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이 심하게 구린 디비디+노트북 대신 고화질+노트북으로 TV에 연결하면 어떨까 싶어서 이리저리 궁리하고 있으니 엄니가 새로 산 영화냐고 관심을 보이시는 거다. 요즘 극장에서 볼 영화가 없어 심심하셨던 모양. 그래서 1화를 같이 봤다. 시작 전엔 이거 재미 없으면 보다가 운동이나 갈란다, 드라마 초반에는 연근 조림 확인한다고 계속 왔다갔다, 이러시던 엄니가 점점 집중하시더니 결국 연근을 태우셨음.


엄니가

우리 엄니가

연근을 태웠다고

그것도 드라마를 보다가


간장 냄새가 심하게 나는데도 가만히 계시기에 괜찮은갑다 하고 말았더니 한참 후에야 부엌으로 달려가시면서 "아이고 너무 재밌어서 깜빡했네" 라고 하시는 거. 이제까지 내가 살면서 내 취향인 그 어떤 재미있는 책/영화/드라마/공연/기타등등이라고 추천해 줘도 기껏해야 볼만하네 정도가 최고의 칭찬인, 이런 엄니 아래서 어떻게 나 같은 덕녀가 나왔나 싶었던 우리 엄니가. 셜록을 보다가 연근을 태웠어. 말세다 <

다 끝난 다음에는 이거 사실 영화 아니고 드라마라서 두 편 더 있다고 슬쩍 찔러 봤더니 급 반색까지 하시는 거.오마갓 BBC 당신들은 대체 뭘 만든 건가요. 나 우리 엄니가 속편에 관심 보이는 거 처음 본단 말이다. 나야 이미 덕심동인심빠심 삼중 보안으로 충만해서 뵈는 게 없는 상태지만 이런 일이 생기니까 새삼 셜록이라는 드라마가 물건은 물건이구나 싶었음.


갑자기 떠오른 모리어티 관련 의문점

1. 1화의 범인이 암시했던 것처럼 '모리어티'는 어떤 단체의 이름이고 3화의 모리어티는 그중 한 명일 수도 있지 않나 물론 그 단체의 수장일 수도 있겠지만
2. 3화의 미술관 관장이 아르헨티나에서 만난 노인은 누구인가
3. 3화에서 모리어티가 보내온 보헤미안산 편지지와 그 위에 쓰인 여자의 필체는 대체 왜 아무런 언급도 안 되고 끝난 것인가. 2시즌에 진짜레알정말 아이린 애들러가 나온다는 암시인가 그렇다면 아이린 애들러와 모리어티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 설마 아이린 애들러는 페이크고 관장이 모리어티였다 이런 건 아니겠지


아오 메이킹하고 코멘터리도 스크립트 정독하고 다시 봐야 할 텐데 졸려... 일단 출력은 해놓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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