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앞자리 역시 좋아. 막공 너무 멋져. 정말 집착할 수 밖에 없다.
여전히 짧다고는 할 수 없으나 읽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신묘한 잡상.
좀 심하게 그랭구와르 편애 모드.


<대성당의 시대>
시작 전에 어둠 속에서 뭔가 꼼지락거리는 건 감지했는데 조명 확 켜지니 바로 정면에 그랭구와르가 있었음. 진짜 깜짝 놀랐음. 노래 부르기 직전에 나무 상자 위에 누워서 손가락으로 궁상맞게 그림 그리고 놀더구만. 귀엽.;

<보헤미안>
에스메랄다의 골반이 어찌나 매끄럽게 돌아가는지 볼 수 있음. 나디아 벨의 에스메랄다는 작고 예쁘고 약간 철 없는, 비유하자면 막 피어나는 꽃 같은 느낌. 성숙한 여인의 분위기는 아니랄까.

<다이아몬드>
페뷔스와 플뢰르의 듀엣이 참 마음에 드는 곡인데 실황 음반에는 없어서 안타깝다. 끝에 그랭구와르가 '솔로천국커플지옥' '눈꼴시려죽겠네' 란 표정으로 외면하다가 그래도 본업이 시인이라고 두 사람 앞으로 가서 꽃잎 뿌려주는 게 늠 귀여움.

<광인들의 축제>
성당 2층에 있는 콰지모도를 보고 손짓해서 내려오라고 하더니 "아니 저기 숨은 게 누구야" 라고 능청떠는 그랭구와르. 중간에 콰지모도가 교황관을 벗더니 그랭구와르하고 패스 하면서 놀더라...

<납치>
그랭구와르도 도와줬는데 페뷔스 나타나니 냉큼 페뷔스에게 달려가는 에스메랄다. 순식간에 새된 그랭 불쌍함;; 프롤로의 칼이 어디서 났나 했더니 이때 에스메랄다가 떨군 걸 가져가는 거였고나. "저를 잘 모르시는군요. 에스메랄다는 그런 도움 필요 없어요" 가 디비디에서는 꽤 도도한 느낌이었는데 나디아의 에스메랄다는 이미 페뷔스에게 홀랑 넘어간 눈치라서 괜히 오기 부리는 것 같았음.

<이방인의 궁전>
내가 무지 좋아하는 장면. 왜냐하면 그랭이 포대자루에 담겨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서는 제발 좀 살려주십사 비는 모습이 아주 귀여워서!! 물론 클로팽의 호방한 웃음과 H빔 댄스도 좋음. 프랑스에서 시인은 좋은 교수형감이지 핫하하하!>_<)/

<페뷔스라는 이름>
짧지만 그랭구와르의 궁상도가 극에 달하는 노래랄까... 아름다운 에스메랄다가 명목상이지만 어쨌든 자신을 남편으로 맞겠다고 하여 매트 위에서 초야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있는 폼 없는 폼 다 재고 있는데 이 여자 다짜고짜 "페뷔스가 무슨 뜻인가요" 라고 묻더니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분이지요" 라고 크리티컬 힛을 날려 그랭구와르를 좌절케 함.

<태양처럼 눈부시네>
페뷔스의 뜻이 태양이라고 알려 주기가 무섭게 남편-_-은 안중에도 없이 노래하는 에스메랄다. 낙담한 얼굴로 차곡차곡 매트를 말아서 옆구리에 끼고 퇴장하는 그랭의 등에는 한 줄기 서러움이 서려 있었다나 뭐라나.-_-

<사랑의 방황>
원제 Dechire. 자막에는 괴롭구나 라고 번역 됨. 그러나 나는 오늘 이것의 다른 버전을 들었으니. 노래가 데쉬레로 시작해서 데쉬레로 끝나는데 이 마지막을 페뷔스가 게러와!! 라고 불러 주었음. 기절할 뻔 했으나 사람들이 미친듯이 열광하여 정신 차리고 같이 열광했음. 무어허허허허.
딴 소리로, 로랑 방의 페뷔스는 원단 바람둥이 정도가 아니라 원단 잡놈-_- 이라는 느낌. 목소리부터 이미 넘치는 기름기에 가슴팍도 반질반질하니 전체적으로 아주 오일리한 분이셨음.

<아나키아>
궁상맞다. 귀엽다. 말고도 그랭구와르를 나타낼 수 있는 말이 방금 하나 더 떠올랐다. '쫄아있다'-_-; 프롤로 앞에만 서면 괜히 쫄아서 구시렁거리더라.

<아름답다>
명목상이지만 일단 에스메랄다는 그랭의 아내-_-;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그 에스메랄다를 보고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가 "머리카락을 쓰다듬게/ 낙원의 문을 열게/ 꽃을 따게/ 해주오" 라고 기도한다. 이 무슨 청천벽력. 세 사람이 각자 노래 부르는 게 방백 같은 거라서 다른 무용수들이나 배우들은 다 멈춰 있는데 오직 그랭만이 콰지모도/ 프롤로/ 페뷔스가 노래 시작할 때 움찔 놀라면서 돌아본다. '뭐시여, 콰지모도 너도? 아니 프롤로 당신도?? 커헉 페뷔스마저!!' 이런 느낌. 소심하게 들었다 놨다 하는 손하며... 차마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심하게 웃으면 눈물은 나게 되어있다 -_)
* 원래 'Belle' 은 절대로 이런 내용의 노래가 아님을 밝힘.-_-

<발다무르 카바레>
언니들 느무 샥시하심. 원츄 백만개. 능숙한 손놀림으로 언니를 매만지는 잡놈 페뷔스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우리의 그랭. 언니 한 분이 밀착 댄스를 추자 뻣뻣하게 굳어서는 마치 나무토막 같은, 샥시함이라고는 발톱의 때만큼도 없는 몸놀림으로 딴스를 땅겨주심. 귀여워 미치겠음.

<쾌락>
에스메랄다둔부에페뷔스양손에스메랄다둔부에페뷔스양손에스메랄다둔부에페뷔스양손
잡놈 확정.

<피렌체>
프롤로가 노래 이어 받을 때 '이씨 설명해 달라고 했으면서 왜 내가 할 말 채가' 라는 그랭의 표정d-_-b

<그녀는 어디에>
프롤로가 "너의 아내 에스메랄다는 어디에 있는가" 라고 물으니 그랭이 "나는 아는 바가 없소. 신부에게는 종교가 시인에게는 시가 아내지" 라고 대답해서 살짝 안습. 포기했구나그러쿠나불쌍한그랭ㅜㅜ 클로팽에게 에스메랄다가 있는 곳을 몰래 알려주려는데 프롤로가 자꾸 끼어 들어서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또 귀엽.

<새장에 갇힌 새>
너무 그랭 얘기만 쓰는 것 같아서 흠흠. 에스메랄다와 콰지모도의 듀엣은 이 노래도 좋지만 1막의 '나의 집은 당신의 집' 도 좋음. 사실 싫은 노래 거의 없음-_- 그러니까 2CD-_-

<말 탄 그대 모습>
플뢰르 언니의 기백이 엿보이는 노래... 아니 기백보다는 마님의 포쓰.-_- 페뷔스는 분명 플뢰르에게 콱 잡혀 살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게 된 노래. 플뢰르는 양갓집 규수임에도 집시인 에스메랄다 보다 강하다. 역시 클로팽이 에스메랄다를 너무 온실 속의 화초로 키운 게여.

<달>
대성당의 시대와 더불어 그랭구와르의 초정리 광천수(까랑님의 멋진 표현!) 같은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음.

<세상은 어찌 이리도 불공평한지>
제목부터 초공감했음. 어쩌겠냐 콰지모도, 세상은 원래 그래...

<춤추어라 나의 에스메랄다>
무엇을 더 말하리. 전율하게 되는 곡.


막공 커튼콜, 그 열광의 도가니탕

커튼콜 직전에 잠깐 불이 다 꺼졌는데 그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조낸 무대 앞으로 내달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자리가 다 차버렸다. 그래서 그냥 내 자리에서 박수 치고 비명 지르고 노래 불렀음. 사진도 찍고. 까치발로 서서 머리보다 카메라를 높게 들고 찍었는데 의외로 몇 개 건졌다. 쳇, 백조도 커튼콜 정도는 촬영하게 했으면 좋았잖아.
두 명씩 등장할 때. 왼쪽의 손은 프롤로. 빛나는 액정들의 압박-_-;

드디어 그랭구와르가 대성당의 시대를 앵콜할 차례가 되어 환호가 멎어가는데, 그랭 잠깐 멈칫하더니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객석이 또다시 절절 끓어 올랐음은 말할 것도 없다. 아 세상에-_ㅜ
이렇게 그랭이 혼자 열창하다가 뒤를 돌아보면서 다른 주역들을 부르면 나와서 같이 또 불러야 하는데 그 때 그랭이 갑자기 손을 눈가로 가져가더니 울먹울먹, 우느라고 노래를 마저 못 부르고 말았다.ㅠㅠ 아아아아아 제이슨도 그러더니 이 사람들이 정말ㅠㅠ 눈물로 사람을 잡네ㅠㅠ 악악
꽃들에게 둘러싸여 위로 받고 있는 사진. 정작 울먹거릴 때는 내가 괴성 지르느라 못 찍었음.orz
포스터 같은 걸 받은 콰지모도. 배우들마다 하나씩 다 받는 것 같던데 만든 분 굉장하심;
그랭그랭>_<
왼쪽부터 시릴 니콜라이, 미쉘 파스칼, 로랑 방, 나디아 벨, 리샤르 샤레스트, 끼아라 디 바리
짤린 시릴이 보고 있었던 것은 웬 염장 커플이었다-_-(사실은 시간대가 다른 사진임) 둘이 너무 좋아한다;


노래 끝나고 인사하고 막 내려간 다음에도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계속 환호하고 무대 두들기고
막 다시 올라가고

클로팽: 감사합니다! 땡큐베리마치! (사람들: 꺄아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프롤로: 싸랑해! (사람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꺅끼야아아아악)
클로팽: 뮤직! 뮤직!
사람들: (미친듯이) 뮤직!뮤직!뮤직!뮤직!

그러나 안 틀어주고.-_-
반주 없는 상태에서 배우들이 앵콜 곡의 마지막 가사, 원래 대성당의 시대에는 없는 듯한 문장을 불러주니
뮤직 어겐.
클로팽이 손 흔들어서 다같이 막 좌우로 손 흔들면서 따라 부르고ㅠㅠ
나도 대충이나마 독음 외워간 덕분에 동참할 수 있었다.ㅠㅠ 그래서 사진은 전혀 못 찍었음.

막이 또 내려오고 계속 소리 질렀으나 이번에야말로 잠잠. 그냥 갈까 했는데 앞쪽에서 사람들이 대성당의 시대 부르길래 같이 불러주고 뒤쪽에서부터 박수 치길래 박자 맞춰서 박수 치고 했더니 주역들만 옷 벗다 만 차림새로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플뢰르 언니가 캠을 들고 나와서 되려 팬들을 찍고; 콰지모도도 동영상 찍으면서 손짓으로 막 더 소리 지르라고 부추기고; 프롤로 배우님이 아기를 안고 나와서 환호하고...

아 정말. 끝내주는 밤이었다. 흑.
나도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 그러니까 디비디 좀.

나가는 길에 나눠주던 포스터 받아와서 위에 잘라내고 붙였음.


이걸로 가위손 전까지 공연 버닝은 끗. 장담할 수는 없지만.=_=
디비디까지는 안 바랄테니 이 멤버들 투씨디 좀 내줘요 흑흑흑. 전곡청취간절소망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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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의 일정 요약: 카맨 찾아 삼만리, 셜록 홈즈 박물관, 가위손.

런던에 오려고 결심했을 때부터 카맨 디비디를 사려고 했지만 대충 가이드 북을 보고 음반 가게가 많아 보이는 소호 지역(이 또한 성지가 아닌가! 왕자님이 밤나들이 나오신-_-)에 가서 아무 가게나 가면 찾을 수 있겠거니, 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완벽한 오산이었지만.

일단 토튼햄 코트 로드역에 도착. 책에 나와있던 건 버진 메가스토어라는 체인점이었지만 그보다 먼저 눈에 들어 온 곳이 실버 스크린이라는 곳이었다. 이곳도 꽤 큰 체인점이었다. 음반과 디비디만으로도 여러 층으로 된 매장이 들어설 수 있다니 좀 묘한 기분. 1층에서 찾고 있으니 직원이 와서 도와드릴까요, 라는데 순간적으로 무용 공연을 뭐라 해얄지 떠오르지 않는게라. 그냥 도매급으로 '뮤지컬 디비디요'(..)라고 대답했더니 1층에도 좀 있고 지하에 가면 더 많댄다. 그런데 1층에도 없었고 지하에도 없는 거다. 이런. Car Man 이라고 제목을 대서 찾아야 하는 것인가.-┏ 내용을 줏어들은 게 좀 있었더니 왠지 민망하야 내 힘으로 찾으려고 했는데. 끙.

고민을 하면서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가수별로 디비디를 정리해놓은 코너가 눈에 띄었다. 오호라. 이렇게 되면 꿩 대신 닭이지. 찾아볼까 카일리 미노그 피버+_+ 이러면서 거의 반장난으로 K쪽을 뒤졌음. 오. 카일리의 다른 공연 디비디다. 오. 다른 것도 있다. 오, 그 다음... 헉!! 정말 있잖아?!OTL

원래 살 계획은 없었지만 내 눈에 보인 이상 게임 끝이다. 사야지 뭐 어쩌겠삼.orz 그게 비록 발매된지 3 년이 넘었다고 해도 래핑조차 안 되어있어 기스 투성이인 케이스에 가격 스티커가 떡 박혀있는, 중고나 다름없는 상태의 디비디라고 해도 말이다. 궁시렁궁시렁. 이런 걸 정가에 팔다니. 양심 좀 있어봐라.

그러나 중요한 것은 뼈 아저씨의 카맨. 결국 왠지 모를 민망함을 뒤로 하고 1층에 있는 직원을 붙들고 물어봤는데 못 알아 듣는다. 아놔 이런 또 나의 스몰 마인드에 한 줄기 스크라치-_ㅜ 으흑. 노트를 찢어서 적어 보여줬더니 고개를 기우뚱, 카운터에 있는 직원을 부른다. 아따 거 디비디 한 번 사기 힘들구랴.(이 이후 들른 모든 가게에서는 저 종이부터 보여줬다) 카운터에 있던 직원 중에 링 귀걸이를 하고 멀끔하니 잘 생긴 청년이 척척 오더니 내가 적은 걸 보고 어쩐지 반색하면서 "아! 그거 매튜 본의 카맨이죠? 저쪽에서 검색해 볼게요." 라는 것 아닌가. 캭.OTL 그대 이걸 안단 말이오? 혹시 봤어요? 설마 공연을 직접 본 건 아니겠지!(그거 디게 부럽!!) 근데 뭐냐고 이 알 수 없는 북그러훔?!

카운터 청년이 심히 진지한 태도로 검색을 하더니 Sold Out 이라며 나보다 더 안타까워 하는-_- 표정을 짓는다. 괜찮아요, 고마워요 라고 인사를 하고 카일리 미노그만 계산하고 매장을 나왔다. 어쨌든 이때까지는 기분이 좋은 편이었으니까.

이 다음은 그냥 간략하게 수치만 써보겠음. 저 뒤로 나는 Sold Out 이란 말을 여섯 번 더 들었으며 두 시간동안 다섯 개의 지하철 역에 해당하는 지역을 쏘다녔고 사람은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진장 많이 봤는데도, 끝내 카맨 디비디를 사지 못 하고 터덜터덜 베이커 스트리트로 향했다.

이 때 실컷 사람 구경을 하고 생겨난 런던에 대한 한 가지 인상은, '사람들이 모두 제이슨처럼 말한다' 는 것이었음. 이게 무슨 쌩뚱맞은 소리냐고 해도-_- 내 귀에는 정말로 그렇게 들리지 말입니다. -_) 실제로는 '제이슨이 영국인이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가 맞는 거라고 해도 파슨심에는 그게 아니지 말입니다.


베이커가 221B 방문기는 여기


새들러스 웰즈 극장이 있다는 에인절(Angel-_-) 역은 런던에서 내가 가봤던 다른 지하철 역들과는 달리 꽤나 현대적인 분위기였다. 다른 역들은 좋게 말하면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고풍스러운 분위기, 나쁘게 말하면 낡고 미로같고 비좁고-_- 뭐 그렇다. 하여튼 한국의 1.5 배는 됨직한 속도를 자랑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런던 지하철 역에 출구 번호가 없는건지 아니면 내가 못 찾은건지 항상 헤맸는데 여기는 다행히 새들러스 웰즈 극장으로 가는 출구라는 표시가 있었음. 몇 분정도 걸어서 도착했는데 극장도 현대적인 분위기, 시설이어서 놀랐다. 파리의 모가도르도 그렇고 레미제 봤던 퀸즈나 빌리 봤던 빅토리아 팔레스 극장도 모두 옛스러운 모습이었건만 새들러스는 좀 엘지같은 느낌이랄까. 규모는 약간 작은.(그런데 그럼 빌리 영화에 나오는 그 극장은 어디지;)

들어가니 바로 오른쪽에서 가위손 브로셔, 프로그램, 티셔츠 등을 팔고 있었.......... 아니, 저게 뭐야 그그그그그그러니까 저건! 카맨 디비디다!!!!!!!!! 헉!!!!!!! 나의 고생을 돌려줘orz 구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지만, 만, 아악 나 완전히 삽질한 거잖아?orz 으워워워; 흑흑... 지금 생각해보니 카맨 씨디, 넛크래커 디비디, Play without Word 씨디 등도 있었던 것 같다. 아, 아담 쿠퍼의 달력도. 여튼 카맨 디비디하고 가위손 브로셔를 샀다. 프로그램은 캐스팅 나와있고 설명 좀 있고 사진 좀 있는 거고 브로셔는 전 페이지가 사진으로 꽉 차있는 화보집 같은 거라더라. 그 얘기 듣고 어차피 프로그램은 내한 공연 때도 나올테고 이왕이면 한글로 설명되어 있는 편이 낫겠지(..) 싶어서 냉큼 브로셔를 달라고 했음. 그랬더니 누가 출연 했는지를 모르겠다.;;

좌석은 오케스트라 뒤로 다섯 번째 줄. 그러고보니 여행 가서 봤던 공연 중에 녹음된 음악으로 하는 공연은 하나도 없었네. 조금 일찍 들어갔더니 사람이 거의 없다가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순식간에 꽉 찬다. 내 왼쪽 자리에 앉으려는 사람들이 와서 살짝 쳐다 봤는데, 아이고어머니맙소사, 파리에서 봤던 제이슨 일본 팬들이다.OTL 막공 때는 내 오른쪽 옆에 앉더니 이번에는 바로 왼쪽?! 우연도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나;;;; 백조에 낚인 사람들은 가위손에도 낚인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츄에이션? 역시 뼈 아저씨는 다단계 피라미드 사업자??

이때만 해도 '그럴 수도 있지 하하하하하하;' 모드였다. 그래,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는 거지. 나도 놀랐지만 저쪽도 놀랐을 거야. 아하하...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왼쪽으로 시선 돌리기 민망하여 애꿎은 무대만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웬 동양 남녀가 수선을 피우면서 맨 앞줄 중앙에 앉는다. 내 심장 오늘 바깥 공기 좀 마시겠네. 남자는 처음 보지만 저 여인, 모가도르 옆문에서 파슨질 하던 분 아니냐고!!orz 영어가 아주 유창하고 서양 여인들과 같이 왔는데 성격이 매우 명랑, 제이슨 아버님께도 막 파파-_-라고 부르며 앵긴다던지 엔간한 무용수들한테 전부 카드를 써와서 안겨주고 미처 못 전해준 무용수가 무단횡단하니 자기도 차도에 뛰어들며 기어이 전달하고 돌아왔던, 아주 막강한 포쓰의 그분이시다. 허극. 세상에 이런 일이.

여기서 끝이면 시작도 안 했다. 인터미션 때 막강 포쓰 팬분이 다른 사람을 만나서 얘기하는 걸 봤는데 이 분은 또 나하고 같이 R열에 앉았던 팬이다.OTL 뭐냐고 이거. 오늘 제이슨 팬들 계모임이야?ㅜㅜ 어떻게 팬 다섯 명이 한날 한시에 같은 공연을 보러 올 수가 있지. 여기에 제이슨만 있으면 완벽하겠네.orz

(백지 상태에서 가위손 내한 공연을 보고 싶으신 분은 이 아래는 패스하심이...)
브로셔 사진으로 때워보는 가위손 잡상
표지의 은박 로고. 스캐너가 너무 구형이라서 사진을 또 사진으로 찍어 올려보겠음.;
(그나저나 백조도 브로셔 좀 만들어 주지이이이이 십주년이라매 너무 박한 거 아니오?-_ㅜ)
박사에게는 에드워드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었지만 벼락이 치던 날 가위를 가지고 놀다 그만 감전사하고 만다.
영화에는 없는 부분. 저 폰트 참 이쁘다.
에드워드의 가위손은 플라스틱 재질이라고 함.
가위손의 움직임이나 그걸 춤 속에서 다루는 방식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 에드워드의 피부-_-인지 옷인지는 가죽 쇼파를 뜯어 만들었다는 설정.
아래 사진은 마을 사람들. 가운데 앞이 킴네 가족이고 그 뒤에가 킴의 남자친구네.
킴의 아버지는 디비디의 왕자님 스콧 앰블러씨라던데... 보고서도 안 믿기는 이 심정;
꿈에서 춤 추는 킴을 보는 에드워드.
아래는 무슨 가든 파티같은 걸 하는 모습. 에드워드 환영 파티였나...
아, 그러고보니 울타리에 웰컴 에드워드라고 붙어 있었는데 사진에는 없구나.
왼쪽에서 세번째가 소피아. 음, 왕자님의 여자친구는 이런 동네에서 나고 자란 거로군. 끄덕끄덕.(<-)
환상 속에서 가위손이 없는 에드워드와 킴의 듀엣. 그리고 저 뒤의 나무들도 모두 무용수들.;
이전까지는 가위손으로 인해 다가설 수 없는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더 와닿는달까.
아래는 '살롱 에드워도' 장면. 머리카락 자르는 거나 나무 다듬는 걸 어떻게 하나 했는데, 감쪽같이 해낸다.
에드워드를 꼬시는 이웃집 부인이 참 끈적끈적하심.-_-
좋아하는 사진이라서 단독으로 찍어봤음.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킴의 남자친구가 계속 술을 주는 바람에 취한 에드워드는 킴의 동생을 다치게 한다.
이게 마을 사람들이 에드워드에게 등을 돌리는 주원인이 되는데, 사실 갈등구조 치고는 조금 약한 느낌.
아래는 킴의 얼음 조각을 깎는 에드워드와 춤 추는 킴.
영화에서도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지만 공연에서도 굉장히 예쁘다.
가위손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동영상을 볼 수 있음.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은 박사의 집으로 도망친 에드워드와 그를 쫓아온 킴의 듀엣.
가위손 없는 듀엣은 킴의 상상이었지만 이 듀엣은 실제로 추는 것이기에 더 감동적.
그 가위손이 있어도 두 사람은 춤을 출 수 있는 것이다.
브로셔 뒷 표지. 마지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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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색감이 이쁘고, 소품도 아기자기하니 좋았다. 배경에 하늘 표현한 게 진짜 최고다. 내가 본 뼈 아저씨 작품이야 백조하고 가위손 달랑 둘 밖에 없지만 호두까기 인형이나 다른 작품들 사진을 보면 어쩐지 이런 무대 스타일이 뼈 아저씨 원래 전공;인가 싶기도. 백조도 스완크 바 장면같은 게 있긴 했지만 가위손에 비하면 좀 심플이즈베스트-_-랄까 닥치고상반신-_-스러운 분위기랄까...(나야 항상 근육이즈베스트-_-)

그나저나 가위손, 런던에서는 런던이니까 보고 -_) 내한 첫공은 첫공이니까 보고 막공은 막공이니까 보고 -_) 뭐하는 건지 나도 모르겠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이미 내한 공연 오픈한지 한참 지나서 쓰는 거라 별 소용은 없을 것 같지만, 뼈 아저씨의 선물을 받고 싶으신 분은 최대한 앞 자리를 선택하세요. 이거하고 엔딩 부분하고 흰 글씨로라도 남길까 했는데 보지 말라고 하면 더 보고 싶어지는 법이라 안 쓸텝니다. 아무튼 아저씨 선물 덕분에 돌아갈 때는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씨였는데도 아주 즐거웠어요. 이런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뼈 아저씨 같으니라고.ㅜㅜ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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