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경기 때 돈 내기를 했다가 이겼었는데, 또 내가 생각한 대로 돼버렸다. 1:2 를 선점 당해서(중복 불가인데 삼육구-_-에서 첫빠로 지는 바람에 점수 선택하는 순서가 마지막이었음) 내기에서는 졌지만서도. 이번 판돈이 더 컸는데 아쉽군. 쩝. 그나저나 이제까지 살면서 이런 거 맞힌 적이 없었는데 기분이 묘하네.;

저번에 내 앞 사람들은 다 한국이 이기는 쪽으로 걸기에 어차피 비겨도 올라가니까 하고 2:2 찍었는데 글케 됐고, 이번에도 본 내기 시작하기 전에 나 혼자만 한국이 진다고 그래서ㄲㄲㄲㄲ 선생님이 "넌 현실주의자다" 라기에 난 "내가 애국자가 아니라서 그럼ㄲㄲㄲ" 이러고.

미국 사람들은 월드컵 생각하기를 한국 사람들 윔블던 보듯 한다던 선생님께서 평생 처음으로 즐겨보는 월드컵인데 끝나버려서 안타깝. 지만 불면증에 시달리던 나로서는 더 이상 집 바로 옆의 카페&술집에서 새벽마다 지롤 떠는 소리에 경기 일으키며 깨어나지 않아도 되어 행복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임.

근데 내일이 일요일이라는 걸 깜빡했네. 하루 종일 짜증내는 소리를 어떻게 견디냐. 독서실로 피난이나 가야지.


덧: 2002년에는 저주받은 고삼이라 못 봤지만 동시에 고삼이라 더 관심을 가졌었다. 딴 걸로는 놀 수가 없었거든. 근데 월드컵이라면 용납되는 분위기였거든. 거리 응원까지는 안 나갔지만 야자 감독 안 하고 교무실에 모여 경기 보던 선생님들 몰래 교실 티비 켜놓고 본다던가. 독서실에서 교복 치마 위에 빨간 티 입고 독서실 아저씨와 같이 본다던가. 그러다가 이겨서 밖으로 튀어 나갔더니 온 거리가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던가. 그 해 코믹은 국대 동인으로 아름다웠다던가. 황홍♡이라던가. 물론 나의 최애 국대는 엘라스틴홍주장님. 내 취향은 그 때도 확고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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