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짐 브래스 경감, 검시관 로빈스 박사, 워릭, 그리썸 반장, 새라, 캐서린, 닉, 그렉

1. 저번 주 일요일에 했던 CSI day는 조발표 때문에 홀라당 날렸음. 그래도 쿠엔틴 타란티노가 맡은 시즌 5 마지막 화는 기를 쓰고 챙겨봤다. 타란티노 이 개믈.-_- 웬만한 영화 한 편보다 더 소름끼쳐. 지금 OCN에서 하고 있는 시즌 6은 아예 전편을 타란티노가 맡았다고 함. 타란티노가 CSI의 엄청난 팬이어서 제작자들을 만날 때마다 첫 화부터 전부 다 봤다고, 굉장히 좋아한다고 매번 말했다나.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에 참여하는 것은 팬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가 아닐까. 부럽삼.

이 화는 닉 스톡스 편의 하나로 편성된 모양이다. 그 앞앞은 닉과 눈 맞은 여자 다음날 변사체 된 얘기고 앞은 닉이 무려 남자 스토커에게 죽을 뻔 한 얘기였음. 그리고 이어지는 닉 스톡스 쌩고생편의 대미를 장식하는, 시즌 5 마지막 화 '생매장'. 어떻게 한 캐릭터를 대표해서 뽑힌 화들이 죄다 이 모양인지 참 안습이다. 유리관에 갇혀 흙 속에 파묻힌 닉을 보니 이건 영락없는 백설공...이 아니라, 내가 눈물이 다 나더라. 전에 스토킹과 납치는 히로인의 조건이므로 닉이야말로 라스베가스의 진정한 히로인-_-이라고 한 적 있는데 함부로 할 말이 아니구나 싶었을 정도였음. 미안 닉. 근데 당신 히로인 맞아(..). 닉 역의 조지 이즈, 내가 목 굵은 사람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터라 외모만으로는 가장 비호감이었는데 이 에피소드를 보고 호감도 왕창 상승했다. 우웃.

라스베가스 요원들의 가족스러움이 가장 잘 나타난 에피였음. 그리썸 아빠에 캐서린 엄마에 워릭 형, 사랑받는 둘째 닉, 그 아래로 새라와 그렉. 이라는 느낌.

최고의 대사는 역시, 마지막에 그리썸이 에클리에게 말한 "I want my guys back." 되겠다.


2. All About CSI는 제 시간에 못 봤고 녹화 떴다가 나중에 봤다. 다른 건 그렇다치고, 그리썸이 수염을 기른 것에 대해서 나레이터가 "결코 히딩크 감독과의 차별화를 위해 기른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해서 조낸 쳐웃었음. 은근히 신경쓰고 계셨던 겁니까 히반장님?ㅠㅠ(사실 저 멘트는 우리나라 방송에만 있는 것 같지만, 아무튼) 근데 난 수염 없는 게 더 좋아욧. 없는 편이 좀더 소탈하고 털털하고 절대 반장스럽지 않은 동네 아저씨 분위기라서. 랄까 수염 있으면 지나치게 멋있어져...!(야)

적응 안 되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그렉이 현장 요원으로 뛰는 모습. 내 기억 속에 그렉은 언제나 DNA실에서 굉음같은 각종 락과 헤비메탈을 틀어놓고 괴상한 마스크나 모자나 안경을 쓰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유리 벽 너머로 쳐다보거나 말거나 몸을 흔들다가 다른 요원들이 들어와서 어이없는 얼굴로 음악을 끌 때서야 멋쩍은 표정으로 할 일에 집중하는... 이런 이미지라서. 진중한 자세로 현장 일을 하는 걸 보니 적응 심히 안 된다. 솔직히 말하면 심심해. 우리 귀여운 그렉을 돌려줘. 그리썸 앞에서 괜히 잘난 척 하다가 본전도 못 뽑는 그렉이라거나, 새라에게 슬쩍 고백했다가 깨끗하게 차이는 그렉이라거나, 닉에게 장난쳤다가 분노의 눈초리에 깨갱 물러나는 그렉이라거나, 그리썸의 실험 대상이 되어 발바닥에 염증이 걸린 그렉이라거나, 감사원에게 쫄아붙어 속삭대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렉이라거나, 거나거나거나. 아이구 이런 약방의 감초. 그냥 DNA실에 있어주면 안 되겠니?


3. 내가 미는 라스베가스의 커플 중 한 커플의 가능성이 사라졌으므로(워릭바보멍청이해삼멍게말미잘) 남은 것이 그리썸과 새라인데, 이 둘에 대한 스포일러를 보고 말았다. 후... 이번 여름 방학의 목표는 라스베가스 시즌 6까지 섭렵하는 거다. -_) 시즌 7부터는 기필코 실시간으로 봐줄테다.


덧: 무서운 이야기. 벌써 올해가 반이 지나갔고, 내일은 월요일이다.
주말에 과제를 미리 해놓겠다던 나의 결심은 어디로...orz 해서 인터넷 끄고 과제하러 감.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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