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kr.dcinside7.imagesearch.yahoo.com/zb40/zboard.php?id=cartoon&no=96290
과제 하다말고 노닥거리던 내 뒷통수를 시원하게 후드려 팬 만화. 연갤 구경 안 간지 꽤 오래 됐는데 아놔...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소름끼치는 느낌 되게 오랜만이다. 이 분 정말 본좌급. 내가 이래서 만화를 사랑한다니까.
고우영 화백을 처음 안 게 초등학교 4학년, 큰삼촌 방에서 십팔사략을 건졌을 때였나. 왜 건졌다고 표현하냐면 당시 내 취미가 '남의 집 놀러가서 책장 뒤지기' 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4학년 무렵은 애들용 책에서 슬슬 어른들이 보는 활자 작고 빽빽한 책으로 눈을 돌릴 때였다.(그렇다고 내가 건실하며 학구적인 소녀였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 게... 그 무렵 건진 책이 마계마인전(로도스도 전기), 퇴마록, '소설' 목민심서, '소설' 토정비결, '소설' 동의보감 등등이었다. 나의 미래를 한 눈에 밝혀주는 이 라인업-┏) 그러고보면 첫사랑님하인 홈즈씨는 작은삼촌 방에서 만났지.; 하여간 외가 쪽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이 환영받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4남매 중 가장 책을 좋아하는 분이 바로 큰삼촌 되신다. 어느 정도냐 하면 시중에 있는 삼국지는 작가별로 다 가지고 계실 정도.(물론 고우영 삼국지도 포함) 이제는 큰 외숙부라고 불러야 쓰겄으나 십년 이상 입에 붙은 호칭이 쉽게 떠나지를 않아서리. 친/외 호칭도 어릴 때는 시골/답십리 였다. 초등학교 들어가서 내가 답십리할머니라 부르는 분이 사실은 외할머니였다는 것을 알고 기분이 어찌나 묘했던지. 그런데 내가 배운 것 좀 써먹겠다고 '외할머니'라고 했더니 할머니께서 되려 섭섭해 하셨다고 한다(..). 나중에 엄니께 들었음. 그래서 그 뒤로도 몇 년간 우리 외할머니는 답십리할머니셨다. 아니 근데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지금도 기억 나는데, 당시 신혼이었던 큰삼촌 집에는 방이 두 개였다. 하나는 안방, 하나는 서재. 방문을 열면 한 쪽 벽을 채운 책장과 그 안에 빽빽하게 꽂힌 책들. 당연하게도 대부분이 내가 읽을 수 없는 책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고우영님의 십팔사략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얘넨 만화니까(..). 그 특유의 성인용 입담이나 묘사 장면을 다 이해할 수 있었던 건 몇 년 후였지만, 그 때는 뭣도 모르면서 보고 또 보고 그랬다. 재미있으니까. 나중에는 아예 세트째로 빌려가서 1년 정도 우리 집에 막 굴렸는데 지금은 그저 빌려주신 큰삼촌께 감사할 뿐이다. 나 같으면 절대 안 빌려준다. 애가 책을 무슨 꼴로 만들지 모르는데 그걸 빌려주냐 미쳤다고...orz 몇 년 뒤에 삼촌 딸이 피*츄를 그려달라고 했을 때 군말없이 그려준 이유가 이 때문이었음. 하도 찔려서.-_-
그래서 결론: 말만 하지말고 고우영 화백 콜렉션 얼른 완성하자. 일단 십팔사략하고 삼국지.
지르려고 갔다가 고뇌 중: 일지매도 좋고 임꺽정도 좋은데...... 아이고 사려고 보니 왤케 많냐.OTL
위 만화 또 보고: 다 좋지만 '배트맨이라고 불러라' 여기랑 그 앞뒤 컷들 오나전 예술d-_ㅜb '조지고 부신다' 캡! 이런 오마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오랜만에 닥치고 힛갤 백만개 쎄워주고 싶은 이 심정.
5일 덧: 시험 공부 중 머리를 비우고 십팔사략과 삼국지 지름.@_@ 쿠폰과 마일리지로 만팔천원 할인 껄껄껄... 후환이 두렵군. 엄니 죄송혀유. 근데 왜 같은 팔만원이라도 책이 공연 티켓보다 체감 공포가 더 클까. 스무 권과 한 장인데.
01:20
과제 하다말고 노닥거리던 내 뒷통수를 시원하게 후드려 팬 만화. 연갤 구경 안 간지 꽤 오래 됐는데 아놔...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소름끼치는 느낌 되게 오랜만이다. 이 분 정말 본좌급. 내가 이래서 만화를 사랑한다니까.
고우영 화백을 처음 안 게 초등학교 4학년, 큰삼촌 방에서 십팔사략을 건졌을 때였나. 왜 건졌다고 표현하냐면 당시 내 취미가 '남의 집 놀러가서 책장 뒤지기' 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4학년 무렵은 애들용 책에서 슬슬 어른들이 보는 활자 작고 빽빽한 책으로 눈을 돌릴 때였다.(그렇다고 내가 건실하며 학구적인 소녀였냐 하면 그렇지도 않은 게... 그 무렵 건진 책이 마계마인전(로도스도 전기), 퇴마록, '소설' 목민심서, '소설' 토정비결, '소설' 동의보감 등등이었다. 나의 미래를 한 눈에 밝혀주는 이 라인업-┏) 그러고보면 첫사랑님하인 홈즈씨는 작은삼촌 방에서 만났지.; 하여간 외가 쪽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이 환영받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4남매 중 가장 책을 좋아하는 분이 바로 큰삼촌 되신다. 어느 정도냐 하면 시중에 있는 삼국지는 작가별로 다 가지고 계실 정도.(물론 고우영 삼국지도 포함) 이제는 큰 외숙부라고 불러야 쓰겄으나 십년 이상 입에 붙은 호칭이 쉽게 떠나지를 않아서리. 친/외 호칭도 어릴 때는 시골/답십리 였다. 초등학교 들어가서 내가 답십리할머니라 부르는 분이 사실은 외할머니였다는 것을 알고 기분이 어찌나 묘했던지. 그런데 내가 배운 것 좀 써먹겠다고 '외할머니'라고 했더니 할머니께서 되려 섭섭해 하셨다고 한다(..). 나중에 엄니께 들었음. 그래서 그 뒤로도 몇 년간 우리 외할머니는 답십리할머니셨다. 아니 근데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지금도 기억 나는데, 당시 신혼이었던 큰삼촌 집에는 방이 두 개였다. 하나는 안방, 하나는 서재. 방문을 열면 한 쪽 벽을 채운 책장과 그 안에 빽빽하게 꽂힌 책들. 당연하게도 대부분이 내가 읽을 수 없는 책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고우영님의 십팔사략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얘넨 만화니까(..). 그 특유의 성인용 입담이나 묘사 장면을 다 이해할 수 있었던 건 몇 년 후였지만, 그 때는 뭣도 모르면서 보고 또 보고 그랬다. 재미있으니까. 나중에는 아예 세트째로 빌려가서 1년 정도 우리 집에 막 굴렸는데 지금은 그저 빌려주신 큰삼촌께 감사할 뿐이다. 나 같으면 절대 안 빌려준다. 애가 책을 무슨 꼴로 만들지 모르는데 그걸 빌려주냐 미쳤다고...orz 몇 년 뒤에 삼촌 딸이 피*츄를 그려달라고 했을 때 군말없이 그려준 이유가 이 때문이었음. 하도 찔려서.-_-
그래서 결론: 말만 하지말고 고우영 화백 콜렉션 얼른 완성하자. 일단 십팔사략하고 삼국지.
지르려고 갔다가 고뇌 중: 일지매도 좋고 임꺽정도 좋은데...... 아이고 사려고 보니 왤케 많냐.OTL
위 만화 또 보고: 다 좋지만 '배트맨이라고 불러라' 여기랑 그 앞뒤 컷들 오나전 예술d-_ㅜb '조지고 부신다' 캡! 이런 오마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오랜만에 닥치고 힛갤 백만개 쎄워주고 싶은 이 심정.
5일 덧: 시험 공부 중 머리를 비우고 십팔사략과 삼국지 지름.@_@ 쿠폰과 마일리지로 만팔천원 할인 껄껄껄... 후환이 두렵군. 엄니 죄송혀유. 근데 왜 같은 팔만원이라도 책이 공연 티켓보다 체감 공포가 더 클까. 스무 권과 한 장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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