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는 크리스마스라는 게 정말로 가족을 위한 명절인듯, 25일 하루종일 모든 교통수단이(택시 제외) 올 스탑했었다. 후덜-_);; 그에 따라 기숙사에서는 24일 저녁부터 26일 아침까지 문을 아예 잠궈버렸고, 여행도 집에도 가지 않은 사생들과 수녀님들끼리 파티 비슷하게 했는데

이틀사이 2kg 쪘어

ㅅㅂ... 여기 오기 전에 6개월동안 간신히 6키로 뺐는데 2키로만 더 찌면 원상복귀 하겠다!!


일주일 전부터 시크릿 프렌드 게임(우리나라에서 마니또라고 하는 듯 처음 해봤다) 했는데 선물 테마를 정해서(상대방을 묘사하는 물건이라든가 퍼니하고 유스풀-_-;;한 거라든가) 나는 선물 줘야하는 사람이랑 받는 사람 둘 다 시스터였고, 암튼 이거 하느라 돈이 꽤 깨져나갔고ㅠㅠ 이틀에 한번씩 하면 딱인데 거의 매일같이 해서.

24일 밤에는 수녀님들이 저녁을 준비해주셨고(고기랑 수프랑 크리스마스 푸딩에 후식에 기타등등) 저녁 먹기 전에 사생 세 명이 각각 천사와 마리아와 요셉;; 분장을 해서 아기 예수 탄생 연극?도 하고 그랬음. 내 생에 가장 종교적인 크리스마스였다.; 그리고 미사 갈 사람들 갔다오고 자정 쯤에 시크릿 프렌드 밝히면서 스페인에서 크리스마스 때 먹는다는 빵이랑 핫초콜릿 마시고; "우리 사육 당하는 건가 가둬두고 먹을 것만 주시네 ㅎㄷㄷ" 하다가도 막상 먹을 것이 앞에 오니 다들 군소리 없이 냠냠 -_);

25일 점심은 사생들이 각자 고향 음식 준비해서 부페식으로 먹었다. 한국 음식은 잡채에 미역국에 김치볶음밥 김치전 호박전 완전 명절 음식 삘; 배터지게 먹고 낮잠 자는데 애들이 불러줘서 저녁으로 김밥이랑 라면 먹고 내 방 와서(내 방 있는 복도에 지금 나밖에 안 산다 새벽까지 술 마시고 떠들기 딱 좋은 천혜의 환경ㄲㄲㄲ) 통나무 케익에 베일리스 마셔주고

이러니 2키로가 안 찌고 배겨?^_T

26일은 박싱데이였는데 센트럴 나가기 귀찮아서 동네 갔더니 늠 한적해서 실망했음. 니트만 하나 사서 왔다. 다른 애들은 27일 해롯 백화점 세일 간다는데 명품에 별 관심이 없어서 안 갔다. 사실 명품 보다도 개장 몇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길가에 줄줄이 서있고 경찰들이 라인업히어!스탑!고쇼핑!! 해준다는 진풍경은 보고 싶었는데 그 아수라장에 껴있고 싶지는 않았숴...

엄니랑 여행 가는 건 내가 짜야 하는데 여행사에 문의해놓긴 했으나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성에 안 차서 결국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할 듯.-_-;; 항상 이런 식이네.; 항공권이나 숙소는 쉬운데 기차편이 복잡하다. 꽥. 유랑 보면서 공부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가 아빠가 급분노 하셔서 여행 자체가 취소될 뻔도 했는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_);; 조금이 아니라 많이 죄송하긴 한데 나도 모르겠다. 진지하게 마주할 기회가 10년 동안 최소 다섯번은 있었는데 너무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도피 삼아 이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같은 공부라면 임용보다 차라리 이쪽이 좋은데. 귀국하면 제일 먼저 퍼ㅍ레인에나 가볼까. 내 마음 나도 몰라...ㅇ<-<

마음이 허한 이유가 동인 토크를 4개월간 전혀 못 했기 때문임을 깨달았음. 안 선생님 동인지가 보고 싶구요... 만화책도 보고 싶구요... ㅅㅂ 4개월동안 쌓인 신간들이 눈 앞에 어른거려!! 티비 없이는 살아도 인터넷과 만화와 동인이 없으면 못 사는구나.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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