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종을 보러...라기 보다는 근처 절에 이선ㅎ씨가 온다며 에스콭흐를 요구하는 엄니의 말씀에 납작 네 하고 갔다 왔음. 백수가 무슨 힘이 있나요 머리 속이 암만 복잡해도 남들 눈에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시간 뿐.

상의 다섯겹 하의 두겹 양말 두겹 부츠 목도리 마스크 털모자 장갑 이러고 거울을 보니 이거슨 모녀 집털이단-_- 그렇게 입고 야외 난로 옆에 딱 붙어서 한 시간을 있었더니 다 괜찮은데 발만 얼어 터질 것 같더라. 처음으로 어그 부츠를 사고 싶다고 생각했음. 공연 보고 카운트 다운 하고 타종 들으면서 불꽃놀이도 보고(불꽃은 역시 우리나라가 한수 위) 6명씩 직접 종을 쳐보게 해준다는데 발이 진짜 너므느무너무 시려워서 조금 줄 서있다가 포기

그리고 큰 마당에서 소원 종이를 태우고 남은 불씨에 발을 대고 온기를 느껴보려다가


부츠 밑창 고무를 태워 먹었다


시ㅂㅁㄴㅇ라ㅓㅂ쟏거ㅏ ㅏ미날;; ;ㅁㄴㅇ


목도리를 코까지 끌어올려 하고 있지만 않았어도 고무 타는 냄새를 금방 알았을 텐데, 흰 연기가 나서 놀라 발을 떼고 보니 이미 밑창 앞이 눌어붙었... 시밤 작년 아니 재작년에 산 내 부츠 앞으로 5년은 더 신으려고 했는데 아나어;ㅁ낭러ㅓㅓㅓ 아오 새해 벽두부터 한 건 하는구나!!

그리고 새해 벽두부터 뜬금없이 캠프 참가를 하게 되었음. 이 나이에 무슨 캠프냐며 울부짖어 봤자 거부권 없죠 아 진짜 뭐냐고 2월이면 원고 해야 한다고 싸들고 가서 할 수도 없고

나의 새해 소원은 부처님이든 예수님이든 아무나 상관 없으니 일이 잘 풀려서 고ㅈ 탈출 좀 오케?



사진도 몇 장

오시는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u_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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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딱 10년 전인 2000년에 온 가족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종각에 나갔다가 길 저편 건물 벽에서부터 이편 건물 벽까지 꽉꽉 눌러 찬, 만원 지하철보다 더 심한 사람떼를 경험했었음. 정말 잘못해서 넘어지면 밟혀 죽는 수준/ 인파에 밀려 가만히 서있을 수가 없는 지경/ 부모님과 점점 사이가 벌어지자 아빠께서 다급하게 틈바구니로 내민 꼬깃한 만원 짜리와 "엄마 아빠 못 찾으면 알아서 집에 먼저 가라!"/ 다행히 이산 가족이 되지는 않았지만 타종을 듣긴 커녕 피폐한 몰골이 되어 몇 블럭을 걸어나와 택시를 타고 집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_;;

덧덧: 여행 사진 결국 전부 정리는 못 하고 도시별 폴더로 분류하고 인화할 것만 보정했다. 근데 또 확떠나 병이 도지려고 그런다... 일정 짜맞추고 짐 꾸리고 뱅기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지에 내리는 딱 고기까지만 다시 해봤으면 좋겠다 ㅇ<-<
어머 이건 더 봐야 해... 올해 본 영화가 얼마 없지만 아무튼 올해의 영화상감임. 어머니 눈에서 육즙이 흘러요. 다음주부터는 오후에 나가니까 오전에 볼까? 그래 또 보자. 내용도 벌써 가물가물 하잖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왓슨보다 작다고 지저분 하다고 나의홈즈는이러치아나 했던 거 사과합니다 굽신굽신 아니 난 당신이 그렇게 귀여운지 몰랐다능. 아이언맨 2편 나오나 보던데 1편을 보고 보러 가야 하나 싶을 지경이라능. 주드 로의 왓슨은 홈즈 박물관에 있던 지나치게 잘 생긴 왓슨 인형의 슬림 버전이었음. 왓슨 치고-_-; 너무 잘 생긴 것 아닌가 싶었는데 원작에서도 세 번이나 결혼하는 남좌이니 의외로 미남이었을지도.

캐빈은 보면서 하우스가 생각났다는데 나는 의외로 하우스 생각은 안 났고 웬 다빈치 코드가. 하지만 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재밌었음.

(스포일러? 동인적 홈즈 얘기 약간)

이 영화의 핵심은 추리 액션 음모 비밀의 결사단 이딴 게 아님. 홈즈와 왓슨의 관계임. 대화 하나 상황 하나가 다 쳐뿜기는 것뿐이라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웃었더니 나중에는 더워서ㄲㄲㄲ 친구가 결혼하려고 이사 나간다니까 방구석에 세 달간 처박혀서 총질이나 해대고 있는 꼴이ㄲㄲㄲㄲㄲ 너무 귀여워섴ㅋㅋㅋㅋㅋㅋㅋ

ㅠㅠ

홈즈가 형 마이크로프트(번역에서는 동생-_-이라고 나왔다)의 농장으로 여행 가자고 꼬시는데 뭔 말인지 알면서도 결혼할 몸이니 아내랑 가야하지 않겠냐는 왓슨이라거나 그럼 셋이 가자는 홈즈라거나 왓슨이 자네는 빠지라니까 눈을 둥그렇게 뜨고 우리 형네 농장인데 나더러 빠지라고? 묻는 홈즈라거나 시밤 귀여워 미치겠네

근데 왓슨이 어떤 난장이 보고 난장이라니까 자꾸 소인이라고! 소인이라 부르는 게 맞다고! 부르짖는 홈즈의 모습에서 어쩐지 서러움이 느껴졌다면 나만의 착각인가효 다우니 홈즈씨? (물끄럼)

원작의 왓슨은 어리숙해서 공인 게 상상이 안 됐는데 이 영화에서는 선뜻 왓슨홈즈를 밀 수 있겠음. 조선 공장에서 죽을 뻔했을 때와 폭발 장면에서 왓슨의 홈즈를 향한 바다와 같은 사랑을 느꼈고ㄲㄲㄲ 그리고 원작에서는 홈즈가 츤데레인데 영화는 오히려 왓슨이 츤데레가 되었더라. 어쨌거나 둘 다 서로가 없으면 죽는 사이인 것만은 전 세계에 당당하게 선포했뜸 ㅇㅇㅇ 아주 좋은 자세예요 이대로 속편 오케이?

아 아이린 애들러 언니도 아주 기양ㄲㄲㄲㄲ 원작에서는 홈즈가 유일하게 경애하는 '그 여성' 이고 영화에서는 홈즈를 발가벗긴 유일한 뇨자일 듯ㄲㄲㄲㄲㄲ 언니 성격은 화끈해서 좋았지만 모리아티와 엮은 건 초큼 맘에 안 들었음. 모리아티의 최종 보스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을 듯, 이렇게까지 했는데 속편 안 나오기만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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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주도 좋지만 정통 홈즈 영화도 보고 싶은데 말이져. 역시 답은 BBC 홈즈 시리즈밖에 없는가. 제레미 브렛님의 홈즈는 우아하고도 하악... 하여간 현대적으로 각색하되 좀더 추리와 퍼즐에 집중한 내용으로 보고 싶다. 정확하게 말하면 조냉 뻐기면서 이렇고 저렇고 그래서 이런 것이지 설명하는 홈즈를. -_)

엔딩 크레딧의 삽화가 연재 당시의 삽화풍이라서 좋았다. 전체적인 느낌도 멋졌고. 이런 건 누가 만드는 걸까 휴. 맨 마지막에 나온 노래도 좋았지 이러다 또 OST 지를라... -_;;;; 디비디는 주석 홈즈 2권과 함께 이미 내 마음 속 지름의 전당에 모셔져 있음. 그리고 서플에 홈즈 책 나왔으면 좋겠 ((( -_)


그나저나 눈팅 6년 중인 영화게시판이 이오쟁패에서 까이고 있더라. 이건 또 뭐임?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떠오르는군. 내가 분쟁이 될 만한 글을 잘 안 읽는 탓도 있겠으나 지금까지 물의 일으킨 사람들은 대부분 자의든 타의든 튕겨 나갔는데, 아 그런 사람들이 저런 소리를 해대나? 내 보기에는 이오쟁패가 더 심한데. 물론 좋은 글도 가끔 있지만. 어쩌면 사람들마다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인간이란 참 재미있어.~_~ 4년 반 동안 소속이었던 곳이 인터넷에서는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지라 이런 건 옛날꽃날에 득도했음.ㅇㅇ

하지만 빠질에서는 득도하지 못하여 오늘도 캐빈을 붙들고 하소연을 하고ㄲㄲㄲ 빠가 까를 만든다지 젱장.


덧: 더 로드 예고편 봤다! 근데 수염 때문에 비고씨 얼굴을 못 알아 보겠엌ㅋㅋㅋ 에잇 그래도 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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