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관광은 고사하고 끼니조차 아침만 먹고 점심 저녁 다 건너 뛰었음. 고로 일기 끝.
17일 낮공 제이슨-웨이크필드
17일 파슨질 후기
17일 밤공 알란-펜링턴
덧: 아니 크리스 왕자님... 백조님 버리고 가출해서 뭐 하나 했더니!!!! 기절. 이런 만만찮게 아스트랄한 사람같으니ㅜㅜ(그보다 역시 현대 무용은orz) 이러니까 백조님이 맞바람 피우지 말입니다. 누가 해변에서 수영복에 튀튀 입고 춤 추래요??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주소 복사해서 들어가 보세요...orz
http://homepage.mac.com/chrismarney/PhotoAlbum24.html
클릭해서 보십시오. 썸네일로는 모릅니다. 랄까 왜 실루엣이 옆에 여자 무용수랑 다를 게 없소?orz 아무리 사진이라지만 어째서 로맨틱 튀튀를 입었는데 위화감이 없냐. 오늘부로 크리스 공주라고 부를까 보다.-┏
17일 낮공 제이슨-웨이크필드
이 날 낮공은 3시 시작. 왕자가 바뀐다고는 생각도 못 했기 때문에 너무 연달아 보려니까 좀 그렇네-_- 뭐 이런 사치스러운 심정으로 모가도르에 도착했다. 표를 찾으면서 내가 내일 표도 예매했는데 혹시 지금 찾을 수 없느냐고 물어봤더니 역시나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금발에 갈라진 턱에 링 귀걸이의 좀 느끼하게 생긴 남자였는데 내일 표도 샀습니까? 라면서 상당히 놀라워 했음. 그래요 샀수. 사실 나 있다가 저녁에도 또 올거고 내일도 낮, 밤 공연 죄다 볼 거란 말이오. 졸라 민망하오 당신 얼굴 앞으로 세번이나 더 봐야 하는데 서로 편하게 표 좀 한번에 주면 안 되시겄소-_-? 라고, 말하고 싶었다. 마음은. 제길.
1층 입구로 가면서 기둥에 붙어있는 캐스팅 종이를 슬쩍 쳐다봤다가 그만 딱 얼어버리고 말았다. 이게 뭬야 왕자가 바뀌었네!! 오 이거 또 새로운 경험+_+ 오오오 좋은데! 잘 하면 네 팀의 공연을 볼 수 있겠구나. 게다가 지휘자도 다른 사람! 해서 캐스팅은
백조/ 낯선 남자: Jason Piper
왕자: Simon Wakefield
여자친구: Agnes Vandrepote
여왕: Heather Regis Duncan
비서: Alan Mosley
지휘자: Melanie Thiebaut
다른 건 분명히 적었는데 이 공연은 깜빡하고 안 적어놔서 비서가 알란인지 피터인지 헷갈리지만 밤에 피터씨가 나왔으니 아마도 알란 모슬리씨. 지휘자는 여자 지휘자랄까 아줌마 지휘자.; 매우 격정적이고 예술적-_-으로 부풀린 파마 머리를 하고 계셨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아줌마 지휘자의 음악이 훨씬 듣기 편했다. CD 악보에 충실했다고나 할까. 아저씨 지휘자는 속도가 빠른데다 해석이 너무 개성적이라 무용수들이 박자 맞추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이 아주머니는 속도도 안정적이고 변박도 거의 쓰지 않았음. 대신 너무 느리다-_-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자리는 R 5. 열 위치야 똑같고 대신 좀 더 가운데에 가까운 좌석. 코트를 벗고 앉으려는데 같은 열에 동양 여자가 한 명 보인다. 감이 온다. 저 사람도 인터넷 예매해서 온 사람이로군.(아마 그 사람도 나를 보고 같은 생각을 했을 듯) 한국인이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음.
오케스트라 연습 소리를 들으면서 앉아있는데... 아니 여보세요, 왜 이제와서 떨리고 그러니 너.-┏;; 정작 어제는 담담하게 와서 숨 못 쉬고 나름 침착하게(..) 봤는데 오늘은 조짐이 이상타. 심장이 미친듯이 질주하는구나.
1막.
이러고 있다가 시작. 오늘이야 캐스팅 다 아니까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제이슨의 강력한 날갯짓을 감상해주고(아무리 그래도 당신인 거 다 알아-_- 뭐 이런 마음?) 시종들 등장. 앗싸 코디다+_+ 계단 시종은 아니지만 아무튼 오늘은 나오는구나. 도미닉은 없군.
이런 거 저런 거 다 지나가고 웨이크필드 왕자님 등장. 아니, 이런... 이거 좀 뜨악하네.(-┏) 보통 무용수들은 사진보다 실물이 나은데 이 왕자님은... 그거 다 사진발이었냐.OTL 프로필 사진 보면서 미청년과까지는 아니라도 좀 호리호리한 청년일 줄 알았는데, 그래서 내심 알란 백조와 어떤 그림을 보여줄지 기대했는데.(원래 중년+청년 조합에 약함 -_) 정작 실제로 보니 이 왕자님, 체격이 매우매우 건장하심. 그런데 키는 제이슨보다 작으니 전체적인 실루엣이 짧고 굵다. 허허.
그러나. 벗뜨.
이 체격 건장한 왕자님이 연기하는 왕자는 그야말로 어린아이였다.-_- 정말 딱 '몸만 큰 어린애'란 말이 떠올랐음. 귀엽다거나 철이 없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아무런 힘도 없는, 자신의 의지가 어떻든 주변 환경에 끌려 다녀야만 하는, 그런 어린애. 이 왕자의 '나를 봐주세요' 외침은 너무나 작아서 거의 들리지가 않는다. 얼굴은 항상 난처해 하거나 곤란해 하는 표정이고 결정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다 대는 버릇이 있다. 연약한 왕자님. 툭 건드리면 부서져 내릴 것 같은 유리 왕자.
그래서 첫인상이 뜨악했음에도 내가 펜 왕자보다 웨이크 왕자가 더 마음에 든다고 했던 것이다. 일단 이렇게 약한 왕자는 처음이라 신선했고(..) 펜 왕자님은 때때로 에너지가 넘쳐 백조가 없어도 괜찮을 것 같지만 이 왕자님은 백조님이 없으면 절대로 안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
나방 발레 끝나고 여왕과 왕자의 대치 부분에서도, 사실 이제까지 본 모든 왕자님들과 여왕님들의 대치 장면은 약간 좀... 저거 덮치려는 거냐-_-싶은 기분이 눈꼽만큼은 들었는데 이 왕자님과 여왕님의 대치는 정말 순수하게 '아이가 엄마에게 매달리는' 것으로 보였다.(뼈 아저씨 의도대로라면 전자에 더 가까워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왕자가 여왕에게 갈구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것이므로)
펜 왕자님은 소호 씬에서 술 마시고 약도 하고 취기에 즐거워라도 하는데 웨이크 왕자는 취해서도 계속 불안한 표정. 아 그리고 이 날 여자친구는 어제의 여자친구보다는 약간 더 오버 연기를 했다. 특히 박스석 들어가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면서 눈이 휘둥그레 가지고 손은 돈 표시-_-;를 해서는 좋아라 하는데 웃지 않을 수 없었음.
2막.
아하하...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조낸 좋습니다. :D:D:D:D:D:D
제이슨, 인간으로서 몸이 어찌 그리도 이쁠 수가 있소. 아니 인간이라서 가능한 거냐? 근육은 완벽하지 동작은 유연하지 춤은 막힘이 없고 아주 몸둘 바를 모르겠다. 그저 흐르는 침이나 닦으면서 볼 수 밖에. 게다가 그 근육에 땀까지 흐르기 시작하면 도대체 눈이 부셔서 제대로 뜰 수가 있나.(그래도 볼 건 다 본다) 광채가 나요 광채가. 크리스탈 백조가 따로 없어. 아니 크리스탈 백조에 유리 왕자라 이 또한 좋지 않은가!!
(-> 실제로 혼자 이 GR 하면서 보고 있었심)
보통 4막 진료 씬에서부터 속으로 '왕자님, 포기하지 말라구요;ㅁ;' 라고 응원(?)하게 되는데 웨이크 왕자는 2막에서부터도 절로 '힘내요 왕자님! 지면 안 된다니까!!' 라고 외치게 되더라. 하여간 새로운 경험이었음.-_-; 내내 우울한 얼굴이 백조를 만나고 미약하게나마 희망을 찾은 듯 웃고 있는 걸 보니 그렇다.
리니님의 덧글로 2005년 서울 공연에서도 왕자가 백조 가슴이 아니라 이마를 잡았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잊기 전에 최대한 파리 공연의 기억을 되살려야겠다. 아담 버전 디비디를 돌려 보면서 기억과 비교해본 결과
DVD는 왕자가 백조 뒷목 잡고 -> 백조가 몸을 왕자쪽으로 돌리는 동시에 왕자의 손이 백조 정수리를 스쳐 -> 이마를 잡고 막은 상태에서 -> 백조가 양팔을 교차시켜 왕자의 팔쪽으로 넣고(?) -> 이때 왕자의 손은 백조의 이마에서 내려와 턱선을 타고 흐른다.
파리 공연에서는 왕자가 백조 뒷목을 잡는 것 까지는 같은데 -> 백조가 몸을 왕자쪽으로 돌릴 때 왕자의 손이 뒷목에서 목 앞을 거쳐 가슴으로 내려온다.OTL -> 이렇게 가슴을 잡고 막은 상태에서 한동안 마주보고 -> 백조가 몸을 좀 더 숙여서 양팔을 교차시켜 왕자의 팔을 살짝 들어올리고 -> 이때 왕자의 손은 백조의 양턱선(볼?)을 번갈아 쓰다듬는다. 왕자의 동작이 더 능동적이 되었다고 할까. 아마도 이마를 잡으면 둘이 마주보는 것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무를 바꾼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쓸데없이 집요하군 나도.-_-;
또 하나, 저번 잡상에 깜빡한 것이 있는데
이 장면에서도 안무가 바뀌었다. 파리 관객들은 무용수들의 동작이 잠깐이라도 멈출 때마다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는데 저 왼쪽 캡쳐 부분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백조님이 날아와 대열을 갖춘 순간 엄청난 박수가 쏟아진다. 문제는... 박수 때문에 그 다음 음악이 시작하는 게 안 들린다는 것.orz 내가 '동작을 언제 시작해야 하는 거야;;' 라고 시키지도 않은 걱정을 하며 불안하게 보고 있었는데 멈춰있던 제이슨이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박수는 잦아들었고. 그런데 왕자 뒷쪽으로 다가오다가 중간에 한번 멈추더니 몸을 일으켜서 날갯짓 한번 해주고 양 옆의 백조들을 둘러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다시 몸을 숙여 왕자 뒷쪽으로. 난 이게 처음봤을 때 제이슨의 애드립인줄 알았다. 역시 박수 때문에 타이밍 맞추기 힘들었나 보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공연에서는 물론 알란 백조도 이렇게 하는 것을 보니 안무를 바꾼 거였다. 그러고보니 음악이 무대 쪽에서는 들릴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바꾸기 전이 더 좋은데 아쉽다. 바뀐 버전은 긴장감이 도중에 끊기는 느낌이라서...
어쨌든 이 날은 거의 중앙 좌석이라 백조님이 앞으로 다가오는 게 제대로 보였다. 에라 아무려면 어떠냐./////
참 작은 백조 4마리의 춤 직전에도 박수 소리에 묻혀서 백조들의 준비 발소리가 안 들렸다.orz 궁시렁.
위에 지휘자 아줌마가 좀 느린 부분이 있다고 썼는데 결정적으로 여기 2막, 백조들이 한 줄로 줄줄이 뛰어나와 ㄹ자 패턴으로 뛰는 장면에서 음악이 느려버려서는-_- 힘찬 느낌이 덜 했다.
2막이 끝나고 인터미션 시간이 되었는데 이로써 볼 수 있는 백조 2막 군무가 세번 남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아까워했음. 아껴뒀다 먹고(..) 싶은 딱 그 심정인데 그럴수가 없군. 아우 아까워...-_ㅜ
3막.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이하 생략.
제이슨의 흑조,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그 치명적인 미소(와 빛나는 레쟈 바지). 장난치는 아이와도 같은 사악함과 상대를 위축시키는 냉랭한 비웃음.
...이라고 뭔가 그럴듯하게 써 봤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그 특유의 섹시함이죠.(그리고 레쟈 바지...퍽)
편지에는 차마 못 썼지만 내가 정말로 제이슨에게 묻고 싶은 것은
뭘 먹고 크면 그렇게 섹시하게 됩니까?
(비법 좀 압시다 나중에 아들이라도 키우면 벤치마킹 해보게.)
였음. 아니지 이건 Mr & Mrs 파이퍼께 여쭤봐야 했나.=""=
백조의 얼굴을 하고서 가차없이 왕자를 망가뜨리는 제이슨의 흑조가 좋다. 그런 주제에 또 왕자에게 내미는 손은 얼마나 강한지... 눈 앞의 손을 믿고 발을 딛으면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구요, 왕자님.
흑조, 정확하게는 낯선 남자와 왕자가 각자 다른 파트너 끼고 춤 추면서 신경전 벌이는 장면에서 제이슨이 찡긋 윙크하고 모른 척 얼굴을 홱 돌리는 것 목격했음. 하여간-_- 세상 남자 다 후려라.
제이슨 골반 돌아가는 건 언제봐도 정말 예술임.
그러고보니 여왕 앞에서 채찍 돌리는 것 속도가 느려졌다. 서울 공연에서는 박자에 맞춰서 빠르게 돌렸는데 파리 공연에서는 박자 상관없이 느긋하게 돌림. 이게 더 낫다.
4막.
아아.. 웨이크 왕자님. OTL orz
다른 왕자님들은 고통스러워하거나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거나 아무튼 그래도 진료 씬 부분에서 다시 일어서고 싶어하는 의지를 약간은 보이는 반면. 이 왕자님은 4막 첫 등장부터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느낌이었다. 아이고.
왜 이렇게 약한 거예요 도대체;ㅅ;덩치는 커 가지고
아악 정말.
그렇게 순순히 가지 말란 말이에욧! 당신이 가면 백조님도 가버린다고!! 가지 말지 말입니다!!!
......으으.ㅠㅠ
뭐, 가지 마!!!! 는 내가 항상 4막 내내 외치는 구호 같은 것이지만 이때만큼 심하게 되뇐 적도 없다...
(가지 말란다고 안 갈 사람(백조)도 아니지만 -_- 제길슨.)
여튼 언제나 결론은 진정한 악의 축은 뼈 아저씨, 그리고 돌아와요부산항호수에.
쓸 거리가 떨어지니 별 소리를 다 썼습니다. 하여간 공연 잡상에서 나올 소리는 이게 거의 끝입니다.
이 다음 공연부터는 정말 짧은 잡상이 나오겠습니다. 꾸벅.(_ _)
닫기
1층 입구로 가면서 기둥에 붙어있는 캐스팅 종이를 슬쩍 쳐다봤다가 그만 딱 얼어버리고 말았다. 이게 뭬야 왕자가 바뀌었네!! 오 이거 또 새로운 경험+_+ 오오오 좋은데! 잘 하면 네 팀의 공연을 볼 수 있겠구나. 게다가 지휘자도 다른 사람! 해서 캐스팅은
백조/ 낯선 남자: Jason Piper
왕자: Simon Wakefield
여자친구: Agnes Vandrepote
여왕: Heather Regis Duncan
비서: Alan Mosley
지휘자: Melanie Thiebaut
다른 건 분명히 적었는데 이 공연은 깜빡하고 안 적어놔서 비서가 알란인지 피터인지 헷갈리지만 밤에 피터씨가 나왔으니 아마도 알란 모슬리씨. 지휘자는 여자 지휘자랄까 아줌마 지휘자.; 매우 격정적이고 예술적-_-으로 부풀린 파마 머리를 하고 계셨음. 결론부터 말하면 이 아줌마 지휘자의 음악이 훨씬 듣기 편했다. CD 악보에 충실했다고나 할까. 아저씨 지휘자는 속도가 빠른데다 해석이 너무 개성적이라 무용수들이 박자 맞추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이 아주머니는 속도도 안정적이고 변박도 거의 쓰지 않았음. 대신 너무 느리다-_-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자리는 R 5. 열 위치야 똑같고 대신 좀 더 가운데에 가까운 좌석. 코트를 벗고 앉으려는데 같은 열에 동양 여자가 한 명 보인다. 감이 온다. 저 사람도 인터넷 예매해서 온 사람이로군.(아마 그 사람도 나를 보고 같은 생각을 했을 듯) 한국인이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음.
오케스트라 연습 소리를 들으면서 앉아있는데... 아니 여보세요, 왜 이제와서 떨리고 그러니 너.-┏;; 정작 어제는 담담하게 와서 숨 못 쉬고 나름 침착하게(..) 봤는데 오늘은 조짐이 이상타. 심장이 미친듯이 질주하는구나.
1막.
이러고 있다가 시작. 오늘이야 캐스팅 다 아니까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제이슨의 강력한 날갯짓을 감상해주고(아무리 그래도 당신인 거 다 알아-_- 뭐 이런 마음?) 시종들 등장. 앗싸 코디다+_+ 계단 시종은 아니지만 아무튼 오늘은 나오는구나. 도미닉은 없군.
이런 거 저런 거 다 지나가고 웨이크필드 왕자님 등장. 아니, 이런... 이거 좀 뜨악하네.(-┏) 보통 무용수들은 사진보다 실물이 나은데 이 왕자님은... 그거 다 사진발이었냐.OTL 프로필 사진 보면서 미청년과까지는 아니라도 좀 호리호리한 청년일 줄 알았는데, 그래서 내심 알란 백조와 어떤 그림을 보여줄지 기대했는데.(원래 중년+청년 조합에 약함 -_) 정작 실제로 보니 이 왕자님, 체격이 매우매우 건장하심. 그런데 키는 제이슨보다 작으니 전체적인 실루엣이 짧고 굵다. 허허.
그러나. 벗뜨.
이 체격 건장한 왕자님이 연기하는 왕자는 그야말로 어린아이였다.-_- 정말 딱 '몸만 큰 어린애'란 말이 떠올랐음. 귀엽다거나 철이 없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뭐랄까... 아무런 힘도 없는, 자신의 의지가 어떻든 주변 환경에 끌려 다녀야만 하는, 그런 어린애. 이 왕자의 '나를 봐주세요' 외침은 너무나 작아서 거의 들리지가 않는다. 얼굴은 항상 난처해 하거나 곤란해 하는 표정이고 결정적으로 손을 입에 가져다 대는 버릇이 있다. 연약한 왕자님. 툭 건드리면 부서져 내릴 것 같은 유리 왕자.
그래서 첫인상이 뜨악했음에도 내가 펜 왕자보다 웨이크 왕자가 더 마음에 든다고 했던 것이다. 일단 이렇게 약한 왕자는 처음이라 신선했고(..) 펜 왕자님은 때때로 에너지가 넘쳐 백조가 없어도 괜찮을 것 같지만 이 왕자님은 백조님이 없으면 절대로 안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
나방 발레 끝나고 여왕과 왕자의 대치 부분에서도, 사실 이제까지 본 모든 왕자님들과 여왕님들의 대치 장면은 약간 좀... 저거 덮치려는 거냐-_-싶은 기분이 눈꼽만큼은 들었는데 이 왕자님과 여왕님의 대치는 정말 순수하게 '아이가 엄마에게 매달리는' 것으로 보였다.(뼈 아저씨 의도대로라면 전자에 더 가까워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왕자가 여왕에게 갈구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것이므로)
펜 왕자님은 소호 씬에서 술 마시고 약도 하고 취기에 즐거워라도 하는데 웨이크 왕자는 취해서도 계속 불안한 표정. 아 그리고 이 날 여자친구는 어제의 여자친구보다는 약간 더 오버 연기를 했다. 특히 박스석 들어가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면서 눈이 휘둥그레 가지고 손은 돈 표시-_-;를 해서는 좋아라 하는데 웃지 않을 수 없었음.
2막.
아하하...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조낸 좋습니다. :D:D:D:D:D:D
제이슨, 인간으로서 몸이 어찌 그리도 이쁠 수가 있소. 아니 인간이라서 가능한 거냐? 근육은 완벽하지 동작은 유연하지 춤은 막힘이 없고 아주 몸둘 바를 모르겠다. 그저 흐르는 침이나 닦으면서 볼 수 밖에. 게다가 그 근육에 땀까지 흐르기 시작하면 도대체 눈이 부셔서 제대로 뜰 수가 있나.(그래도 볼 건 다 본다) 광채가 나요 광채가. 크리스탈 백조가 따로 없어. 아니 크리스탈 백조에 유리 왕자라 이 또한 좋지 않은가!!
(-> 실제로 혼자 이 GR 하면서 보고 있었심)
보통 4막 진료 씬에서부터 속으로 '왕자님, 포기하지 말라구요;ㅁ;' 라고 응원(?)하게 되는데 웨이크 왕자는 2막에서부터도 절로 '힘내요 왕자님! 지면 안 된다니까!!' 라고 외치게 되더라. 하여간 새로운 경험이었음.-_-; 내내 우울한 얼굴이 백조를 만나고 미약하게나마 희망을 찾은 듯 웃고 있는 걸 보니 그렇다.
리니님의 덧글로 2005년 서울 공연에서도 왕자가 백조 가슴이 아니라 이마를 잡았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잊기 전에 최대한 파리 공연의 기억을 되살려야겠다. 아담 버전 디비디를 돌려 보면서 기억과 비교해본 결과
DVD는 왕자가 백조 뒷목 잡고 -> 백조가 몸을 왕자쪽으로 돌리는 동시에 왕자의 손이 백조 정수리를 스쳐 -> 이마를 잡고 막은 상태에서 -> 백조가 양팔을 교차시켜 왕자의 팔쪽으로 넣고(?) -> 이때 왕자의 손은 백조의 이마에서 내려와 턱선을 타고 흐른다.
파리 공연에서는 왕자가 백조 뒷목을 잡는 것 까지는 같은데 -> 백조가 몸을 왕자쪽으로 돌릴 때 왕자의 손이 뒷목에서 목 앞을 거쳐 가슴으로 내려온다.OTL -> 이렇게 가슴을 잡고 막은 상태에서 한동안 마주보고 -> 백조가 몸을 좀 더 숙여서 양팔을 교차시켜 왕자의 팔을 살짝 들어올리고 -> 이때 왕자의 손은 백조의 양턱선(볼?)을 번갈아 쓰다듬는다. 왕자의 동작이 더 능동적이 되었다고 할까. 아마도 이마를 잡으면 둘이 마주보는 것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무를 바꾼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쓸데없이 집요하군 나도.-_-;
또 하나, 저번 잡상에 깜빡한 것이 있는데
어쨌든 이 날은 거의 중앙 좌석이라 백조님이 앞으로 다가오는 게 제대로 보였다. 에라 아무려면 어떠냐./////
참 작은 백조 4마리의 춤 직전에도 박수 소리에 묻혀서 백조들의 준비 발소리가 안 들렸다.orz 궁시렁.
위에 지휘자 아줌마가 좀 느린 부분이 있다고 썼는데 결정적으로 여기 2막, 백조들이 한 줄로 줄줄이 뛰어나와 ㄹ자 패턴으로 뛰는 장면에서 음악이 느려버려서는-_- 힘찬 느낌이 덜 했다.
2막이 끝나고 인터미션 시간이 되었는데 이로써 볼 수 있는 백조 2막 군무가 세번 남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우 아까워했음. 아껴뒀다 먹고(..) 싶은 딱 그 심정인데 그럴수가 없군. 아우 아까워...-_ㅜ
3막.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이하 생략.
제이슨의 흑조,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그 치명적인 미소
...이라고 뭔가 그럴듯하게 써 봤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그 특유의 섹시함이죠.
편지에는 차마 못 썼지만 내가 정말로 제이슨에게 묻고 싶은 것은
뭘 먹고 크면 그렇게 섹시하게 됩니까?
(비법 좀 압시다 나중에 아들이라도 키우면 벤치마킹 해보게.)
였음. 아니지 이건 Mr & Mrs 파이퍼께 여쭤봐야 했나.=""=
백조의 얼굴을 하고서 가차없이 왕자를 망가뜨리는 제이슨의 흑조가 좋다. 그런 주제에 또 왕자에게 내미는 손은 얼마나 강한지... 눈 앞의 손을 믿고 발을 딛으면 낭떠러지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구요, 왕자님.
흑조, 정확하게는 낯선 남자와 왕자가 각자 다른 파트너 끼고 춤 추면서 신경전 벌이는 장면에서 제이슨이 찡긋 윙크하고 모른 척 얼굴을 홱 돌리는 것 목격했음. 하여간-_- 세상 남자 다 후려라.
제이슨 골반 돌아가는 건 언제봐도 정말 예술임.
그러고보니 여왕 앞에서 채찍 돌리는 것 속도가 느려졌다. 서울 공연에서는 박자에 맞춰서 빠르게 돌렸는데 파리 공연에서는 박자 상관없이 느긋하게 돌림. 이게 더 낫다.
4막.
아아.. 웨이크 왕자님. OTL orz
다른 왕자님들은 고통스러워하거나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거나 아무튼 그래도 진료 씬 부분에서 다시 일어서고 싶어하는 의지를 약간은 보이는 반면. 이 왕자님은 4막 첫 등장부터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느낌이었다. 아이고.
왜 이렇게 약한 거예요 도대체;ㅅ;
아악 정말.
그렇게 순순히 가지 말란 말이에욧! 당신이 가면 백조님도 가버린다고!! 가지 말지 말입니다!!!
......으으.ㅠㅠ
뭐, 가지 마!!!! 는 내가 항상 4막 내내 외치는 구호 같은 것이지만 이때만큼 심하게 되뇐 적도 없다...
(가지 말란다고 안 갈 사람(백조)도 아니지만 -_- 제길슨.)
여튼 언제나 결론은 진정한 악의 축은 뼈 아저씨, 그리고 돌아와요
쓸 거리가 떨어지니 별 소리를 다 썼습니다. 하여간 공연 잡상에서 나올 소리는 이게 거의 끝입니다.
이 다음 공연부터는 정말 짧은 잡상이 나오겠습니다. 꾸벅.(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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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파슨질 후기
낮공 끝나고 나오니까 5시 30분. 이미 깜깜해질 대로 깜깜해진 상태. 이 때도 옆문의 존재를 몰랐으니 정문에서 기다렸음. 사실 조금 초조한 상태였다. 제이슨 공연은 한번 남았는데 이러다가는 기껏 삽질한 편지를 다른 사람 통해서 줘야 하나... 오늘도 완성 못 했지만orz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놔야 내일이라도 줄텐데.
입구에 웅성웅성 모여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빠지고, 어라?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팬입니다'라고 써있는 사람들이 몇 명 있구나. 어떻게 아느냐면 일단 동양인, 여자, 손에는 선물. 삼박자 오케이. 솔직히 손에 선물 없어도 사람들 다 갔는데 남아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면 뻔하지.(나도 그중 한 명)
두 사람은 친구인 것 같았고 다른 두 사람은 따로 있다가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중 한명이 아까 나와 같은 열에 앉았던 사람이었는데, 역시, 일본인이었다. 아 외롭구나. 영어도 일어도 못 하는 사람은 그저 조용히... 아니 그런데 정말 한국 사람은 없는 건가. 설마했는데 정말로-_-;
이렇게 한 40분쯤 기다렸나, 일본 팬들이 포기했는지 가버린다. 보아하니 이 사람들도 내일 공연까지 볼 모양이다. 날은 춥고 배는 고프고 조금 있다 알란 백조 공연도 봐야하니 나도 그냥 갈까 싶어서 트리니테 성당이 있는 쪽, 숙소 가는 길로 향했다. 그런데 예감이 왔다. 일본 팬들이 그냥 가지는 않을 거라는 예감이.=_= 이거 혹시... 옆문이 따로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코너에서 길을 건너기 전에 왼쪽을 바라봤더니 빙고. 다들 거기에 계셨구먼요. 정문 앞에 있었던 사람들뿐 아니라 몇 명 더 있었다. 세 명은 서양 여인들이고 나머지는 물론 다 일본인.-_- 좋겠다. 아 뻘쭘하다. 난 줄 것도 없는데 그냥 가 말어?-┏ 제이슨 얼굴 보긴 봐야 되는데-┏ 이러고 고뇌하는 사이 무용수들이 줄줄 나오고, 도대체 일본 팬들은 공연을 몇 번을 보고 몇 번을 이렇게 기다렸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어지간한 무용수들 하고는 다 일일이 인사하고 반가워하더라. 졌다.OTL 그 와중에 뻘쭘하게 혼자 서 있으려니 정말 뻘쭘하구나, 라는 소리밖에 더 나오겠나. 아아 젠장... 소심한 사람이 견디기에는 너무 싫은 장소지 말입니다, 벗어나고 싶지 말입니다.ㅠㅠ
...혼자 이러고 있는데 뭔가 일본 팬들의 동태가 부산스럽다. 헉. 제이슨이 나와버렸다.-┏ 이제 갈 수도 없네 이거;;;; 이게 아니라 가긴 왜 가.;;
제이슨을 보자마자 떠오른 첫 감상은 아주 웃기게도 "와 목소리도 영상하고 똑같다!!!!"였음.-_- 파리 공연 처음 봤을때도 매우 새삼스러운 느낌이 들더니 왜 또.; 하여간 똑같았다...-_ㅜ 나까지 포함해서 팬들이 한 열두어명? 있었는데, 이 옆문이란 것이 정말 길거리 가게 사이에 덜렁 있는 엄한 분위기였다. 즉 팬들과 제이슨이 그냥 길바닥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소리다. 게다가 제이슨은 빨간 마개 뚜껑이 있는 미숫가루 물통을 손에 탁 쥐고 나왔다.-_- 지금 생각해보니 일본 팬들이 스텝에게 부탁해서 불려 나온 듯 싶은데 아무튼 이 그룹 저 그룹; 불려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싸인도 하고 무려 인사하고 안아주고(!!!! 진짜 부러웠다ㅜㅜ) 얘기는 또 뭐 그렇게 길게 하는지. 하긴 나라도 영어 되면 길게 할 거다.-_ㅜ 아니 근데 난 뭐하지. 얘기하는데 그 옆에서 플래시 터뜨려가며 사진 찍을수도 없고-┏ 아 싸인을 받아야지;;
꽤 기다리다 드디어 제이슨이 내쪽으로 왔다. 일단 펜하고 프로그램부터 내밀었더니 이름을 물어본다. 오. 사람 수가 적으면 좋은 점도 있군. 아주 잠깐 본명과 단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내 본명은 서양인들이 보기에 매우 이상한 스펠링이라서-_- 기각. D, A, N 이라고 불러줬더니 난데없이 Tan 이라고 쓰고 맞냔다. 아니 저기... D인데 D, 라고 했더니 T? 이러면서 갸우뚱. 결국 펜을 내쪽으로 주길래 받아서 고쳐 써줬더니 그제야 Dan? 단? 이름 맞냐고 묻는다. 이름은 아니지만 어쨌든 맞소. 그리고 역시 영국인이라서 댄이라고 안 읽고 단이라고 읽는구나!(댄스를 단스로 읽는 동네) 다행이다.OTL 그나저나 내 발음이 그렇게 안 좋은가... 이거 또 충격이네.orz
하여간 제이슨이 그 특유의 싸인을 또 열심히 쓰그리고, 내가 고맙다고 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프랑스인 부부가 갑자기 껴서 당신의 백조 멋졌어요, 기타등등 말하기 시작. 그 부인이 싸인을 받으려는데 펜이 없는 듯 하길래 내 펜을 빌려줬다.
이것이 그 펜과 싸인.-_-v 그런데 싸인 해달라니까 자기 몸 전체에 걸쳐 써놓다니... 그렇게 안 해도 그게 당신인 거 알거든?orz(결국 나중에 프로그램 하나 더 샀다;) 저 펜은 내가 서울 공연 때도 가지고 다녔는데 제이슨, 크리스, 호세, 코디, 소피아의 손을 거친, 특히 제이슨 손은 최소한 다섯 번은 거친 펜. 매우 부러워 하고 있다...-_-
별 게 다 부럽다. 안다.orz
다른 팬들이 말을 걸어서 그쪽으로 가려는데 내가 급하게, 내일도 여기서 당신 볼 수 있냐고 했더니 물론이란다. 난 오늘에야 알았단 말이오. 젠장.-┏ 그리고서는 또 보자는 말 한마디와 함께 팬들에게 불려가버렸음. 천천히 트리니테 성당쪽으로 걸어가는데 마침 또 성당의 종소리는 울려주시고orz 조낸 고생한 거 다 잊고 싸인 하나에 들뜬 바보 팬은 그 길로 사이버 카페에 들어가 알란 백조 공연 보지말고 편지나 쓸까 잠시 고민했다는 뒷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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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서 찍은 것. 입구 앞의 기둥에 이런 식으로 기사와 포스터를 전시해놨다
입구에 웅성웅성 모여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빠지고, 어라? 어제와는 달리 오늘은 '팬입니다'라고 써있는 사람들이 몇 명 있구나. 어떻게 아느냐면 일단 동양인, 여자, 손에는 선물. 삼박자 오케이. 솔직히 손에 선물 없어도 사람들 다 갔는데 남아서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면 뻔하지.(나도 그중 한 명)
두 사람은 친구인 것 같았고 다른 두 사람은 따로 있다가 얘기하기 시작했다. 그중 한명이 아까 나와 같은 열에 앉았던 사람이었는데, 역시, 일본인이었다. 아 외롭구나. 영어도 일어도 못 하는 사람은 그저 조용히... 아니 그런데 정말 한국 사람은 없는 건가. 설마했는데 정말로-_-;
이렇게 한 40분쯤 기다렸나, 일본 팬들이 포기했는지 가버린다. 보아하니 이 사람들도 내일 공연까지 볼 모양이다. 날은 춥고 배는 고프고 조금 있다 알란 백조 공연도 봐야하니 나도 그냥 갈까 싶어서 트리니테 성당이 있는 쪽, 숙소 가는 길로 향했다. 그런데 예감이 왔다. 일본 팬들이 그냥 가지는 않을 거라는 예감이.=_= 이거 혹시... 옆문이 따로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코너에서 길을 건너기 전에 왼쪽을 바라봤더니 빙고. 다들 거기에 계셨구먼요. 정문 앞에 있었던 사람들뿐 아니라 몇 명 더 있었다. 세 명은 서양 여인들이고 나머지는 물론 다 일본인.-_- 좋겠다. 아 뻘쭘하다. 난 줄 것도 없는데 그냥 가 말어?-┏ 제이슨 얼굴 보긴 봐야 되는데-┏ 이러고 고뇌하는 사이 무용수들이 줄줄 나오고, 도대체 일본 팬들은 공연을 몇 번을 보고 몇 번을 이렇게 기다렸는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어지간한 무용수들 하고는 다 일일이 인사하고 반가워하더라. 졌다.OTL 그 와중에 뻘쭘하게 혼자 서 있으려니 정말 뻘쭘하구나, 라는 소리밖에 더 나오겠나. 아아 젠장... 소심한 사람이 견디기에는 너무 싫은 장소지 말입니다, 벗어나고 싶지 말입니다.ㅠㅠ
...혼자 이러고 있는데 뭔가 일본 팬들의 동태가 부산스럽다. 헉. 제이슨이 나와버렸다.-┏ 이제 갈 수도 없네 이거;;;; 이게 아니라 가긴 왜 가.;;
제이슨을 보자마자 떠오른 첫 감상은 아주 웃기게도 "와 목소리도 영상하고 똑같다!!!!"였음.-_- 파리 공연 처음 봤을때도 매우 새삼스러운 느낌이 들더니 왜 또.; 하여간 똑같았다...-_ㅜ 나까지 포함해서 팬들이 한 열두어명? 있었는데, 이 옆문이란 것이 정말 길거리 가게 사이에 덜렁 있는 엄한 분위기였다. 즉 팬들과 제이슨이 그냥 길바닥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소리다. 게다가 제이슨은 빨간 마개 뚜껑이 있는 미숫가루 물통을 손에 탁 쥐고 나왔다.-_- 지금 생각해보니 일본 팬들이 스텝에게 부탁해서 불려 나온 듯 싶은데 아무튼 이 그룹 저 그룹; 불려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싸인도 하고 무려 인사하고 안아주고(!!!! 진짜 부러웠다ㅜㅜ) 얘기는 또 뭐 그렇게 길게 하는지. 하긴 나라도 영어 되면 길게 할 거다.-_ㅜ 아니 근데 난 뭐하지. 얘기하는데 그 옆에서 플래시 터뜨려가며 사진 찍을수도 없고-┏ 아 싸인을 받아야지;;
꽤 기다리다 드디어 제이슨이 내쪽으로 왔다. 일단 펜하고 프로그램부터 내밀었더니 이름을 물어본다. 오. 사람 수가 적으면 좋은 점도 있군. 아주 잠깐 본명과 단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내 본명은 서양인들이 보기에 매우 이상한 스펠링이라서-_- 기각. D, A, N 이라고 불러줬더니 난데없이 Tan 이라고 쓰고 맞냔다. 아니 저기... D인데 D, 라고 했더니 T? 이러면서 갸우뚱. 결국 펜을 내쪽으로 주길래 받아서 고쳐 써줬더니 그제야 Dan? 단? 이름 맞냐고 묻는다. 이름은 아니지만 어쨌든 맞소. 그리고 역시 영국인이라서 댄이라고 안 읽고 단이라고 읽는구나!(댄스를 단스로 읽는 동네) 다행이다.OTL 그나저나 내 발음이 그렇게 안 좋은가... 이거 또 충격이네.orz
하여간 제이슨이 그 특유의 싸인을 또 열심히 쓰그리고, 내가 고맙다고 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프랑스인 부부가 갑자기 껴서 당신의 백조 멋졌어요, 기타등등 말하기 시작. 그 부인이 싸인을 받으려는데 펜이 없는 듯 하길래 내 펜을 빌려줬다.
별 게 다 부럽다. 안다.orz
다른 팬들이 말을 걸어서 그쪽으로 가려는데 내가 급하게, 내일도 여기서 당신 볼 수 있냐고 했더니 물론이란다. 난 오늘에야 알았단 말이오. 젠장.-┏ 그리고서는 또 보자는 말 한마디와 함께 팬들에게 불려가버렸음. 천천히 트리니테 성당쪽으로 걸어가는데 마침 또 성당의 종소리는 울려주시고orz 조낸 고생한 거 다 잊고 싸인 하나에 들뜬 바보 팬은 그 길로 사이버 카페에 들어가 알란 백조 공연 보지말고 편지나 쓸까 잠시 고민했다는 뒷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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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밤공 알란-펜링턴
백조/ 낯선 남자: Alan Vincent
왕자: Neil Penlington
여자친구: Leigh Daniels
여왕: Isabel Mortimer
비서: Peter Furness
지휘자: Cyril Diederich
미리 고백.
밤 공연 보면서 졸았습니다.-┏
와아 백조를 보면서 졸다니 이제 왠지 베테랑 팬(뭐냐 그게)이 된 것 같은 느낌?>_<
...이라고 하면 돌을 맞겠고, 조금 변명을 해보면
뭔가를 먹은지 12시간이 지난데다 앞 자리에 매우 큰 신사분-┏이 앉으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시야의 사분의 일이 가리더라는, 그러니까 무대의 사분의 일, 구획을 1 2 3 4로 나눈다면 2번 구획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 그나마 중간 지점이 보이는 걸 다행으로 알고 봐야했다. 으... 낮춰 달라고 하기도 뭣한 게 열 간격이 너무 좁아서 그 사람은 이미 무릎이 앞 좌석에 닿았을 게 뻔했음. 이게 웬 재앙이람.
그래서 처음 본 알란 백조임에도 제대로 감상을 못 했다. 대충 적어보면, 우선 알란 백조도 사진과는 매우 다른 인상이었다.(하긴 제이슨도 분장해놓으면 원래 인상에 비해 지나치게 고와지긴 한다) 어딘지 모르게 웨이크 왕자와 닮아 보였음. 둘이 무대에 서면 백조와 왕자가 아니고 부자지간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잡생각을 잠깐. 키 크고 체격 건장하니 정말 거대하군, 압도적이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 그 육중한 무게감과 존재감이란...
처음 창문 뒤에서 등장했을 때 아니 이게 웬 백조가 아니고 익룡인가-_-; 싶었음. 빠르고 강하게 날갯짓 하던 제이슨과는 달리 느리지만 육중한 무게감으로 천천히 날갯짓을 하는데 오 맙소사. 이런 게 진정한 힘이로구나. 다른 백조들의 날갯짓이 퍼득퍼득이라면 알란 백조의 날갯짓은 그야말로 펄럭, 펄럭이다. 으아. 원래 진짜 새들도 몸집이 클 수록 비행할 때의 날갯짓 횟수는 적어진다던가? 딱 그것이었음.
그렇다고 춤마저 강력하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개의 동작은 굉장히 섬세하고 부드러운 편. 다만 워낙 크니까 강해보이기는 한다.-_-; 여러모로 제이슨과 반대된다고 할 수 있다.
알란 백조의 동작중에 특이한 게 하나 있었는데 뭐랄까 주저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이라고 해야하나? 다른 백조들은 그런 동작이 있었는지도 잘 몰랐는데 알란 백조는 다리가 길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발을 좀 더 밖으로 벌려서? 발레에서는 무릎과 발을 180도 아웃턴 해서 무릎을 바깥으로 구부리는 걸 플리에라고 한다는데 하여간 그렇게 보이는 동작이 좀 있었다.
아, 펜 왕자님은 왼손잡이였다. 웨이크 왕자님은 오른손. 크리스가 오른손이고 닐 왕자님은 왼손이었는데, 이런 거 따져가며 보는 것도 재미있다. 너무 매니악한가...;사실 유서에 다들 뭐라고 쓰는지도 궁금한데
그리고 이 날 그 왕자의 방에서 왕자와 여왕이 한참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는 와중에, 뒤에 열린 문으로 웬 아저씨가 아주 태연히 지나가는 것을 봤음.orz 스텝이겠지만... 아니 근데 왜 거기로.-┏ 이런 건 방송 사고도 아니고 뭐냐 공연 사고냐;
내가 졸았던 부분은 2막 끝에서부터 3막 흑조 등장 직전까지. 인터미션에도 내내 졸았으니 거의 한 40분? 이런 써놓고 보니 졸았다고 하기에 너무 민망한 시간이로다.; 그렇게 깨어나려고 노력했는데도 안 되더니 흑조 등장하니까 바로 정신 드는 나도 참.orz
알란 흑조는 무서웠고 4막은 언제나 슬프다는 문장으로 이번 잡상은 끝.
제목과 내용이 전혀 일치하지 않게스리 매우 한쪽으로만 치우쳤는데 멀티 안 되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다.
(차라리 제목을 바꿀까.;)
다음 편은 거의 염장질로만 채워질 예정입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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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Neil Penlington
여자친구: Leigh Daniels
여왕: Isabel Mortimer
비서: Peter Furness
지휘자: Cyril Diederich
미리 고백.
밤 공연 보면서 졸았습니다.-┏
와아 백조를 보면서 졸다니 이제 왠지 베테랑 팬(뭐냐 그게)이 된 것 같은 느낌?>_<
...이라고 하면 돌을 맞겠고, 조금 변명을 해보면
뭔가를 먹은지 12시간이 지난데다 앞 자리에 매우 큰 신사분-┏이 앉으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시야의 사분의 일이 가리더라는, 그러니까 무대의 사분의 일, 구획을 1 2 3 4로 나눈다면 2번 구획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 그나마 중간 지점이 보이는 걸 다행으로 알고 봐야했다. 으... 낮춰 달라고 하기도 뭣한 게 열 간격이 너무 좁아서 그 사람은 이미 무릎이 앞 좌석에 닿았을 게 뻔했음. 이게 웬 재앙이람.
그래서 처음 본 알란 백조임에도 제대로 감상을 못 했다. 대충 적어보면, 우선 알란 백조도 사진과는 매우 다른 인상이었다.(하긴 제이슨도 분장해놓으면 원래 인상에 비해 지나치게 고와지긴 한다) 어딘지 모르게 웨이크 왕자와 닮아 보였음. 둘이 무대에 서면 백조와 왕자가 아니고 부자지간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잡생각을 잠깐. 키 크고 체격 건장하니 정말 거대하군, 압도적이다;; 이런 느낌이 들었다. 그 육중한 무게감과 존재감이란...
처음 창문 뒤에서 등장했을 때 아니 이게 웬 백조가 아니고 익룡인가-_-; 싶었음. 빠르고 강하게 날갯짓 하던 제이슨과는 달리 느리지만 육중한 무게감으로 천천히 날갯짓을 하는데 오 맙소사. 이런 게 진정한 힘이로구나. 다른 백조들의 날갯짓이 퍼득퍼득이라면 알란 백조의 날갯짓은 그야말로 펄럭, 펄럭이다. 으아. 원래 진짜 새들도 몸집이 클 수록 비행할 때의 날갯짓 횟수는 적어진다던가? 딱 그것이었음.
그렇다고 춤마저 강력하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개의 동작은 굉장히 섬세하고 부드러운 편. 다만 워낙 크니까 강해보이기는 한다.-_-; 여러모로 제이슨과 반대된다고 할 수 있다.
알란 백조의 동작중에 특이한 게 하나 있었는데 뭐랄까 주저 앉았다가 일어나는 동작이라고 해야하나? 다른 백조들은 그런 동작이 있었는지도 잘 몰랐는데 알란 백조는 다리가 길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발을 좀 더 밖으로 벌려서? 발레에서는 무릎과 발을 180도 아웃턴 해서 무릎을 바깥으로 구부리는 걸 플리에라고 한다는데 하여간 그렇게 보이는 동작이 좀 있었다.
아, 펜 왕자님은 왼손잡이였다. 웨이크 왕자님은 오른손. 크리스가 오른손이고 닐 왕자님은 왼손이었는데, 이런 거 따져가며 보는 것도 재미있다. 너무 매니악한가...;
그리고 이 날 그 왕자의 방에서 왕자와 여왕이 한참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는 와중에, 뒤에 열린 문으로 웬 아저씨가 아주 태연히 지나가는 것을 봤음.orz 스텝이겠지만... 아니 근데 왜 거기로.-┏ 이런 건 방송 사고도 아니고 뭐냐 공연 사고냐;
내가 졸았던 부분은 2막 끝에서부터 3막 흑조 등장 직전까지. 인터미션에도 내내 졸았으니 거의 한 40분? 이런 써놓고 보니 졸았다고 하기에 너무 민망한 시간이로다.; 그렇게 깨어나려고 노력했는데도 안 되더니 흑조 등장하니까 바로 정신 드는 나도 참.orz
알란 흑조는 무서웠고 4막은 언제나 슬프다는 문장으로 이번 잡상은 끝.
제목과 내용이 전혀 일치하지 않게스리 매우 한쪽으로만 치우쳤는데 멀티 안 되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다.
(차라리 제목을 바꿀까.;)
다음 편은 거의 염장질로만 채워질 예정입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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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아니 크리스 왕자님... 백조님 버리고 가출해서 뭐 하나 했더니!!!! 기절. 이런 만만찮게 아스트랄한 사람같으니ㅜㅜ(그보다 역시 현대 무용은orz) 이러니까 백조님이 맞바람 피우지 말입니다. 누가 해변에서 수영복에 튀튀 입고 춤 추래요??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주소 복사해서 들어가 보세요...orz
http://homepage.mac.com/chrismarney/PhotoAlbum24.html
클릭해서 보십시오. 썸네일로는 모릅니다. 랄까 왜 실루엣이 옆에 여자 무용수랑 다를 게 없소?orz 아무리 사진이라지만 어째서 로맨틱 튀튀를 입었는데 위화감이 없냐. 오늘부로 크리스 공주라고 부를까 보다.-┏