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모게시판에서 히든이라는 영화가 잠깐 언급된 걸 본 것 뿐이었다.

내가 어릴 때 TV에서 딱 한번 봤음에도 절대 머리 속에서 떠나가질 않는 영화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히든이었다. 왜냐면... 주인공이 겁내 잘 생겼기 때문이었음.

오죽하면 내가 초딩 때 본 영화의 제목을 이날 이때까지 기억하고 있었겠남. 발음도 음청 괴상한 히'든'이라는 단어를 말이다. 그때 영화 끝나고 사전 찾아보면서 '아 그래서 히든이구나!' 라고 깨달음을 얻고는 힘 안 들이고 영어 단어 하나를 외운 나... 이것이 산 교육. <-

몇년 전만 해도 이 영화 검색했을 때 관련 정보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나만 좋아하는 완전 3류-_-;영화인 줄 알았는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 은근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주인공역을 한 배우의 이름이 카일 맥라클란이라고 하는데 어서 많이 들어봤다 했더니 트윈 픽스의 데일 쿠퍼 형사로 유명한 사람이었음. 최근에는 SATC에서도 나오고 위기의 주부들에서도 치과 의사로 나왔다고 함. 출연 영화 리스트에는 무려 쇼걸과 고인돌 가족이-_-;;;;

최근 사진인듯. 언뜻 뼈아저씨가 생각나는 얼굴이 되셨다. 뼈아저씨도 제법 미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_-;;(지금은 후덕하시지만 매튜 본과 그의 날개 책에 실린 예전 사진들 보면 제법... 그렇다규) 뭔가 내 취향의 새로운 계보가 세워진 이 기분. 사실 그 계보에 제이이 벨도 넣고 싶음

그런데 이 영화 십구금이다... 뭐야 이거... 십구금 영화를 보고도 별 충격 안 받은 나는 또 뭐고 그걸 같이 본 아부지는 또 뭐지. 공중파니까 대충 잘라냈나?

외계인이 등장하는 80년대-_- 영화인지라 황당하다면 참 황당한 내용인데(거의 B급컬트영화 쯤으로 분류되는 모양임) 어린 눈에는 그저 주인공이 으찌나 잘 생겼는지 나중에 드러난 사연마저도 그를 더욱 우수에 찬 그대-_-;;;;로 보이게 했을 뿐이었다. 도대체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저리 생각했었는지 나도 모르겠음. 아마 당시에는 총체적 쇼크로만 느꼈을 거다. 하여간 꽤나 강렬한 체험이었다. 재미없다며 하품하는 아부지 옆에서 정자세로 앉아 눈을 빛내며-_-;;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봤으니.

그리고 십 몇년이 지난 오늘, 이 영화의 DVD가 발매됐었다는 걸 알았지만 당연히 품절된지 오래. 어떤 사람이 부록으로 나왔던 걸 3000원에 판다는 글을 올렸길래 쪽지 보내놓고 혹시나 해서 디비*바에 들어갔더니, 이럴수가, 중고지만 있는 거다.OTL 디*디바 이 무서운 쇼핑몰... 게다가 1600원이다.(만육천원이 아님 천육백원 ㅇ<-<) 이것은 좀 더 질러보라는 지름신의 뜻??

그래서 지른 품목들은 다음과 같다-┏:
히든 (중고로 천육백원...)
앤드류 로이드 웨버 - 로얄 알버트홀 셀러브레이션 (신품인데 삼천원-_-)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73년도판 (한 부분 재생 끊긴다고 무려 공짜. 대신 포인트 100점 삭감)
사구(듄) (카일 맥라클란의 다른 영화ㄱ- 중고 오천원)

마지막 품목에 주목. 이제까지 한 번도 안 해봤던 '한 배우의 작품 쓸어모으기'의 조짐이 보인다. 비고씨 것도 안 모았건만.;;(생각난 김에 히달고 검색해보니 아예 품절 에헤라디야 orz)

저기에서 끝났으면 말을 안 함

그 뒤 교보에서 지른 품목들은 또 다음과 같...:
트윈픽스 극장판 (역시 카일 맥라클란 출연 영화, 이거 원래 드라마라는데 보고 싶다!)
배트맨 비긴즈 (행사가로 사천원-_-;;)
슈퍼맨 리턴즈 (배트맨을 샀으니 슈퍼맨도, 게다가 이건 영화관에서 못 봤음)
배트맨 앤솔로지 박스셋 (44% 할인...)
천하장사 마돈나 (원래 사려고 했었어 사려고 했었다규)
300 (.........................스틸북 포함 한정판...)

일시품절이라서 대기 중인 것들은:
브로크백 마운틴 (1년 반밖에 안 됐는데 왜 벌써 품절이고 난리ㄱ-)
터치 오브 핑크 (카일 맥라클란 주연 영화 쿨럭;; 그것도 무려 퀴어로맨틱코미디라고 해서 눈이 히떡 뒤집힘)
블루 벨벳 (또 카일 맥라클란 영화, 출연작 중에 가장 평이 좋다)

발매되면 살 예정:
폭력의 역사 (비고씨가 오나전 잘 빠지게 왔는데 안 살 수가 있나!)
트랜스포머 (내 평생 로봇에 발려보긴 처음이구요)
캐리비안의 해적 123 박스셋 (내가 이거 나오면 사려고 2003년부터 기다렸슴매)
스타워즈 프리퀄 박스셋 (클래식도 샀으니 짝을 맞춰야... 근데 왜 소식이 없지?)
해리 포터 5 (에헴......사실 좀 고민 되긴 한다. 알피도 사려다 말았음)


게시판의 소소한 글 하나가 한 사람에게 이런 지름 광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것을 그거 쓴 분은 아실까.ㅇ<-<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놓는 게 정신 건강상 이로울지도 모르겠지만 뭐, 이미 배송 중인 지름.

이 외에도 CSI랑 하우스 저번 시즌 못 본 에피들도 밤새도록 다운 받고 인코딩 해서 피엠피에 옮겨놨구요... 이것의 어디가 공부하는 인간의 자세란 말인가! 라는 소리가 저기 어디쯤에서 들려오는 것도 같은데 무시하고-_-;;

엠피삼의 배터리도 어떤 분이 파시겠다고 오늘 연락 주심. 4월에 올라왔던 중고장터 글이라서 기대 안 하고 있었는데 우헤헤. 앞으로 2년은 더 쓸 수 있겠다. 아 기쁨이 넘쳐나는 지름 라이프.(그리고 얇아져 가는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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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덧: 지름 품목들 도착했다.
이 모든 것이 놀라운 가격 십만육천구백원!! 지금 전화~주셔도 제겁니다(..)

평균 내면 개당 만원도 안 된다. 안습... 나야 좋지만-_- 게다가 8개는 2disc 인 걸 감안하면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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