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에 개봉했으면서 뭐가 벌써 15관이야! 라고 외치면서 급하게 달려가 보았다. 엄청 작은 상영관이었지만 사람들이 꽉 들어찬 걸 보고 메릴 언니 혹시 오스카 상 탔나 싶었는데 진짜 수상했네. 축하축하.

지루하다는 혹평을 보고 각오했는데 괜찮았다. 물론 영화 내용이 흥미진진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몰입감이랄까 화면에 집중하게 만드는 점에 있어서는 팅테솔스보다 나았다. 뭐 순전히 메릴 스트립의 연기에서 나오는 힘이지 각본이나 영상의 공은 아니었지만.

마가렛 대처의 정치적 행로에 대해 이미 알고 있고 더 심도 있는 내용을 영화에서 보길 기대했던 사람들한테는 이 영화가 별로였을 것 같긴 하다. 난 워낙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꽤 재밌었음. 내가 정치인 대처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탄광 파업(빌리 엘리어트에서)/ 공교육 시망(수업에서)/ 급식 시망(제이미 올리버-_;) 뿐이었으니까. 아이고 빈약해.

이 영화에서 다루는 건 정치인 대처라기보다는 한 사람에게 일평생 절대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은 한 명의 인간. 그리고 현재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평소의 나라면 로맨스따우개나줘/인생이란참허무하군 하고 넘어갔을 지도 모르겠는데 메릴 언니의 연기가 나를 울렸음ㅋㅋㅋ 시발 언니가 데니스를 보낼 때 내 애꿎은 왼손 검지에 엄지 손톱 자국만이 깊게^_T 안 보내면 안 되는 거였나요 흑. 내가 영화 제목을 지었다면 엠티와 디티-_;라고 했을 듯. 철의 여인 따위가 다 뭐야. 흥. 하여간 일과 사람 둘 다 가진 인생이라니 대처 언니 대차게 성공하셨네예.

메릴 언니야 언제나 존잘이지만 젊은 시절의 데니스로 나온 배우도 좋았다. 연기이긴 해도 마가렛을 보는 시선에 애정이 철철 넘치더만. 낙천적이면서 유머 감각 있고. 이런 얄상한 얼굴에 끌린 건 처음인데 입매가 참 개구지다. 대처의 젊은 시절부터 전성기에 이르는 푸른색 의상의 향연도 꽤 인상적이었다. 사임하기 직전에는 붉은색이나 검은색 의상이다가 사임하던 날에는 새빨간 옷이던데 실제로도 그랬는지, 무슨 의미라도 있는지 궁금함. 그리고 생각이 말이 되고,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성격이 되고, 성격이 운명이 된다던 말은 정말 명언이었다. 뜨끔했긔.


덧: http://www.imdb.com/media/rm3158224896/tt1007029
젊은 데니스 배우 사진이라도 있나 들어갔다가 티저 포스터 보고 뿜음. Thatcher Enough Already/ 논란이 많은 블렌드/ 엄격한 품질 아놔ㅋㅋㅋㅋ 선거 포스터에 낙서한 버전들도 웃기다 오큐파이 트라팔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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