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편에도 썼지만 같이 가기로 했던 캡틴이 탈이 나는 바람에 덜렁 홀로 가게 되었다. 어차피 막공은 혼자 볼 예정이었기 때문에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문제가 있었다.
표.
내가 버닝하는 걸 실시간으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뭐에 홀린듯 닥치는대로 표를 구했었기 때문에 당일 내 이름으로 예매된 막공 표가 무려 네 장이었다. 이 중 두 장은 리니님과 일행분이 가져가 주셨는데 남은 한 장, 요것이 공연 직전까지 내 속을 썩였음. 아침에 사겠다고 연락했던 사람이 공연 두시간 반 남은 시점에서 못 가니 취소한다는 문자만 하나 달랑 보내온 것이다. 늦어도 한시간 후에는 출발해야 하는데 시방 뭐라는 거냐, 이거? 어처구니완전소멸-_-이라는 단어를 온몸으로 느낀 순간. 뚜껑 열린 상태로 여기저기 글을 올리고 집을 나섰다. 원래는 조금 일찍 가서 캡틴 대신 호세 싸인 받으려고 했는데 뭐냔 말이다. 기분 완전히 잡쳤다. 제이슨 첫공때도 과제 때문에 가는 길이 그닥 즐겁지 않았었는데 막공마저 이러냐. 제기랄..
다행히 가는 도중에 어떤 분이 보시겠다고 하셔서 해결되었는데 그래도 엘지아트센터 도착하기 전까지 기분 정말 저조했다. 물론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다 잊어먹고 들떠버렸지만.-_-
이 일로 인해 얻은 한 가지 교훈이 있으니... 표 욕심을 과하게 내지 말자? NO.
표는 예매 시작할 때 미리미리 질러놓자.(이봐)
아니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미리지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백조금; 챙겨놨다가 한꺼번에 미리 질러놓으면 이런 마음고생 몸고생 안 해도 되는거잖아. 으으으.
계속7시에 막공 시작인데 6시 20분에 도착해 로비에서 잠시 매표원이 되었다가-_- 35분 쯤 엘리베이터를 타고 분장실 쪽으로 올라갔다. 28일에 캡틴하고 분장실 찾으러 로비까지 내려와서 엘리베이터 타고 헤맸었는데 알고보니 공연장 1층하고 바로 연결되어 있었지.(먼호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어라? 이 시간에 사람들이 여기 왜 이렇게 많지? 하고 고개를 들었더니 눈 앞에 호세가OTL 아이고 깜짝이야.;;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팬의 부탁으로 그 팬의 친구에게; 전화를 해주는 듯 했음. 마음같아서야 나도 "내 친구가 팬인데 오늘 엄청 아파서 못 왔어요! 전화로 한마디만 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으나;;(죄송합니다 캡틴 제가 무능해서OTL)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사진 찍는 일 뿐이었다. 흑흑.통화중인 호세. 그 친구 누구인지 참 좋겠소;뭘 넣었는지 몰라도 뒷주머니가 불룩한 것이 귀여워서 찍어봤다. 저 생수병은... 삼다수?;
제이슨은 평창산수-_-를 들고 있더니만, 이젠 생수를 보고도 백조를 떠올려야 하나;
막공이 끝나니 9시 20분. 눈물 줄줄 흘려놓고 바로 밝은 곳으로 나가긴 싫어서, 또 너무나 아쉽고 슬프고 하니 공연장 안에서 미적미적대다가
(그러니까 눈 앞의 저 커튼 뚫고 들어가면 왠지 그들이 그대로 거기에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ㅠ_ㅠ 이었달까) 조금 늦게 분장실 앞으로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좁은 복도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던 거다.; 이 때에 비하면 정말 28일은 매우 한산한 거였음. 무용수들이 분장실에서 엘리베이터까지 갈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았다. 덥기도 엄청 더워서 꼭 사우나에 온 것 같더라;
인파에 기가 질려 멀찍이 서있었는데 먼저 와계셨던 리니님이 불러주셔서 문 가까운 곳에 꼽사리 낄 수 있었다. 으하하하. 리니님과 같이 오신 분이 백조를 10번 보셨다는 얘기를 듣고 '음 역시 6번은 많은 것도 아니군' 이딴 생각도 좀 하면서
(야-_-) 기다리니 10시 정도부터 무용수들이 나오기 시작. 사진을 찍는다고 열심히 찍긴 했는데 죄다 다른 사람들의 머리에 가려서 제대로 남은 것이 없다; 그 정도로 후끈후끈 시끌시끌 번쩍번쩍; 가히 전쟁터였다.
한시간 정도 분장실 앞에 있으려니 꽤나 지쳐서 로비 아래층으로 내려왔음. 직원이 불을 꺼서 어둡긴 했지만 확실히 넓으니까 숨통이 좀 트였다. 나갈 구멍-_-은 여기 밖에 없으니 이리로 오겠지! 이런 자세로 기다리니 과연, 무용수들이 우르르 나오더라. 코디 사진 좀 찍고 소피아가 보여서 정신 없이 뛰어가 대략 "당신의 여자친구 너무 좋아요!>_<" 의 뜻을 가진 되도 않는 영어를 외쳐주고서; 싸인 받고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못 올린다. 내 얼굴 크게 나온거야 그렇다치고 플래시 타이밍이 엇나가서 소피아가 매우 이상하게 찍혔다. 막공날 유일하게 출연진과 같이 찍은 사진인데.. 벼르고 찍은 소피아 사진인데; 흑흑; 이자벨 여왕님도 놓치고ㅠ_ㅠ
슬슬 10시 45분이 다 되어가는데 주역들이 안 보였다. 리니님이 이상한 낌새를 채고; 올라갔다 오셔서 말하시길 "위에 잡혀있어요!-_-;;;;" 올라가니 과연, 그 좁은 공간에 호세 제이슨 크리스가 모두 있었음. 우선 캡틴 줄 호세의 싸인을 받았다.
이 사진의 포인트: 1. 호세 왼쪽 눈썹 올라간 거(귀여워라;) 2. 나름대로 호세와 제이슨의 투샷
3. 자세히 보면 호세 윗입술 터져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ㅜㅜ크리스의 백만불짜리 미소! 아저씨 난닝구를 입었어도 해맑구려///ㅅ//
그런데 왜 하필 막공날 난닝구-_-를 입어설랑 트집을 잡히나;온몸이 종합예술인 인간의 가장 예술적인 얼굴 각도..라고 생각함
제이슨, 뭐라고 말하는 걸까?
하도 복작복작하니 11시쯤 아래로 자리를 옮겨갔다. 나는 이미 전날 찍을 거 받을 거 다 끝난 상태라
(닐 왕자님 싸인은 못 받았지만ㅜㅜ) 전투태세가 아니었기 때문에 널널한 마음으로 주변에서 사진만 찍고 있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대쉬를 뚫고 몸을 던질; 자신이 없었달까. 나중에는 사진 찍는 것도 포기하고 그저 보고만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 때
제이슨이 크리스 뒤로 다가가 볼에 쪽 키스를 해버렸다...OTL 이런 정말 오티엘;; 그런 건 좀 예고하고 해!;;
차려놓은 밥상을 놓쳤더니 정신이 번쩍 들어서-_- 다시 셔터를 막 눌러댔슴. 직원이 화를 내면서 나가라고 몰아냈기 때문에 전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싸인하는데 인상 쓰고 열중하는 것이 귀여워서 찍었다. 쿨럭..이렇게 엉덩이까지 빼가면서 열심히 써주는데싸인을 보면 미묘하게 앙증맞은-_-;;;; 캐리커쳐를 그려주심
19일에 불시 기습하여 싸인 받을 때, '민망하니 얼른 받고 튀었으면 좋겠구만 뭘 저렇게 길게 쓰는거야 끄악;;' 이라고 생각했더니 나중에 보니까 그림;을 그린 거였다. 싸인 부탁받을 때마다 일일이 저래 그리고 있더라... 그나저나 이름 위에 뭐라고 썼는지 해독 불가능. 아바마마께 여쭤 볼 수도 없고;;
("아바마마 이것이 무슨 글자이오니까?" "그러는 그것이야말로 무언고?" "파슨질의 증거물이옵니다" -> 이럴수는 없지;;;;)
어두워서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전신 사진 건졌다>_<백조 포즈 해주던 백조;와 크리스
그런데 정리하면서 보니까 저 백조가 크리스 허리를 계속 감고 있네. 어라라. 크리스 애인이 백조 중에 있다더니 설마...?; 리니님과 얘기 한적도 있지만 크리스 게이설은 '매튜씨 책에서 가라사대 2003년 까지는 왕자는 모두 게이 백조는 모두 스트레이트' -> '그런데 크리스는 2000년부터 왕자' -> '따라서 크리스는 게이' 라는 삼단논법-_-;;으로 정리된다. 아주 확실한 건 아닌데.. 음;; 정말이지
괜찮은 남자는 전부 임자가 있거나 게이란 말이 맞는건가 OTL
딴 소리 하나 더.
난 프로그램에 있는 제이슨과 크리스의 프로필 사진이 정말 마음에 안 든다.-_-
↑ 이거 말이다, 이거. 이 얼굴들이 어떻게이 사람들하고 동일 인물이냔 말이지. 제이슨이야 뭐 수염 싹 다 밀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크리스가 너무 초췌하잖아. 도대체 누가 저 사진을 프로그램에 집어넣은거냐.-_-+
위에 투샷 찍었을 때가 대충 11시 15분? 크리스가 제이슨에게 이제 그만 가자고 말 하러 온 듯 했으나 투샷 찍을 기회를 놓칠 팬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계속 붙잡혀 있었다. 나는 나대로 막차 시간이 다 됐는데 이대로 가자니 무지하게 서글퍼져서 일을 치고 말았음.-_-;; 일단, 어떤 분이 크리스에게 악수를 청하길래 따라서 잽싸게 부탁했다. 느낌이고 자시고 역시나 떨려서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그리고 제이슨에게도 악수를 부탁했는데... 음...
이거 쓰려고 당시 상황 떠올리니 정말 민망하다;; 19일 사건은 아무것도 아니로군;; 내 손 안에 제이슨 손이 있드아아!!!! 이런 기분으로 콱 잡고 막 흔들었는데 강도 조절이 안 되었나보다. 손을 풀었더니 제이슨이
'웬 힘이 이렇게 세니' 란 표정으로;;;; 뭐라고 말 했는데 이때까지도 멍했던 터라 처음에는 쟤가 왜 저러나 싶었음;;;; 그리고서 뒤늦게 밀어닥치는 어마어마한 쪽팔림이란...orz
근데 내가 그렇게 세게 잡았소?ㅠ_ㅠ 아니 진짜 그랬다고 해도;; 이 손 풀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버린다고 생각하니 놓기가 싫었단 말이지;; 제길슨 당신이 이런 내 심정 알아? orz
어쨌든; 11시 20분이 되어서 제이슨 크리스 호세를 뒤로 하고 떠나야했다. 정말 리니님이 말씀하셨듯 차라리 그들이 먼저 뜨면 잘 가라고 배웅이라도 하겠는데, 뒤에 남겨두고 가야하다니ㅠ_ㅠ 차마 안 떨어지는 발을 떼면서 계속 뒤돌아봤다. 아 정말... 이러니 내가 그 때 당시 13시간 뒤에 볼 전공시험이 문제였겠냐고요... OTL
이제 아래 사진을 마지막으로 미친듯이 길고 민망한 파슨질 후기를 끝냅니다.
나중에 덧붙일 것 생기면 또 추가하겠지만 후훗;
남의 속도 모르고 웃고 계심... 돌아와요들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