 장면은 말이 필요없음. 어느 왕자가 하든 이 장면에는 왕자에 감정이입 400% 하게 된다. 이거 연출 누가 담당했어... 매튜 본 당신이야? 역시 약 푼거지?ㅠ_ㅠ

[2막]
<2막>
수면 위를 우아하게 미끄러져 가는 제이슨 백조님 등장! 역시 남자는 등으로 말하는 법..(퍽퍽)

벤치가 이번에는 처음부터 나와 있었음. 저번에는 분명히 도중에 스르륵 하고 나왔는데. 이거 때문에 제이슨 백조님 처음 나올 때 가려서 잘 안 보였다.

18일 공연에 닐 왕자님이 무려 코트 주머니에 펜이 없어 유서를 못 썼단 얘길 듣고 혹시 마르니 왕자님도 그럴까 하고 기대했는데 별 사고 없이 무사히 유서 작성. 에이, 당황하는 마르니 왕자님 얼굴이 보고 싶었는데.-_-

2막과 4막은 온통 백조들의 춤으로 진행이 되어서 처음 봤을 때는 거의 내용을 이해하질 못 했는데 여러번 보니까 나름대로 해석을 하게 되었음. 제이슨 백조는 왕자에게 처음부터 호의적이었다기 보다는 어느 정도 경계를 하다가 왕자님이 하도 애절하게 구애-_-해주시니 마음을 여는 것 같다. 물론 백조 무리들에 비하면 호의적이었다고 볼 수 있지만, 왕자님이 투신할 때 날아와 구해주는 것도 "죽으면 안 돼!" 라기 보다 "야 죽긴 왜 죽냐-_- 그리고 우리 호수 더러워져, 여기서 죽지마" 라는 느낌;;;(불경죄인가 이거 혹시-_-) 구해주긴 했어도 분명 처음에는 다른 백조들하고 춤 추면서 왕자를 멀리서 경계하고 있다. 왕자님이야 이미 뿅 가서 백조님이 째려보든 말든 졸졸 쫓아다니고. "나를 좀 봐줘!" "아 귀찮아. 쫓아오지 말라니까, 확" 의 삘?; 이러니 다른 백조들 눈에 왕자는 당근 눈엣가시겠지. 결국 집단 다구리를 당하는데 이를 어엿비여긴 백조님이 구해주시고, 그 열렬한 구애-_-에 못 이기는 척 백조님 마음도 풀어진다.

여기서 '못 이기는 척' 이라는 게 중요함. 왜냐하면 우리의 제이슨 백조님은 귀찮아 하면서도 은근슬쩍, 특유의 유려하고도 관능적인 날개 웨이브-_-로 진작부터 왕자님을 꼬시고 있었기 때문이다.(나도 모르게 도도한 여왕수라는 전문용어-_-가 나와주려 함;) 그 다음부터는 뭐... 이미 둘만의 세상이다. 관객들은 백조와 인간의 춤에서 엄청난 염장의 포스를 느껴야 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처음 봤을 때 보다 두세 배 더 강화된 염장을 느꼈음. 둘이 춤을 추는데 어찌나 사랑스럽고 아련한지. 호흡도 척척 맞고 한 마리(?)가 뛰면 한 사람도 뛰고, 돌면 따라 돌고, 아주 그냥 서로 좋아 죽는다, 죽어. 특히 백조님이 왕자 가슴에 머리 부빌 때가 최고...OTL 한쪽은 이제 분명히 백조로 보이는데, 둘 사이에 뭔가 썸씽이 있을 것만 같은 이 야릇한 기분은 대체;;

왕자와 백조의 춤 중간에 잠시 쉬라는 배려인지 작은 백조 4마리와 큰 백조 4마리의 춤이 나오는데 작은 백조 4마리 춤은 언제 봐도 재미있다. Cody Choi의 진가는 바로 여기서 나타남. 개중에도 무표정한 얼굴로 관객 보면서 어깨 으쓱으쓱하는 춤은 정말이지, 크하하;▽; 근데 이들이 추는 춤이 왠지 그 전에 왕자와 백조가 춘 춤을 희화화한 것 같다는 기분이 들던데 나만 그런가?; 마치 "뭐야 쟤네, 이러고 춤 췄어. 별꼴이야, 어머머" 같은;;

백조들 군무중에 두손 앞으로 모으고 몸은 측면을 향하면서 무대 앞쪽으로 딴따다단딴! 하고 나오는 춤이 있는데 그거 되게 좋아함. 발소리에 두근두근; CD 듣는데 그 장면에서 발소리가 안 나와서 매우 허전하다. 흑...

백조들이 단체로 "헛" 하거나 "샤앗" 하는 소리 내는 거, 너무 좋다;; 목을 꼬아서 진짜 새 처럼 관객들을 쳐다본다던가, 손을 비틀어 부리처럼 보이게 하는 동작도 너무 좋다. 아니 그러니까 뭐가 싫겠냐...;;;;

백조들 춤에 대해 쓰려면 진짜 한도 끝도 없겠다.ㅠ ㅠ 하여간 너무 좋다. 책에 보니 매튜씨 왈 남성의 매력을 나타낼 수 있는 그런 안무를 만들고 싶었다고(기억에 의존해서 확실하지 않음;) 하던데, 완벽하게 성공하셨음. 여성성이 부각된, 하늘하늘한 미소년 꽃소년이 아니라도 남성적이면서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내 취향이 미소년꽃소년과는 거리가 멀어서 더욱 열광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매튜 본 당신은 천재요.ㅠ ㅠ

[3막]
<3막>
궁정무도회, 예의 그 골반 돌리는 음악에서 마르니 왕자님의 춤, 멋지다. 휙휙 돌려대는 그 다리하며 훗훗. 이 음악만 떠오르면 저절로 골반이 움직이려는 기분을 아시나요...OTL

흑조 등장할 때 뭔가 음악이나 조명으로 강조 좀 해줬으면 좋겠다. 나야 다 알고 있으니 손 양쪽으로 펼치고 난간에서 떨어질까 비틀비틀 걸어 들어오는 제이슨 흑조님을 보면서 즐거워 했지만 보통은 흑조가 착지하고 나서야 알아차리게 되지 않나?

3막에서는 제이슨이 완전히 물 만난 물고기 같았다. 11일 공연 때 보다 몸이 풀렸는지 2막에서도 훌륭했지만 3막은... 그냥 날아다니더라. 그야말로 무도회를 즐기고 있었음. 민속춤 장면에서도 테이블에 걸터앉아 있다가 "올레!" 라고 같이 외쳐준다던지, 박수도 넣어주고. 신나보였다. 덕택에 이번에는 왕자님 표정 거의 못 봤다.;

3막에서 왕자와 흑조의 탱고 외에 좋아하는 춤을 세 개만 꼽는다면...
1. 흑조 솔로: 흑조의 현란한 다리 놀림과 점프, 스핀을 볼 수 있음. 마무리로 테이블에 걸터 앉아주는 동작까지.
2. 왕자와 흑조가 각자 파트너 끼고 시선 교환하는 춤: 무슨 말이 필요하냐, 지대다. 모클럽의 어느 분 말씀처럼 흑조님이 왕자를 눈빛으로 후려주심...OTL
3. 남자 무용수 군무(흑조님 포함): Swank Bar 장면과 더불어 극 전체에서 가장 신나는 음악과 춤. 음악 소리가 커지면서 남자 무용수들이 무대 앞으로 타탁 튀어나오는데, 이거 진짜 좋다ㅠ ㅠ 근데 이 순간의 왕자님 기분은 완전히 바닥일테니, 그 참 연출 한번 잔인하다;

처음 봤을 때는 흑조와 왕자의 춤이 진짜 일어난 일인 줄 알고 광분했었는데 알고보니 그거 왕자님의 환상이었더라; 흑조는 여왕님하고 빙글빙글 춤 추며 나가버렸다가 나중에 같이 들어오는 거고, 그 사이에 일어난 일은 전부 왕자님의 환상이었음... 흑흑. 아 왜 내 가슴이 찢어지냐; OTL 왕자님, 그렇게 좋아요? 하긴 백조랑 똑같이 생겼는데 안 좋을리가 없겠지ㅠ ㅠ

제이슨 흑조의 매력은 '넘어가서는 안 되는 선'의 매력, 금기로써의 매력이다. 그 아슬아슬하며 위험하고 위태로운 매력이란. 그러나 어쨌든 금기라는 건 깨질 수 밖에 없는 것이지...

흑조에게 끌려버린 왕자는 금기를 깨고 함께 탱고를 추지만(이 때 코피 흘리며 쓰러진 처자 나 말고도 여럿 있었을 거다) 계속되는 흑조의 유혹에 본능적인 위협을 느낀다. 뒤늦게 유혹을 거부하려는 왕자를 비웃으면서 떠나는 흑조, 왕자님 잠시 현실로 돌아오는 듯 하나 다시금 환상속에서 흑조를 본다. 이번에는 흑조가, 백조랑 똑같이 생긴 그 흑조가ㅠ ㅠ 이마에서 콧등까지 검은 선을 죽 내리그으며 왕자를 비웃는다. 봐라, 백조나 나나 다를 거 없다. 결국 하나다. 너도 헷갈렸지? 사실 네가 원한 건 이런 거 아냐? 라고. 어쩌랴 왕자님이야 부인하고 싶겠지만 사실인 것을. 그런 왕자를 보며 비웃는 사람들. (여기서 이런 표현하긴 그렇지만, 정말 이 왕자님은 환상 속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_ㅜ 좀 더 강인해 보라구요;; 흑흑)

막 내릴 때 흑조가 비서에게 총 건네주고 같이 웃는 장면이 좀 더 잘 보였으면 좋겠다. 몰랐는데 흑조가 비서의 아들이었댄다. 좀, 아니 많이 충격...(유전자의 혁명인가-_-) 근데 이왕 왕족 후려서-_-; 왕국을 노릴거라면 말이지요, 여왕님 말고 왕자님을 좀 후려주면 안될깝쇼...OTL 왕자님은 안 후려도 이미 당신에게 빠져있다구. (이 설정으로 동인지 나와주면 감읍할 것임;)

[4막]
<4막>
진정제를 맞고 잠든 왕자는 잠시 백조들의 환상을 본다. 이때까지는 아직 평화롭다. 한가지, 백조님(The Swan)이 없다는 점만 빼면. 사실 이때 안 보이는 구석에서 백조님은 집단 다구리를 당하고 계시는 거다.ㅠ ㅠ 인간하고 좀 놀았다고 "너 우리 짱-_-노릇 하지마!" 라는 백조들. (뭐 진지하게 따지면 백조는 왕자의 또 다른 자아이기 때문에, 왕자가 흑조의 금기를 깬 이후 왕자와 백조 둘다 백조들에게 내쳐지는 거라고 하지만... 내 느낌에 저랬다는 소리;)

왕자는 곧 안락한 잠에서 깨어버리고 자신이 저지른 짓을 후회하면서 저주하듯이 손을 내려다 본다. 백조와 췄던 춤을 혼자 절박하게 추다가 쓰러지고. 이 때야 등장하는 백조님... 붉은 상처 자국과 함께 나타나심.ㅠ ㅠ 왕자를 찾다가 바닥에 쓰러진 모습을 보고 급히 달려와 머리(부리)로 왕자의 팔을 들쳐 업는데 처음에는 팔이 올라오는 듯 하니 "아직 살아있어!" 라며 기뻐하지만 힘 없이 툭 떨어져 버리는 왕자의 팔에 절망과 공포에 찬 표정으로 물러선다. 아 정말 이 때의 제이슨 백조님 표정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ㅠㅠㅠㅠ 환희에 빛나던 얼굴이 금방 절망 + 공포 + 두려움 + 후회가 가득한 표정으로 변하는 모습이란...ㅠㅠㅠ 아이구. 보는 사람 억장이 다 무너진다;

그리고 백조님의 고통에 찬 울부짖음. 매튜 본이 'Swan Song', 죽기 직전에 부르는 백조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의도하고 만들었다는 그 소리없는 외침.(아 정말 매튜 본 당신 너무 나빠...엉엉ㅠ ㅠ)

잠시 정신을 잃은 것 뿐이었던-_-; 왕자님이 꿈틀하고 일어나니까 깜짝 놀라는 백조님...ㅠ ㅠ "정말 너야? 살아 있었어?" 라고 묻는, 떨리는 눈으로 잠깐 경계하다가 와락 감격의 재회.ㅠ ㅠ ㅠ 그러나 백조들의 집단 다구리는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시작된다. 아아 육식백조-_-들의 무서움이여;

백조들은 처음에는 왕자를 공격하려 하고, 백조님은 한번 잃을 뻔 했던 것을 다시는 잃지 않겠다는 처절한 몸부림으로 그 앞을 막아선다. 그러자 이번에는 "너 끝까지 인간 편 드는 거냐!" 라면서 공격 대상을 백조님으로 바꾸는 백조들. 백조들 사이에 가로막혀 서로에게 애절하게 손을 뻗치는 왕자와 백조님...ㅜ ㅜ 악 그 다음은 안 쓸래.T^T 제길 저 세상 가서 둘이 만나 잘 산다고 그게 해피엔딩이냐!!!! 허엉.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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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썼는데 징하게 길구나. 아니 징그럽다. 과제를 이 정성으로 해 봐;

정말 뭐랄까, 이럴 땐 여자로 태어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들 중에서도 매튜 본 백조의 호수 좋아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아무래도 느끼는 게 다를테니 말이지. 그네들은 이런 재미도 못 느끼고 심심해서 어떻게 산다냐...

아담 쿠퍼 백조 디비디 사 놓고 여즉 안 보고 있음. 그거 보면 제이슨 백조 까먹을까봐; 무서워서 못 보겠다. 뭐 이런 웃긴 일이...OTL 한 한달쯤 지나서 어느정도 흥분 가라앉으면 그 때나 보던가 해야지;

매튜 본과는 별개로, 제이슨, 2005년에 와줘서 고마워요. 만약 2003년에 왔었다면 돈이 없어 못 봤을테니; 으흐. 내가 겨울방학 동안 근로 새빠지게 해서 돈 차곡차곡 모아놓은 건 또 어찌 알고 때 맞춰 오셨는지ㅠ ㅠ 돈 계속 모을테니 다음에도 와줘어...OTLOTLOTLOTLOLT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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