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현재 지름현황-_-정리.
11일 제이슨 백조 8만원 + 프로그램 6천원 + 취소수수료 4천원 + 15일 호세 백조 6만원 + 아담 쿠퍼 백조 디비디 2만 1천원 + 19일 제이슨 백조 8만원 + 백조의 호수 CD 1만 5천 8백원(배송료 포함) = 총 합계 26만 6천 8백원.
26만 6천 8백원...
보다시피 그새 못 참고 CD까정 질러버렸음.
이것들이 정녕 지난 열흘간 내가 쓴 돈이란 말인가... OTLOTLOTLOTLOTLOTL
매튜 본 당신, 솔직히 불어. 공연장에 약 풀었지?ㅠㅠㅠㅠㅠ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인간이 하루아침에 미쳐버리냐?? ㅠㅠㅠㅠ

인간 예매기에 이어 요즘엔 숫제 인간 MP3P가 되었다. 글쎄 목요일 밤에 그난리치고 금요일 아침 수업 들으러 학교를 갔는데, 강의시간 내내 머릿속에서 백조가 무한반복재생 되더라-_-. 지금도 마찬가지 상태다. 내가 노래를 흥얼거린다던가 그런 차원이 아니라, 진짜 내부에서 울려퍼지고 있음. 그에 맞춰 춤도 같이 생각나고 내 몸도 들썩거리질 않나. 한마디로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이다.ㅠ ㅠ 난 멀티태스킹-_-이 불가능한 체질이라 동시에 여러가지 일(생각)을 못 하는데 이러심 진짜 곤란하여요...OTL 내가 왜 일기를 끄적대는데. 머릿 속에 든 것 꺼내서 따로 저장하지 않으면 다른 일이 불가능해서 그런거란 말이다. 근데 이건, 노래-_-와 영상-_-이니 글로 쓴다고 저장되는 것도 아니고, 뇌내 용량 애저녁에 초과된지 오래다. 흑흑 그러니까 디비디 좀 내달란 말이야ㅠ ㅠ

만화 스바루를 보면 프리실라의 볼레로 공연을 본 관객들이 그날 밤 잠을 자다가 머릿 속에서 볼레로 음악이 들려서 괴로워하는 장면이 있다. 그거 봤을 때는 "아무리 세계 최고의 발레리나라지만 이건 좀 과장이 심하군-_-;"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할말 없심. 강의 들을 때는 교수님 말씀 사이사이로, 친구랑 대화할 때도 그 사이사이로 백조의 호수 노래가 들린다. 마치 포토샵의 레이어처럼 Background: 백조의 호수/ Layer 1: 내 목소리/ Layer 2: 외부 소리 이렇게 층을 이루고 있달까;; 진짜 약 푼거 아니냐, 이거...-_-;;;; 살다보니 이런 초현실적인 경험도 다 해보는구나;;

하여간 그래서 멀티태스킹에 버벅이는 뇌를 좀 돕고자 CD를 질러버렸다. 주문하고 보니 재고 없음으로 뜨던데 내가 마지막 CD를 겟한 것 같다.-_-v 어제 입금했는데 오늘 오후에 도착해서(바람직하군) 지금 컴포넌트에 넣고 줄창 돌리고 있음. 마음 진정시키는데는 전혀 소용없다. 듣다보면 춤도 보고싶어지니까; 허허. 근데 문제가 생겼는데 이것이 2CD 이다 보니 내 엠피쓰리에 다 안 들어간다. 뭐냐, 이젠 MP3P도 새로 질러야해? OTLOTL 도대체 이 지름의 끝은 어디냐; 이왕 이렇게 된거(뭐가-_-;;) 아이팟 미니를 사버릴까 콱;;

어제는 교보문고에 1시간 30분 가량 서서; '매튜 본과 그의 날개 AMP'를 읽었다. 백조의 호수 파트만 100페이지가 넘더라; 잘 이해가 안 갔던 장면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아담 쿠퍼가 매튜 본 백조의 호수에 얼마나 각별한 존재인지도 느꼈고. 무엇보다 공연 전체에 쓰인 음악이 차이코프스키의 원곡 그대로라는 얘길 보고 깜짝 놀랐음. 순서를 바꿨다던가 조금 자른 건 있지만 새로이 추가한 음악은 없댄다. 세상에 Swank Bar 장면이나 흑조의 화려한 춤에서 쓰인 노래가 원곡 그대로라고?? 정말 기절하겠군.;;;;

정말 인생 22년에 이렇게 강력한 수렁은 처음이다. 공연 문화에 전혀 익숙하지 않다가(본거라곤 작년에 런던에서 본 오페라의 유령 꼴랑 하나, 그것도 3층에서 봤다) 처음 제대로 본 게 이 백조의 호수인 셈이니, 초짜에게는 너무 강렬한 체험이었나 봄.ㅜㅜ 뭐 그래도... 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좋은 걸 모르고 살았다니. 진심으로, 매튜 본에게 경의를 표한다.
(어쩌면 아예 모르고 살다 죽는 게 속은 편할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만 무시하겠음ㅜ ㅜ)
내가 원래 말이다.........
이번에 제이슨 백조 보면, 백조의 호수 세번만에 끝내려고 했거든?
돈도 많이 썼고 다다음주부터 시험이라서 집 나간 정신도 불러들여야 하고, 아무튼 이래저래 이번 공연을 막공 삼아 혼자 조용히 정리하려고 했거든?

근데 이러면 곤란해.

곤란하다구.

곤란하단 말이다.

(................................................)

염장 및 자학 주의;(쓸데없이 길음)
(호세 티라도사우르스와 그 옆구리에 낀 단)

그렇다.

2005년 5월 19일, 호세 티라도와 제이슨 파이퍼를 직접 보고야 말았다.(내가 쓰고 있는 문장인데 믿겨지지가 않음;)

이번 백조의 호수 공연에는 이상하게 예감이 잘 맞는 중인데, 첫번째 보러 갔을 때는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었으면서 왠지 제이슨일 것 같았는데 맞았고, 두번째는 호세일 거 같았더니 그것도 맞았다. 세번째 갈 때도 싸인 받고 사진 찍은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혹시나 하고 네임펜-_-;과 디카를 챙겨갔더니 정말로 만나버렸다. 으하하ㅜ▽ㅜ

우선 호세.
첫번, 두번째 갔을 때 두번 다 쉬는 시간에 공연장 안에 계속 있었는데 이번에는 어째 나가고 싶어서 스믈스믈 이동하고 있었다. 나오면서 조명석을 쳐다봤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 아니 백조가 안경을 쓰고 슬쩍 나오는 거다. 저 턱선하며 완벽하게 3자를 그리는 머리스타일 하며... 내가 "헉, 호세??" 라고 할 틈도 없이 반대쪽 문으로 나갔는데, 나도 따라서 잽싸게 나가보니 바글바글한 사람들 사이에 너무나 자연스럽게-_- 섞여서 걸어가고 있었음;(사실 자연스럽기 보다는 추리했다고나... 안경에 후줄근한 티에 후줄근한 바지 손에는 물통;;) 그 추리한자연스러운 포스에 감히 말도 못 걸고 가는 걸 보기만 했다.OTL 주변에 다른 누가 호세를 알아봤다면 같이 쫓아갔을텐데 아무도 모르더라; 바로 캡틴에게 전화때려서 보고하고 내가왜그랬을까미쳤지그냥붙들고싸인이나받을걸 하고 후회. 2부 시작할 때 뒤돌아보니 호세씨 머리가 조명실 위로 빠끔 보이는 것이 아무래도 제이슨 공연을 보려고 온 듯했다. 결국 공연 다 끝나고 나가보니 사람들에 둘러싸여 싸인해주고 있길래 슬쩍 낑껴서 싸인도 받고 사진도 같이 찍었음; 사진 찍을 때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OTL 호세씨 무대에서는 큰형님-_-삘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데 이때는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일일이 웃어주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주고, 듣던대로 너무 상냥하셨다.

일이 일단 이렇게 되니, 도저히 그냥 집에 못 가겠더라. 마침 나 말고도 기다리려는 사람들이 조금 있길래 같이 서성이다가 홍콩인(으로 추정되는) 무용수, 백조중에서 작고 표정이 재미있어서 사람들의 박수를 많이 받는 CODY CHOI가 나와서 싸인 받음. 그리고 계속 기다리는데 다른 무용수들이 줄줄이 지나가서 속으로만 "우와;;;;" 이러고 있었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은 가버리고ㅜ ㅜ 나 혼자 계속 캡틴하고 통화하면서; 자정이 다 되었을 때였다. 건물을 등지고 서서 통화하느라 몰랐는데 눈을 들어보니 골목 아래로 내려가는 제이슨이 보이는 것이었다......OTL 이걸 잡아 말아, 발만 동동 구르다가 캡틴의 "인생은 한번이야!"라는 응원;에 힘입어 전화를 끊고 뛰어가면서 일단 외쳤다. "EXCUSE ME!!!!!!!!!!!" 외치긴 외쳤는데 제이슨이 돌아보니 그 다음 말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서, 어찌어찌 싸인 받고 같이 있던 마르니 왕자T^T님과 다른 한분(아마 Simon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매우 죄송스러웠음;;;;)의 싸인도 받았다. 그리고서 그냥......... 보냈다;;;;;;;; 바보같이 사진 좀 찍자고 말을 못 꺼냈다;;;; 게다가 너무 떨리는 바람에 제정신이 아니어서 제이슨을 코 앞에 세워놓고도 얼굴 한번 제대로 못 쳐다 봤다;;; 이럴수가, 내가 이렇게도 순정파-_-;였다니.(지랄;) 제이슨 백조와 마르니 왕자 사이에서 사진을 찍었으면 진짜 끝내줬을텐데, 하고 후회해봤자 이미 떠난 택시. 역시 파슨질도 하던 사람이나 하는 건가보다.ㅠ ㅠ 인생 22년에 처음 파슨질 하려니 그 참...ㅠ ㅠ 아 진짜;;;; 바보병신; 같다 우어어어 평생에 다시 없을 기회였는데 도대체 뭐 한건지;; 이게 웬 뻘짓이람ㅜ ㅜ

아무튼 그래서 나 혼자 막공이라 여기고 조용히 성불하려고 했던 계획이 말짱 도루묵 되었다는 소리다. 이러다간 정말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라겠네...ㅠ ㅠ 매튜 본님, 제발 이번 공연 디비디로 내주세요 죽어가는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아무래도 한번이나 두번은 더 봐야겠음. 도대체 이 지름의 끝은 어디란 말이냐;;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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