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를 못 본지 어언 일주일째, 금단증상을 보이고 있음.

<증상 1>
다음날 시험이 있어도, 한 시간 뒤에 제출할 과제가 있어도, 지각을 해서 뛰어가는 중이라도,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저 행복하다. 백조들의 춤을 생각하고 있으면 만사가 잘 풀릴 것만 같다.(물론 현실은 냉혹하다. 시험은 개망했고 과제는 날렸으며 지각해서 점수 깍였다-_-)
<증상 2>
클래식 음악이 들리면 다 백조의 호수 같다. 아니, 음악이 아니라 백조의 호수 음악과 조금 비슷한 소리라도 들리면 그 자리에서 백조의 호수가 연주되는 환청을 들을 수 있다. 하루종일 엠피삼을 끼고 살다보면 음악에 따라 울고 웃는 자신을 발견한다.(버스 타고 가다가 백조님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는 왕자님 나오는 대목에서 울 뻔했다. 이게 웬 청승이람..)
<증상 3>
길을 가다 백인 남성, 특히 머리가 짧은 사람을 보고 흠칫 놀란다. 혹시 백조인가 싶어서 돌아보게 된다.(당연하지만 백조일리가 없다)
<증상 4>
'조류'나 '새대가리'가 왜 욕으로 사용되어 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심지어 저 단어들이 매우 친근하고 정겹게 느껴진다.(이 증상이 더 심해지면 닭둘기마저 아름다워 보일지도 모르겠음)

이 정도면 정말 중증 아닌가...(-┏) 나날이 도를 더해가는 백조폐인지수;

주절주절
솔직히 말해서 계산착오였다.
3월 29일에 예매할 때야 5월 중순부터 미친듯이 밀려올 과제 + 시험을 고려해서 나름 다 합리적으로 날짜 따져가며 11일로 일찌감치 예매했던 거였단 말이다. 근데 합리적이고 뭐고, 하루아침에 이성을 홀라당 날려먹고 "표 있을 때 질러라! 없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구해내라!"가 될줄은 진짜 몰랐다. 애시당초 막공쯤에 예매했어야 했다. 그러면 더 보고 싶어도 공연이 없으니 포기할 거 아니냐;

인간 예매기 노릇도 하루 이틀이지 진짜 죽겠다. 월요일 두시간 자고 화요일 밤 새고 수요일은 자정에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전야제 보러 메가박스에 갔다가 새벽에야 끝나서 택시타고 동생놈 자취방에 가서 눈 좀 잠깐 붙이고 수업 + 근로 + 기업탐방의 풀코스를 하고 와서 지금 또 밤 새고 학교 갈 거 같음.

화요일에 밤 새면서 작정하고 표를 닥치는대로 10개나 긁어 모았다가, 아침에 막공표 5열 두자리를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놓쳤다. 진짜 열 받고 억울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음. 바로 저기에 자리가 있는데, 클릭했더니 10개 초과라고 예약이 안 되고; 비회원 로긴했더니 그 새 예매 진행중이더라. 아아아아아아악ㅠㅠㅠㅠㅠ

헉헉헉ㅠ_ㅠ 하여간 이노무 백조, 날 말려죽여라...

어쨌든 삽질한 끝에 토요일 낮 공연 1층 한자리, 밤 공연 1층 두자리, 일요일 막공 3층; 두자리 확보했음. 일요일 마티니는 호세, 막공은 제이슨으로 확정되었대서 지금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괴로워하고 있다.(보는 앞에서 놓친 5열 표 생각하면 절로 썅소리 나온다ㅠ ㅠ) 제이슨 공연은 자리 운이 왜 이렇게 안 좋은 것이냐, 대체. 토요일 캐스팅은 캐스팅 신만이 아실것이라 미칠듯한 심정인데 막공이 제이슨이니까 아무래도 토요일 밤이 호세일것 같다. 후후.ㅠ ㅠ 캡틴과 호세는 서로 운명인가 보다... 이렇게 되면 토요일 낮 + 토요일 밤 + 일요일 막공 = 20만원을 추가로 질러야하나.(미쳤지 미쳤어-_-)

월요일 전공시험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 제기랄; 막공 표가 났으니 무조건 가주마. 사실 안 났어도 갈거였다. 나도 제이슨 허리 안고 사진 찍을테다.ㅠㅠㅠㅠㅠ 어느 분이 제이슨 껴안고 같이 사진 찍은 것 보고 광분한 상태;; 근데 그 아래 글에 제이슨 여자친구 있다고 하더라. 아니 도대체 그 여인은 전생에 무슨 공덕을 쌓았길래 이토록 바람직한 몸매의 애인을 곁에 두었단 말이냐. OTL OTL OTL

정말, 이 얼마나 바람직한가.(클릭요망)
진짜 인간 안 같음... 그야말로 존재하는 자체가 예술이구나ㅠ ㅠ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 몸이 저렇게 된다지; 이 사진으로 컴 바탕화면 깔려다 포기했음. 계속 보면 피가 모자랄거 같다.(엄니가 보시면 뭐라고 할지도 두렵고-_-)

부러움의 눈물을 삼키면서 카일리 미노그 2002년 콘서트 디비디 찾고 있다. 제이슨이 무려 가터벨트-_-에 하이힐-_- 그리고 상체에는 아무것도 안 입고-_- 나와 춤 춘다는 그 콘설임. 이젠 생판 모르는 가수의 디비디까지 질러야 하나;;;; 으으으... 그치만 가터벨트인데! 하이힐인데!! 위에 암것도 안 걸쳤다는데!!! ......................OTL

정녕 제이슨 여왕님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지도...

제이슨 첫공보고 광란하던 것이 엊그제 같건만 이제 내일모레면 막공이라니... 이제 가면 못 본다고 생각하니 무지 슬픔.ㅠ ㅠ 하여간 내일 낮공연 전부터 엘지아트센터에 죽치고 앉아 있을 예정임.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제이슨과 사진을 찍고배근육 좀 쓰다듬어 주고올테다.


덧: 백조 관련 포스트가 12개나 되어버려서 카테고리 따로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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